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2018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2018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15. 형사소송법

152741.jpg

I. 머리에

2018년 형소법 분야에서는 헌재가 여러 의미 있는 결정을 하였다. 그 방향은 대체로 인권보장과 적법절차원칙을 확대하는 방향이었다. 대법원은 곤한 탓인지 상대적으로 한산하였다.


II. 수사법
1. 영장체포시 주거수색 헌법불합치
가. 결정의 요지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피의자를 체포하는 경우 필요한 때에는 영장 없이 타인의 주거 등 내에서 피의자 수사를 할 수 있다고 한 형소법 216조 1항 1호 중 200조의2 부분은 영장을 발부받기 어려운 긴급한 사정이 있는지 여부를 구별하지 아니하여 영장주의에 위반된다(2020. 3. 31.한 잠정적용). 2018. 4. 26. 2015헌바370등(9:0).

나. 결정의 의미

영장주의는 헌법적 요청이다. 위 조항은 이에 대한 예외를 규정한 것이다. 헌법 12조 3항은 현행범 등에 사전영장주의의 예외를 인정하고 사후에 영장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형소법은 헌법이 명시하지 않은 예외를 규정하거나 사후영장을 요구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헌재는 형소법이 현행범에 대한 사후 체포영장제도를 규정하지 않고 있더라도 헌법이 사후 영장의 종류나 청구 방식 또는 청구기간에 대해 특별한 규정을 두지 않고 있기 때문에 영장주의에 반하지 않는다고 한 바 있다(2010헌마672, 2012헌마182). 대상결정은 헌법 16조의 영장주의에 관하여, (i) 그 장소에 증거자료나 피의자가 존재할 개연성이 소명되고 (ii) 사전에 영장을 발부받기 어려운 긴급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를 인정할 수 있다는 기준을 제시하고, 현행범인 체포와 긴급체포는 (ii) 요건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지만 영장 체포는 (ii) 요건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도 이를 고려함이 없이 예외를 인정하고 있어 영장주의에 위반된다고 하였다. 그동안 체포구속에 수반한 압수수색에 대하여 다수의 학자들은 부수처분설이 아닌 긴급행위설을 지지하여 왔다. 대상결정은 긴급행위설의 입장을 전제로 하였다고 하겠다.

2. 기지국 수사 및 위치정보 추적자료 헌법불합치
가. 결정의 요지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이 수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 전기통신사업자에게 통신사실 확인자료(이하 통신자료)의 열람이나 제출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한 통신비밀보호법 13조 1항(일부) 및 기소 등 처분을 한 날부터 30일 이내에 통신자료제공을 받은 사실 등을 통지하도록 한 같은 법 13조의3 제1항(일부)은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2020. 3. 31.한 잠정 적용). 2018. 6. 28. 2012헌마191등, 2018. 6. 28. 2012헌마538(각 6:3).

나. 결정의 의미

통비법은 2001년 개정으로 통신자료 제공요청의 법적 근거를 규정하였다. 2조 11호는 통신자료를 전기통신일시(가목), 개시·종료시간(나목), 상대방의 번호(다목), 사용도수(라목), 컴퓨터통신 또는 인터넷의 로그 기록자료(마목), 발신기지국의 위치추적자료(바목), 접속지 추적자료(사목)로 정의하고 있다. 대상결정의 관련 사안은 수사기관이 법원의 허가를 받아 CCTV에 나타난 성명불상자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하여 특정 시간대에 특정 기지국을 이용하여 착·발신한 전화번호 등 659명의 통신자료를 제공받았거나(2012헌마538) 특정인에 대한 발신기지국 위치추적자료와 접속지 추적자료를 제공받은 것이었다(2012헌마191등). 전자는 ‘기지국 수사’로서 위 가~라목이 문제되었고, 후자는 ‘위치정보 추적자료’로서 위 바·사목이 문제되었다. 헌재는 13조 1항은 대상 범죄를 한정하거나 보충성을 요건으로 하는 방법 등 덜 침익적인 수단이 있음에도 수사의 필요성만으로 모든 범죄에 대하여 광범위하게 허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개인정보자기결정권과 통신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하였다(3인의 반대의견은 입법적으로 개선의 여지는 있지만 위헌이라고는 할 수 없다고 한다). 한편, 13조 2항은 통신자료 제공요청에 ‘법원의 허가’를 받도록 하고 있는데, 영장이라는 용어를 쓰지 않았지만 실질적으로 영장주의를 충족한다고 하였다. 또 한편, 13조의3 제1항은 통신사실 확인자료를 제공받은 사건에 관하여 기소·불기소·불입건 처분(기소중지 제외)을 한 때에는 30일 이내에 제공받은 사실 등을 통지하도록 하고 있는데, 기소중지나 장기간 수사·내사의 경우 통지하지 않을 수 있고 제공사유는 통지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 등에서 적법절차에 위배하여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고 하였다(3인 반대의견 있음). 대상결정은 위 조항 마목(로그 기록자료)에 대한 제공요청 및 가~마목에 관한 통지, 그리고 13조가 규정하는 ‘형의 집행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관하여는 명시적인 판단이 없었다. 그러나 이 부분도 문제상황이 다르지 않으므로 개선입법시에 함께 개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국가안보를 위한 통신사실 확인자료 제공의 경우(13조의4)도 유사한 문제상황인데, 이에 관하여는 어찌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3. 패킷감청 헌법불합치
가. 결정의 요지

