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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장재판 개입 의혹 사건' 재판부, "공소장 일본주의 위배 소지" 지적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 "대법원 전합 판결에 비춰봐도 위배"
검찰에 "통상적 공소장과 달라… 수정 등 생각해 보라" 주문

2016년 이른바 '정운호 게이트' 당시 검찰의 수사정보 등을 법원행정처에 유출한 혐의로 기소된 현직 부장판사들의 재판에서 1심 재판부가 검찰에 공소장 일본주의 위반 소지를 지적하며 공소장을 수정할 것을 적극적으로 권유했다.

 

공소장 일본주의란 검사가 기소할 때 제출하는 공소장에 법관이 예단을 가질 내용이나 서류·물건 등은 첨부·인용할 수 없다는 원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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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재판장 유영근 부장판사)는 20일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신광렬(54·사법연수원 19기) 서울고법 부장판사와 조의연(47·25기) 서울북부지법 수석부장판사, 성창호(53·24기) 서울동부지법 부장판사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이 사건은 다른 사법농단 사건에서 루틴하게 나오는 공소장 일본주의 위배 주장과는 조금 다르다고 본다"며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 비춰 봐도 명시적으로 위배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유 부장판사는 "재판부가 최종 판단한 것은 아니지만 일단은 통상적인 공소장과 많이 다르다. 힘이 많이 들어가 있다"며 "피고인들과 직접 관련없는 행정처 사정 등이 공소사실에 상당히 들어가 있고, 공소장 일본주의에 명백히 위반되는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양승태(71·2기) 전 대법원장이나 임종헌(60·16기) 전 법원행정처 차장과 같이 행정처의 주요 현안들에 포괄적으로 개입한 혐의가 아닌 세 사람의 범죄사실을 적으면서 행정처의 보고 과정과 같은 배경 설명이 너무 자세하게 적혀있다는 지적이다. 

 

유 부장판사는 "공모관계 등 사실관계만 다투면 되는 비교적 단순한 사건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재판) 양상이 전혀 달라졌다. 그 이유가 전부 모두사실 때문"이라며 "극단적으로 말하면 공소장 첫 10페이지는, 통상적인 재판이었다면 '피고인들은 공모하여'라는 말 한마디로 요약될 것"이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소장 일본주의에 위반되는 부분이 분명히 있지만 공소기각까지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실제로 피고인들도 공소기각을 주장하는 것은 아니니까 (검찰이) 공소장 정리를 생각해 보시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신 부장판사 등의 변호인들은 검찰의 공소사실에 기재된 사실관계와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했다.

 

신 부장판사 측 변호인은 "형사수석부장판사 직책에서 당연히 보고해야 할 법관들의 비위사항을 상급기관인 법원행정처에 보고한 것으로 사법행정상 필요한 행위거나 중요 보고 예규에 따라 이뤄졌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임 전 차장에게 보고한 것은 직무상 행위였을 뿐 공무상 비밀을 누설한다는 인식자체도 없어 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취지다.

 

조 부장판사 측 변호인은 "보고한 부분은 기관 내 보고이기 때문에 누설행위에 해당하지 뿐만 아니라 국가의 재판 기능에 장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성 부장판사 측 변호인 역시 "'법관과 그 가족에 대해 영장이 청구되면 기각하라'는 취지의 가이드라인을 전달받지 못했다"며 "역대 영장전담 판사가 형사수석의 지시에 따라 중요한 사항을 처리한 후 처리결과를 보고한 것처럼 '정운호 게이트'도 통상업무에 따라 처리결과를 설명했을 뿐"이라고 검찰의 공소사실에 대해 반박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피고인들은 여러 차례 예규를 위반해 은밀하게 검찰 수사 방향을 알 수 있는 문건을 보고했고, 행정처에서 법관의 가족들에 대한 영장심사 가이드라인을 전달받아 영장 재판에 반영하기까지 했다"며 "비밀인 것을 알면서 제3자에게 고지함으로써 누설 행위를 했고, 이를 통해 국가의 수사 기능과 영장 재판의 공정성에 장애를 초래했다"고 반박했다.

 

신 부장판사는 2016년 '정운호 게이트' 당시 판사들을 겨냥한 수사를 저지하기 위해 영장전담 재판부를 통해 검찰 수사상황을 빼내고 영장심사 가이드라인을 내려보낸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영장전담 법관을 지낸 조 부장판사와 성 부장판사는 수사기밀을 보고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날은 정식 공판이 아니라 신 부장판사 등은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앞서

 

 김명수(60·15기) 대법원장은 재판에 넘겨진 신 부장판사 등을 재판 업무에서 배제하고 8월 31일까지 재판과는 무관한 사법연구 직책으로 발령했다. 

 

다음 공판준비기일은 다음달 17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