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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예술품

[법조계 예술품] 고등군사법원, 조귀옥作 '야생화'

어디선가 봤던 친숙한 꽃… 어느 날 설레었던 감정을 자극

서울 용산 국방부에 있는 고등군사법원에는 푸른색 배경에 꽃들이 그려진 작품이 여러 점 전시돼 있다. 대법정에는 4점, 소법정에는 2점이 걸려 있고, 법원 로비나 복도에서도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국내 인기 서양화가인 조귀옥(48) 작가의 '야생화(캔버스에 유채·사진)'다.

화려하진 않지만, 순박하고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야생화를 소재로 한 그림은 자칫 딱딱하고 무거운 분위기의 법정에 한층 부드럽고 밝은 느낌을 준다. 푸른색 화폭에 흩어져 피어난 하얀, 노란, 보라색 꽃들은 신비로운 느낌마저 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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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에 가까이 다가서면 어떤 꽃은 엉겅퀴처럼, 어떤 꽃은 다알리아(Dahlia)처럼, 어떤 꽃은 민들레처럼 보인다. 분명히 어디선가 봤던, 친숙한 꽃이지만 정확하게 무슨 꽃이라고 확신하긴 어렵다. 그러나 관객들은 이내 꽃을 보고 기분이 좋았던 순간이나 누군가를 만나러 갈 때 꽃을 보고 설레었던 감정을 떠올리며 흐뭇한 미소를 짓게 된다.

 

희고 노랗고 보라색의

흔히 볼 수 있는 순박한 야생화


조 작가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이미지를 정형화시켜 버리면 꽃에 대한 고정관념에 사로잡히게 된다"며 "'내가 봤던 꽃인 것 같은데 비슷한 꽃인가'라는 식으로 꽃의 이미지만 떠올릴 수 있도록 그렸다"고 했다. 이어 "작품명을 야생화라고 했을 뿐, 어떤 형태를 정확하게 표현한 것은 아니다"라며 "꽃을 모티브로 우리의 일상생활이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했다"고 말했다. 우리 일상에서 설레이는 날도 있지만, 어떤 결심이 필요한 날도 있는 것처럼 하루하루 감정적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즉흥적으로 표현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모든 게 디지털화된 세상에서 감성적으로 움직이기보다는, 기계화된 매뉴얼대로 움직이는 것이 익숙한 우리의 삶을 아쉬워했다. 그는 특히 "야생화는 준비된 장소에 피는 게 아니라, 1%라도 생명력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필 수 있다"면서 "'어떻게 이런 곳에 꽃이 피었을까. 참 대단하다'며 야생화의 생명력을 칭찬하게 되는데, 우리 스스로에게 그런 격려와 용기를 주는 의미도 있다"고 전했다.


“어떻게 이런 곳에 꽃이 필까”

진한 생명력에 용기가


고등군사법원은 2015년부터 미술작품을 법정에 전시해 왔다.

이동호(53·군법 11회) 고등군사법원장은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들판에 피어난 야생화를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는 조 작가를 전시화가로 모시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 작가의 야생화는 전후방 각지의 산과 들에서 화려하진 않지만 묵묵히 조국을 지키고 있는 장병들과 많이 닮아 더욱 포근하고 정이 있게 느껴진다"며 "후손들을 위해 위국헌신하신 조상들의 혼과 얼도 야생화에 담겨져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조 작가는 금보성아트센터와 황창배 미술관 등에서 수 차례 초대전을 열었다. 지난해에는 아시아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상하이 아트 페어'에 참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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