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기타 단체

“검·경, ‘스마트폰 압수’ 수사실무 관행 개선 절실”

‘디지털포렌식 현황과 과제’ 학술대회서 제기

피의자 등으로부터 스마트폰 기기 자체를 압수해 증거를 추출하는 수사실무 관행은 위법 소지가 높다는 현직 판사의 분석이 나왔다. 형사소송법과 대법원 판례의 일관된 선언에도 불구하고 검찰과 경찰 등 수사기관이 현실적 한계를 이유로 위법한 전자증거 수사를 계속하고 있어 현행 압수절차에 대한 기술적·제도적 개선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한국포렌식학회(회장 이영숙)는 30일 서울 삼성동 파르나스 타워에서 '디지털 포렌식의 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학술대회 개최했다.

 

153449.jpg
오현석 인천지법 판사가 30일 삼성동 파르나스타워에서 개최된 '디지털 현황과 향후 과제' 학술대회에서 '전자증거의 선별압수와 매체압수'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오현석(42·사법연수원 35기) 인천지법 판사는 '전자증거의 선별압수와 매체압수'를 주제로 발표하면서 "형사소송법은 정보저장매체를 압수할 때 정보의 범위를 정해서 제출받되(선별압수), 압수 목적을 달성하기가 현저히 곤란한 때에만 정보저장매체를 압수(매체압수) 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며 "하지만 실무에서는 핸드폰의 99%가 매체압수 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법조계 통념상 모바일은 기술적 한계로 매체압수가 불가피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 모바일에서도 선별압수는 기술적으로 가능하고, 이미 (선별압수를 충실히 구현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도 존재한다"며 "모바일 선별압수를 위한 검찰과 경찰의 압수절차 개선이 시급하고, 참여권 보장도 획기적으로 고도화하는 방안 마련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모바일에서 선별압수 가능

 이미 소프트웨어도 존재

 

오 판사는 "△수사기관이 스마트폰 기기를 통째로 유체물 압수하는 사례 △피의자·변호인에게 충분한 수사 관련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사례 △영장집행 시 참여권과 이의권을 제대로 보장하지 않는 사례 등이 빈번하다"며 "수사기관이 (압수 후 수사 목적과는) 무관한 정보부분을 계속 보유하는 관행도 위법 소지가 크다"고 했다. 

 

그는 검찰이 자체제작한 소프트웨어인 MFA 최신버전 등 소프트웨어 기능을 개선하면 반복되는 위법행위를 방지할 수 있다는 기술적 분석도 내놨다. 오 판사는 "MFA는 앱 데이터를 획득할 때 사용자 데이터 영역 전체를 이미징 해 앱 데이터를 획득하고, 획득한 파티션 이미지 파일을 증거로 입수하는 방식이어서 선별적 추출에 한계가 있다"며 "분석 단계를 개선해 선별한 결과만을 증거파일로 만들어주는 기능을 마련해야 하고, 이러한 기능은 이미 기술적으로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선별압수를 위해서는 키워드 검색 기능이 필수적인데, MFA는 (이미징 이후인) 분석단계에서나 가능하게 구성돼 있다"며 "키워드 사전검색 기능도 구현해야 한다"고 했다.


수사기관이 무관한 정보

계속 보유관행도 위법 소지

 

수사절차 개선과 피의자 방어권 보장을 위한 제도적 개선안에 대해서는 △무관정보 삭제 폐기 요구권을 포함한 이의제기권의 명문화 △원격영상을 통한 참관기회 제공 △수사기관에 전자증거 관리 이력 공개 의무 부여 △분석팀과 수사팀의 분리 등을 제시했다. 오 판사는 "전자증거를 탐색 선별할 때 참여권을 보장하는 것은 적법성 확보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토론자로 나선 심규선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디지털분석과 공업연구사는 "전자증거는 사이버 범죄 뿐만아니라 모든 범죄에서 중요 증거물로 자리잡아 가는 만큼 디지털 포렌식 도구를 기술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시급하다"며 "디지털 포렌식에 대해 충분한 지식을 보유한 수사관도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사기관이 증거를 압수·채증·보관하고, 법원에서의 검증도 수사기관이 수행한다면 진정성에 의문이 들 수 밖에 없다는 일선 전문가들의 주장이 많다"며 "수사기관이 아닌 제3의 중립기관에서 전자증거 원본을 입증하는 인증 서비스를 확대하면 논란이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자증거 탐색·선별할 때

피의자 참여권도 보장돼야

 

한편 임형주(42·35기) 법무법인 율촌 내부조사팀장은 '특허법 및 영업비밀 보호법 개정에 따른 기업의 고려사항' 주제의 특별강연에서 "기업 자체 포렌식과 컴플라이언스 구축 등을 통해 리스크를 방지하고 충분한 방어권 확보를 위해 노력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강지명 성균관대 인권센터 박사가 '온라인 성폭력 피해회복을 위한 디지털 포렌식의 과제 연구'를 주제로 발표하고, 김영미(45·38기) 법무법인 숭인 변호사와 천성덕 서울지방경찰청 수사관이 토론했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