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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찰청

"수사권 조정 패스트트랙 법안, 민주적 원칙에 부합하지 않아"

"국민 기본권 보호에도 빈틈 생길 우려"
文검찰총장, 기자간담회서 반대 입장 밝혀

문무일(58·사법연수원 18기) 검찰총장은 16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회에서 신속처리안건(패스트 트랙)으로 지정된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에 대한 반대 입장을 다시 한번 분명히 했다. 


문 총장은 문제의 법안들이 민주적 원칙에 부합하지 않을뿐만 아니라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최근 수사권 조정 등 검찰개혁 국면은 검찰 스스로 초래한 측면이 없지 않다고 시인했지만, 현재 논의되고 있는 수사권 조정 법안은 '잘못된 처방'이라고 강조했다. 


문 총장이 수사권 조정안에 직접 반대의 목소리를 낸 것은 지난 1일 해외순방 일정을 앞당겨 마치고 귀국할 때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짧은 입장을 밝힌 후 두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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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총장은 이날 오전 9시 30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15층 중회의실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국회에서 신속처리법안으로 지정된 법안들은 형사사법체계의 민주적 원칙에 부합하지 않고 기본권 보호에 빈틈이 생길 우려가 있다는 점을 호소드리고자 한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문 총장은 우선 수사권 조정 논의가 이르게 된 데에는 검찰의 책임도 있다고 했다.

그는 "현재 국회에서 진행되는 수사권 조정 논의를 지켜보며 검찰은 반성과 각성의 시간을 가지고 있다"며 "지금의 논의에 검찰이 적지않은 원인을 제공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일부 중요사건에서 정치적 중립성에 대해 문제제기가 있었고 억울함을 호소한 국민들을 제대로 돕지 못한 점이 있었던 것도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반성했다.

문 총장은 "이같은 반성에 따라 검찰은 수사의 착수, 진행, 결과를 통제하기 위해 전국 43곳의 특별수사 조직을 폐지했고 대검에 인권부를 설치했다. 검찰의 결정에 법률외적 고려를 배제하기 위해 의사결정 과정을 기록하고 있다"며 "외부전문가들의 점검을 통해 검찰 내부 순환논리에서 벗어나 국민의 통제를 받는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문 총장은 '대형 특별수사를 전담하는 서울중앙지검 특수부는 더 비대해진 것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중앙지검에서 자체 수사에 착수한 사건 수는 많지 않다"며 "과거에 비해 사건 규모가 커져서 투입된 검사들이 많기 때문에 특별수사가 확대된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 전국적으로 검찰의 특별수사 건수는 이전의 3분의 2 수준으로 줄어든 상태"라고 답했다.

그는 "수사는 진실을 밝히는 수단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국민의 기본권을 합법적으로 침해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라며 "형사사법제도의 개선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민주적 원칙이 최우선적으로 고려되야 하고 그렇기에 수사를 담당하는 어떠한 기관에도 통제받지 않는 권한이 확대되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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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총장은 이날 검찰의 직접수사 총량 축소, 수사 착수 기능 분리 등 달라질 검찰의 모습에 대한 청사진도 제시하기도 했다.

