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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세 前 외교부 장관 "대법원 판결에 방향성 제시한 적 없다"

임종헌 재판서 '강제징용 재판거래 의혹' 부인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받는 임종헌(60·사법연수원 16기) 전 법원행정처 차장에 대한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이 강제징용 소송 재판거래 의혹과 관련해 대법원 판결에 어떤 방향성을 주려는 시도가 없었다고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6부(재판장 윤종섭 부장판사) 심리로 14일 열린 임 전 차장의 속행 공판기일에서 윤 전 장관은 대법원의 2012년 강제징용 소송 판결 번복을 시도했냐는 임 전 차장 변호인 측 질문에 "구체적인 방법론을 포함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검찰에 따르면 윤 전 장관은 2013년 12월1일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소집한 이른바 '소인수회의'에 참석했다. 그는 당시 황교안 전 법무부 장관과 차한성 전 법원행정처장 등과 만나 "(강제징용) 배상 판결 확정시 정치적·외교적 해결은 불가능해지므로 사법적 해결 외에는 대안이 없는 현실을 고려해 기존 대법원 판결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 취지로 보고했다.

 

윤 전 장관은 이에 대해 "'기존 판결 재고'라는 표현은 대법원의 판결에 어떤 방향성을 주면서 예단하려는 것이 아니었다"며 "어떤 결론이든 간에 국제법적인 측면에 좀 더 충실히 포함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외교부에서 올렸던 보고서 중 12월1일 (소인수회의) 보고서와 2016년 11월 참고자료성 의견서가 공식적인 의견서"라며 "두 보고서 어디에도 (대법 판결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라는 방법론을 포함하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또 '1차 소인수회의 때 법원행정처장에게 외교부가 의견서를 제출할 방법이 없냐고 물어본 적 있냐'는 변호인 질문에는 "저는 그런 기억이 없다"고 답했고 2014년 10월 2차 소인수회의에 대해서도 묻자 "사실 관련 내용이 외교부 실국에 남아야 하는데 그게 없는 걸 보면 1차 회의 때와 내용이 똑같아서 법률국장에게 간단하게 알려줬던 수준으로 말한 것 같다"며 "세부적으로 많이 이야기해준 것 같지는 않다"고 밝혔다.

 

이날 윤 전 장관은 증인신문 과정에서 대체로 "외교 차원 기밀사항", "정확히 모른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 등 모른다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 당시 외교부 실무진 선에서 작성한 각종 대응 방안 문건들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기억이 없다"고 했다. 

 

한편 이날 윤 전 장관은 증인신문 전 "이 사건이 외교관계 측면에서 민감한 기밀사항들이 포함돼 있다"며 비공개 진행을 신청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휴정한 뒤 신문사항 등을 검토했지만 "비공개를 할만한 사유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공개심리로 재판을 진행했다. 

 

윤 전 장관은 약 8시간 가량 진행된 증인신문을 마치고 난 뒤 "이런 큰 소송에 전직 외교부 장관이 증언하는건 처음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어떤 면에서는 법정에서의 성실한 증언에 더해 역사 앞에 증언한다는 심정으로 섰다"고 말했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