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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라밸 보다 전문성”… 사내변호사들 컴백 늘었다

시간적 여유 있는 삶 누렸지만 기업에서는 ‘비주류’

기업에서 사내변호사로 근무하던 A변호사는 최근 회사를 나와 로펌으로 이직했다. 기업에 있을 때는 로펌 변호사 생활에 비해 상대적으로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의 줄임말로 일과 삶의 균형이라는 뜻)이 있는 삶을 누렸지만 송무업무 경험을 쌓지 못한다는 점 때문에 고민이 깊었기 때문이다. 그는 사내변호사 3년차인 지금이 아니면 이직이 어려울 것이라는 주변의 조언을 듣고 고민 끝에 직장을 옮겼다. A변호사는 "사내변호사로서의 경력을 이어가지 못한 점은 아쉽지만 송무업무에 대한 막연한 갈증은 해소됐다"고 말했다. 

 

B변호사는 모두가 부러워하는 대기업에서 일했지만 늘 허전했다. 사내변호사들이 맡는 법무업무 등은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기업에서는 비주류로 취급됐기 때문이다. 그는 "복지 등 회사의 대우는 나쁘지 않지만, 주도적 위치에서 일하고 싶다"며 이직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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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된 수입과 워라밸, 기업업무를 배우고 재계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는 등 여러 장점 때문에 청년변호사들 사이에서 '사내변호사'가 선망의 분야로 떠올랐지만, 이들처럼 사내변호사에서 법률서비스 시장으로 '회군(回軍)'하는 사례도 꾸준히 나타나고 있다.

 

법률서비스 수요자의 위치에 있던 사내변호사들이 로펌으로 이직하거나 변호사 사무실 개업 등을 통해 법률서비스 시장 공급자로 변신하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대체로 '전문성 향상에 대한 어려움과 장래에 대한 고민'이 주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법조경력이 짧은 청년 사내변호사의 경우 송무업무를 직접 담당해보지 못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 기업에서 정년 퇴직때까지 롱런할 수 없다면 어차피 법률서비스 시장으로 돌아와야 하는데 변호사로서의 기본인 송무업무에 대한 경험이나 전문성을 갖추지 못하면 변호사로서의 미래가 어두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본업인 ‘송무’에 대한 갈증

 미래에 대한 두려움도

 

주변인으로서의 고민도 크다. 사내변호사들은 주로 법무나 감사업무 등을 담당하는데 기업에서 이 분야는 주류가 아니기 때문이다. 최근 준법경영이 화두로 등장하고는 있지만,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이윤을 창출하는 것이 목표인 기업에서 법무업무 등은 여전히 리스크 관리의 일환으로 취급되거나 곁가지로 분류된다. 

 

사내변호사들이 이 같은 고민 때문에 이직을 저울질하는 시기는 대개 입사 후 3년차 전후인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보다 고년차가 되면 로펌에서 채용하는데 부담스럽게 느껴 이직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로펌 등으로 이직을 하더라도 고민은 끝나지 않는다. 사내변호사로 일하다 한 로펌으로 이직한 C변호사는 "송무업무에 대한 갈증은 해소됐지만, 의뢰인과의 관계 등 송무업무와 관련된 스트레스도 상당하다"며 "기업에서는 일을 분담하지만, 여기선 거의 업무를 전담해야 하기 때문에 부담도 크다"고 말했다. 

 

입사 3년차 전후 시기에

기업·로펌行 놓고 저울질

 

이 때문에 로펌으로 이직한 사내변호사 가운데 일부는 앞으로의 진로를 다시 고민하고 있다. D변호사는 "지금은 로펌에 있지만, 사내변호사로 다시 갈지, 혹은 개인 사무실 개업을 할지 아직 모르겠다"고 했다.

 

E변호사는 "기업에서 일하면서도 송무업무를 어느 정도 배울 수 있다면 사내변호사들의 고민이 덜할 것"이라며 "대형로펌들이 최근 사내변호사를 위한 송무업무 특강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특강이 보다 활성화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한국사내변호사회 등 사내변호사들을 위한 네트워크가 보다 강화돼 사내변호사들이 모임이나 스터디 등을 통해 서로의 고민과 노하우 공유를 많이 할 수 있는 기회가 늘면 사내변호사들의 고민을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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