문 총장은 "검찰부터 형사사법체계의 민주적 원칙에 부합하도록 조직과 기능을 바꾸겠다"며 "검찰의 직접수사 총량을 대폭 축소하겠다"고 했다. 이어 "수사착수 기능의 분권화를 추진하겠다"며 "마약수사, 식품의약수사 등에 대한 분권화를 추진중에 있고 검찰 권능 중 독점적인 것, 전권적인 것이 있는지 찾아서 내려놓겠다"고 말했다. 또 "검찰이 종결한 고소, 고발사건에 대한 재정신청 제도를 전면적으로 확대해 검찰의 수사종결에도 실효적인 통제가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사에 착수한 사람이 기소권까지 가지고 있는 것은 형사사법시스템이 갖는 민주적 원리에 부합하지 않아 이를 완화시킬 필요가 있다"며 "재정신청을 거의 전면적으로 확대해 고소, 고발된 사건 대부분이 사후에 법원의 심사를 한번 더 받을 수 있도록 법률개정을 건의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문 총장은 또 "검찰을 형사부와 공판부 중심으로 운영하겠다"며 "국민 실생활에 밀접한 형사부, 공판부로 검찰의 무게중심을 이동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형사사법제도 개혁에 대한 기대에 부응하겠다"며 "국민의 기본권 보호에 빈틈이 없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검찰은 국민의 뜻에 따라 변화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문 총장은 지난 14일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일선 검사장들에게 보낸 이메일과 관련해서는 "검찰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것 같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문 총장은 "사후통제를 강화하겠다는 법무부 장관의 생각은 사후약방문을 전제로 하는 제도를 만들겠다는 것인데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이미 사고가 발생한 뒤 잘해주겠다고 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프랑스 혁명 이후 검찰 제도가 생긴 것은 수사에 착수하는 사람이 결론을 내리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라며 "지금 한국 검찰은 예외적인 경우 수사에 착수해 결론까지 내려 문제가 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 예외적인 경우를 어떻게 축소시키고 통제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하는데, 현재 논의중인 수사권 조정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진짜 문제점이 무엇인지 설명했고, 다들 알고 있지만, 논의 방향이 전혀 다르게 나아가고 있다"며 "진단에 맞는 처방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문 총장은 '지금까지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가 패스트 트랙으로 지정되자 입장을 밝히는 것은 너무 늦은 것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검찰은 법집행기관으로서 법안이 제정되는 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동안의 경험으로 미루어보았을 때 법안이 만들어질 경우 생길 수 있는 문제점을 설명하는 것 뿐"이라고 답했다. 이어 "지금까지 제가 사개특위에 나가 설명하기도 하고, 대검 차장이 소위에 출석해 이같은 문제점들을 설명하기도 했다"며 "그런데 그 와중에 논의가 중단됐고 그대로 패스트트랙 안건으로 지정됐다"고 했다.

한편 이날 문 총장의 모두발언은 본인이 직접 작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기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검찰의 수장이 정부가 추진하는 검경 수사권 조정에 공개적이고 구체적으로 반발함에 따라 향후 법무부와 국회의 대응에 관심이 집중된다.

 

다음은 문 총장 기자간담회 모두 발언 전문.


<문무일 검찰총장 기자간담회 모두 발언>


검찰총장 문무일입니다. 귀한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현재 국회에서 진행되는 수사권조정 논의를 지켜보며 검찰은 반성과 각성의 시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의 논의에 검찰이 적지 않은 원인을 제공하였다고 생각합니다. 

 

일부 중요사건에서 정치적 중립성에 대해 문제제기가 있었고, 억울함을 호소한 국민들을 제대로 돕지 못한 점이 있었던 것도 가슴 아프게 생각합니다.

 

이에 검찰은 수사의 착수, 진행, 결과를 통제하기 위해, 전국 43곳의 특별수사 조직을 폐지하였고, 대검찰청에 인권부를 설치하였습니다. 검찰의 결정에 법률외적 고려를 배제하기 위해 의사결정 과정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또한, 외부전문가들의 점검을 통해 검찰 내부 순환논리에서 벗어나 국민들의 통제를 받는 시스템을 도입하였습니다.

 

수사는 진실을 밝히는 수단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국민의 기본권을 합법적으로 침해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입니다.형사사법제도의 개선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민주적 원칙이 최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합니다. 그렇기에 수사를 담당하는 어떠한 기관에도 통제받지 않는 권한이 확대되어서는 안 됩니다.

 

먼저 검찰부터 형사사법체계의 민주적 원칙에 부합하도록 조직과 기능을 바꾸겠습니다. 검찰의 직접수사 총량을 대폭 축소하겠습니다.

 

수사착수 기능의 분권화를 추진하겠습니다. 마약수사, 식품의약 수사 등에 대한 분권화를 추진 중에 있고, 검찰 권능 중 독점적인 것, 전권적인 것이 있는지 찾아서 내려놓겠습니다.

 

검찰이 종결한 고소, 고발사건에 대한 재정신청 제도를 전면적으로 확대하여 검찰의 수사종결에도 실효적인 통제가 가능하도록 하겠습니다.

 

형사부, 공판부 중심으로 검찰을 운영하겠습니다. 국민 실생활에 밀접한 형사부, 공판부로 검찰의 무게 중심을 이동하겠습니다.

 

검찰은 형사사법제도 개혁에 대한 기대에 부응하겠습니다. 국민의 기본권 보호에 빈틈이 없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검찰은 국민의 뜻에 따라 변화하겠습니다. 

 

하지만, 현재 국회에서 신속처리법안으로 지정된 법안들은 형사사법체계의 민주적 원칙에 부합하지 않고, 기본권 보호에 빈틈이 생길 우려가 있다는 점을 호소드리고자 하는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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