통비법 5조 2항 중 인터넷회선을 통하여 송·수신하는 전기통신을 대상으로 하는 감청을 허용하는 부분은 헌법에 합치하지 아니한다(2020. 3. 31.한 잠정 적용). 2018. 8. 30. 2016헌마263(6:3).

나. 결정의 의미

통신사실 확인자료 제공은 통신이용과 관련하여 발생하는 전자적 정보 중 비내용적 정보에 관한 것인데 비하여, 통신제한조치는 내용적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조치이다. 그 중 인터넷회선을 통하여 송·수신되는 전기통신에 대한 감청은 인터넷회선을 통하여 흐르는 전기신호 형태의 ‘패킷’을 중간에 확보하여 재조합 기술을 거쳐 그 내용을 파악하는 이른바 ‘패킷감청’의 방식으로 이루어져 왔다. 대법원은 패킷 감청도 통신제한조치의 하나로서 허용된다고 하였다(2012도7455). 그런데 패킷감청은 해당 인터넷회선을 통하여 흐르는 불특정 다수의 모든 정보가 패킷 형태로 수집되므로 수사목적과 무관한 통신정보나 제3자의 통신정보까지 모두 수집된다는 문제점이 있다. 대법원은 그러한 우려만으로 패킷감청이 부적법하게 되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판단하였다(2012도7455). 이에 비해 대상결정은 이러한 문제점 때문에 인터넷회선 감청에 대하여는 수사기관이 권한을 남용하지 않도록 할 감독 내지 통제장치가 강하게 요구된다고 하면서 그러한 규정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현행제도는 통신 및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는 법원이 감청대상과 범위를 가능한 좁게 특정할 수 있고 현행법에도 수사기관의 남용방지를 위한 장치들이 있으므로 기본권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것은 아니라는 반대의견이 있지만, 반대의견도 위와 같은 우려를 고려하여 법원의 통제를 강화하는 방법 등을 입법으로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4. 기타

