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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검찰과거사위 "檢, 용산 참사 유가족에게 사과하라"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위원장 대행 정한중)가 지난 2009년 발생한 '용산참사' 사건과 관련해 철거민들과 사망자 유족들에 대한 검찰의 사과를 권고하는 한편 수사기록 열람·등사에 관한 교육 및 제도 개선을 권고했다. 또 긴급 부검 지휘 규정인 형사소송법 제22조 제2항의 긴급성 판단을 위한 지침 마련도 주문했다.

 

용산참사는 2009년 1월 19일 철거민 32명이 재개발 사업 관련 이주대책을 요구하며 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 남일당 빌딩 옥상에 망루를 세우고 농성하던 중 경찰 강제진압 과정에서 화재가 발생해 경찰관 1명과 철거민 5명이 숨진 사건이다.

 

과거사위는 화재 가능성 등을 충분히 예상하고도 제대로 준비하지 않은 채 졸속으로 진압작전을 강행한 경찰지휘부에 대한 검찰의 수사 의지가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과거사위는 "당시 무리한 직업 작전을 결정·변경한 경찰지휘부에 대한 수사가 필요했음에도, 검찰은 최종 결재권자인 당시 김석기 서울경찰청장을 주요 참고인 또는 피의자로 조사할 의지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과거사위는 또 검찰 수사에 청와대 등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2009년 1월 25일 경 작성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경찰청 대응문건에서 '사실관계 규명 후 여론 등을 감안하여 사법처리 또는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강구할 것으로 판단됨'이라는 문구가 발견됐고, 2006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관련 촛불 집회의 영향으로 당시 청와대와 정부는 일명 떼법문화 청산을 내세우며 불법시위에 대해 무관용의 원칙을 표명한 상태였다고 봤다. 또 당시 청와대 행정관이 경찰청 홍보담당관에게 용산 사건으로 인한 촛불시위 차단을 위해 강호순 연쇄살인사건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라는 이메일을 보내기도 한 사실이 조사과정에서 드러나기도 했다. 

 

과거사위는 "이같은 사정에 비춰봤을 때 이 사건 검찰 수사에 청와대 등이 개입했을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은 파악됐다"며 "다만, 수사미진 등으로 이를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는 없었다"고 밝혔다.

 

철거용역업체 직원의 불법행위 및 경찰과 유착관계에 대해서도 검찰이 소극적 수사를 펼쳤다고 과거사위는 판단했다. 

 

과거사위는 "용역업체 직원들의 불법행위 및 이에 대한 경찰의 묵인과 방조는 수사 초기 확보된 동영상 자료에서도 쉽게 확인이 가능하다"며 "용역업체 직원의 살수 및 방화 행위에 대해 묵인·방조한 경찰의 위법행위에 대해서는 전혀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사망자들의 시신을 유가족 동의 없이 긴급부검하도록 구두 지휘한 부분, 용산참사 당시 화재를 일으켜 경찰관 등을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철거대책위 관계자들의 재판에서 변호인들의 수사기록 열람·등사를 거부한 부분 등도 사건에 대한 의혹과 불신을 키웠다고 지적했다. 당시 법원은 수사기록 열람·등사를 해줄 것을 결정했지만 검찰이 이를 거부했다. 과거사위는 "당시 검찰은 열람·등사 거부사유를 '당사자주의 소송구조 하에서 장기간 확립된 검찰의 일관된 업무 원칙에 따른 것'으로 '열람·등사 및 문서제출에 대한 형사소송법 해석에 대해 법원과 견해를 달리했고 당시 이를 합리적인 판단'이라고 주장했다"면서 "그러나 법원이 검찰의 열람·등사 거부처분에 정당한 사유가 없다고 판단하고 그러한 거부처분이 피고인의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취지에서 수사서류의 열람·등사를 허용하도록 명한 이상 검사로서는 당연히 법원의 결정에 지체없이 따라야 하고 설령 법원의 판단과 견해를 달리하더라도 열람·등사를 거부하는 것은 위법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과거사위는 "당시 검찰 수사가 기본적으로 사건의 진상을 은폐하거나 왜곡시켰다고 보긴 어렵다"면서도 "그러나 거리로 내쫓긴 철거민들이 요구하는 '정의로움'을 충족하기엔 부족했다고 판단된다"고 했다.

 

과거사위는 철거민들에 대한 사과 권고와 아울러 수사기록 열람·등사에 관한 교육 및 제도개선을 권고했다. 공소제기 후 검사보관서류에 대한 열람등사 신청처리와 관련한 지시 등을 수사기록 열람·등사에 관한 업무처리 지침에 반영되도록 하고 앞으로 법원의 열람·등사 허가결정이 있는 경우 우선 해당 기록에 대해 즉시 열람·등사를 허가하고 이에 불복하는 보통항고를 제기하는 경우 별도 항목을 신설하고 그 책임소재를 분명하게 하기 위해 즉시항고에 준하여 결재권자를 상향하는 방향으로 위임전결규정을 개정할 것도 권고했다.

 

또 과거사위는 형소법 제222조 제2항의 긴급성 판단을 위한 지침을 마련할 것을 권고하고 검사의 구두지휘에 대한 서면기록을 의무화하도록 권고하기도 했다.

 

과거사위는 이날 심의를 끝으로 약 1년 6개월간의 활동을 마무리했다. 검찰의 과거 인권 침해나 수사권 남용 사례 규명을 위해 2017년 12월 발족한 과거사위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건, 고 장자연씨 성접대 의혹 등 17건의 실체를 다시 규명하는 작업을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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