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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와 영화보기 : “어벤져스 엔드게임”을 보려고 탈영한 군인

[ 2019.05.20 ] 


지난 4일 개봉 11일만에 “어벤져스 : 엔드게임(감독 안소니 루소, 조 루소)”이 천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였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11년의 마블영화를 집대성한 “어벤져스 : 엔드게임”에 깊은 관심과 사랑을 주고 있는데요. 영화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빚은 다소 황당한 사건도 발생하였습니다. 공군 20전투비행단(충남 서산 소재) 소속 이병이 대민 봉사활동 중 현장을 무단으로 이탈하여 택시를 타고 시내에 있는 영화관에서 “어벤져스 : 엔드게임”을 보았고 영화 관람을 마치고 나오는 순간 헌병대에 의하여 체포가 되는 사건이 벌어진 것입니다. 해당 이병에 대하여 어떻게 처벌과 징계가 이루어질까요(이하 내용은 관련 기사를 통하여 확인된 사실관계에 기초하여 살펴본 내용일 뿐 구체적인 사실관계가 다를 경우 달리 판단될 수 있음을 알려 드립니다).



군형법상 군무이탈죄와 무단이탈죄 문제

군형법 제30조에서는 군무이탈죄를 규정하고 있는데 군무를 기피할 목적으로 부대 또는 직무를 이탈한 사람은 적전인 경우나 전시·사변 시가 아닌 그 밖의 경우일지라도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합니다. 또 군형법 제79조는 무단이탈죄를 규정하고 있는데 허가 없이 근무장소 또는 지정장소를 일시적으로 이탈하거나 지정한 시간까지 지정한 장소에 도달하지 못한 사람은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이 둘은 행위 면에서 매우 유사한 태양을 보입니다만 법정형의 경중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 이 둘은 군무기피의 목적이 있었는지에 따라 나뉜다고 할 수 있겠는데 이탈 시간, 장소적 거리, 연락을 취할 수 있었는지 여부, 복귀 가능성 등 제반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군무기피목적 유무가 판단된다 하겠습니다.


문제가 된 사례에서 이병은 대민 봉사활동에서 무단으로 벗어났는데 해당 대민 봉사활동은 차출된 군인들이 근무시간동안 군무를 대신하여 행하는 직무였을 것으로 보입니다. 해당 이병은 봉사활동을 나와 잠시 대기하는 틈을 타 단독으로 현장을 벗어남으로써 직무를 이탈하고 택시를 탄 채 상당 거리를 이동하였습니다. 헌병의 탐문과정에서 해당 이병을 영화관까지 태운 택시기사의 제보 덕분에 헌병이 영화관 앞에서 대기하다가 영화를 다 보고 나오는 이병을 체포하였다고 하는데요, 이탈시간은 영화의 러닝타임인 3시간 이상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상황을 보건대 연락이 가능한 상황에서 벌어진 일은 아니라고도 예상됩니다. 위 이병은 비교적 짧은 시간 내에 체포되기는 하였지만 그럼에도 군무이탈죄는 성립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군인사법 등에 의한 징계처분 가능성

군인은 형사처벌을 받더라도 군인사법상의 징계 또한 부과하며, 군검사의 불기소처분이 있더라도 징계의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할 경우 징계권자의 징계처분이 이뤄질 수 있습니다.


위 사례에서는 해당 이병의 군무이탈시간이 상대적으로 짧다는 등의 사정을 고려하여 군검사가 기소를 하지 않고 징계권자의 징계처분을 통하여 계도를 행할 가능성은 있습니다.


군인사법에서 정하는 징계권과 그 내용에 대하여 국방부 군인·군무원 징계업무처리 훈령과 각 군 규정에서 세부적인 절차와 기준을 정하고 있는데 현재 병에 대한 징계 종류는 강등, 영창, 휴가제한, 근신이 있습니다. 근무지이탈금지의무 위반에 대한 세부적인 양정기준에 따르면 비행의 정도가 중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는 강등~영창, 비행의 정도가 중하고 중과실이거나, 비행의 정도가 가볍고 고의가 있는 경우는 영창~휴가제한의 징계를 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관련 기사에 따르면 위 이병은 헌병 조사과정에서 “외부 봉사활동인 만큼 잠깐 자리를 비워도 눈에 띄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 엔드게임이 너무 보고 싶었다.”라고 답하였다고 합니다. 해당 이병을 적극적으로 선해하여 짧은 생각으로 저지른 일탈에 해당한다고 보더라도 같은 시간 묵묵히 대민지원업무를 성실히 수행했던 동료 병사들을 뒤로 하고 직무를 이탈하였던 행위에 대하여는 징계처분까지 면제될 가망이 없어 보입니다.


다음에도 재밌는 영화 이야기와 법적 분석이 담긴 칼럼으로 돌아오겠습니다.



이희창 변호사 (heechang.lee@lawlog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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