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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계속하려는 의사 있어도 사실상 폐업상태라면 도산한 것으로 봐야"

중앙행심위, 노동청 '도산 등 사실인정 거부처분 취소' 재결

사업주가 사업을 계속하려는 의사가 있더라도 근로자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는 등 사실상 폐업상태에 있다면 노동청이 도산 사실을 인정하고 퇴직 근로자에게 체당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행정심판 결정이 나왔다.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박은정) 소속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투자업체인 A사의 퇴직 근로자 B씨가 체당금을 받기 위해 "A사의 도산사실 인정을 거부한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C노동지청을 상대로 낸 행정심판 사건에서 최근 B씨의 손을 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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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당금은 기업이 도산해 임금을 받지 못한 퇴직근로자를 위해 정부(고용노동부)가 사업주를 대신해 체불된 임금의 일부를 먼저 지급한 뒤 사업주에게 구상권을 행사하는 제도다. 임금채권보장법에 따르면, 상시근로자수 300명 이하로 사업이 폐지됐거나 폐지과정에 있고, 임금을 지급할 능력이 없는 등 도산사실이 인정된 업체의 근로자는 최종 3개월 분의 임금과 3년간의 퇴직금 등을 체당금으로 받을 수 있다.

 

A사는 엔터테인먼트 관련 투자업 등을 해왔지만 자금 사정이 나빠져 2017년 7월부터 B씨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했다. B씨는 지난해 2월 퇴사 이후 밀린 임금과 퇴직금 등 약 2000만원을 지급해달라고 소송까지 냈지만 A사가 가진 재산이 없어 받지 못하자 국가로부터 체당금을 받기 위해 A사의 도산을 인정해달라고 C노동지청에 신청했다.

 

그러나 C노동지청은 "업체의 사업자등록이 말소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사업주가 사업을 계속할 의사을 명확히 밝히고 있다"며 A사를 도산기업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이에 B씨는 "A사가 사실상 폐업상태로, 임금 등을 지급할 능력이 없는데도 도산을 인정하지 않은 처분은 부당하다"며 행정심판을 냈다.

 

중앙행심위는 "B씨가 퇴사한 이후로 A사에 근무하고 있는 직원이 없을 뿐만 아니라 C노동지청 조사 당시 A사로부터 회수 가능한 재산도 전혀 없었다"며 "A사가 임차한 3.3㎡ 면적의 사무실만으로는 통상적인 사무실 공간을 확보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구체적인 사업계획이나 거래처 확보 등과 같이 A사가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는 자료도 확인할 수 없었다"며 A사를 도산기업으로 인정하지 않은 C노동지청의 처분을 취소했다.

 

허재우 중앙행심위 행정심판국장은 "앞으로 구체적인 사업계획 없이 사업주의 사업 계속 의사만으로 도산 등 사실인정을 받지 못한 근로자들에게 체당금을 지급 받을 수 있는 길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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