① 강제퇴거명령을 받은 사람에 대한 보호를 규정한 출입국관리법 63조 1항에 대한 법원의 위헌제청이 있었다. 헌재는 보호기간의 상한을 설정하지 않아 신체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하며 중립적인 기관에 의한 통제절차가 없고 의견제출의 기회가 부여되지 않아 적법절차원칙에 위배된다는 위헌의견이 다수였으나 위헌심판 정족수에 이르지 못하여 합헌으로 결정하였다(2017헌가29, 5:2). 영장주의의 관점에서 판단하지 않은 점을 볼 때, 행정상의 인신구속인 위 보호에는 영장주의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한 듯하다. 영장주의는 사실조회와 관련하여서도 문제되었다. 경찰이 피의자의 소재를 파악하여 검거하기 위하여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요양급여내역을 요청하고 공단이 이에 응한 사안과 관련하여 사실조회행위는 피조회기관의 협조의무가 없어 임의수사이므로 공단이 급여내역을 제공한 행위에 영장주의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하였다(2014헌마368). 다만, 요양급여정보는 개인정보자기결정권에 의하여 보호되는 개인정보이고 개인정보보호법이 규정한 민감정보에 해당하므로 범죄수사를 위하여 불가피할 것이라는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고 하였다. 이 법리에는 일치하였지만 당해사안에서 요건을 갖추었는지에 관하여 의견이 갈렸다(위헌7:합헌2). 한편, 위헌시비가 있어 왔던 DNA법에 관하여 헌재는 DNA감식시료채취영장 발부 과정에서 채취대상자가 입장을 밝히거나 불복하는 등의 절차를 두지 아니한 위 법 8조는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고 하면서 헌법불합치결정을 하였다(2019. 12. 31.한 잠정적용)(2016헌마344등, 6:3) 그러나 위 법이 특정범죄에 대하여 DNA감식시료를 채취할 수 있도록 한 것(5:4)이나 데이터베이스에 수록된 DNA신원확인정보를 수형인등이 사망할 때까지 관리하도록 한 것(7:2)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② 수사방법에 대한 기준이 다소 완화되었다. 헌재는 불법시위 단순 참가자들에 대한 경찰의 촬영행위는 그것이 조망촬영이 아닌 근접촬영이라고 하더라도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하였다(2014헌마843). 이 결정에서는 불법행위가 진행중이거나 그 직후에 증거확보의 필요성과 긴급성이 있는 경우에만 허용되어야 한다는 엄격한 견해가 다수였지만 위헌정족수에 이르지 못하였다(4:5). 강제채뇨와 관련하여 압수수색의 방법으로 소변을 채취하는 경우 적합한 장소로 피의자를 데려가기 위해서 필요 최소한의 유형력을 행사하는 것은 영장의 집행에 필요한 처분으로서 허용된다고 하였다(2018도6219). 전자증거를 압수하는 수사기관으로서는 현장선별이 쉽지 않다. 그러나 현장선별로 이미지파일을 제출받아 압수하였다면 이로써 압수의 목적물에 대한 압수·수색 절차는 종료된 것이므로, 수사기관이 사무실에서 이미지 파일을 탐색·복제·출력하는 과정에서는 피의자 등에게 참여의 기회를 보장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였다(2017도13263). 또 체포의 적법성에 수사기관의 판단을 존중하여 당시 상황에서 보아 그 판단이 현저히 불합리하지 않는 위법하다고 단정할 것은 아니라 하였다(2017도21537). ③ 변호인 조력권이 확대되었다. 난민인정심사 불회부결정을 받은 사람을 공항 송환대기실에 수용한 것은 헌법 12조 4항 본문에 규정된 “구속”에 해당되고, 위 사람에 대한 변호인의 접견신청을 거부한 것은 위 규정에 의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 것이다(2014헌마346). ④ 국회 국정농단 특별위원회의 증인에 대하여 위원회 조사기간이 종료한 후 위원들 중 일부가 연서하여 고발한 경우, 국회증언감정법의 위증죄는 고발을 소추요건으로 하고(이 부분 12:1) 고발은 위원회가 존속하고 있을 것을 전제(이 부분 10:3)로 하므로 위 고발은 부적법하다고 하였다(2017도14749전합). ⑤ 재정신청을 할 수 있는 고소·고발인은 불기소처분에 대한 재항고를 할 수 없도록 한 검찰청법에 대한 합헌결정이 있었다(2012헌마983). 재정신청 기각결정이 확정되더라도 소추할 수 있는 사유인 다른 중요한 증거를 발견한 경우란 새로 발견된 증거를 추가하면 충분히 유죄의 확신을 가지게 될 정도를 말하고 단순히 기각결정의 정당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정도로는 부족하며, 관련 민사판결이 있더라도 그 자체로는 새로운 증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였다(2014도17182).


III. 증거법

증거법 분야에서는 특별히 새로운 법리가 제시되지 않았다. 다만, 피해자 등의 진술을 합리적인 이유 없이 함부로 배척하지 말라고 하고 특히 성폭행이나 성희롱 사건에서는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도록 유의하여야 한다고 하여 성인지 감수성을 명시적으로 언급한 점이 눈에 띈다(2018도7709). 성인지 감수성은 징계 관련 행정소송에서 언급된 바 있는데(2017두74702) 형사소송으로 확장된 것이다. 그 밖에는 대체로 종래의 법리를 확인한 정도에 그쳤다. 영장사실과 무관한 증거를 압수하였을 경우는 증거능력이 없으며, 영장에 기재되지는 않았지만 압수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는 전자정보를 우연히 발견한 경우 더 이상의 추가 탐색을 중단하고 영장을 발부받아야 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 증거능력이 없다(2018도2624). 형사소송에서는 범죄사실이 있다는 증거를 검사가 제시하여야 하며, 피고인의 변소가 불합리하여 거짓말 같아 보여도 그 때문에 피고인을 불리하게 할 수 없다(2015도3483). 그러나 이러한 원칙이 완화되는 경우가 있다.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에 있어서 의혹 사실이 존재한다고 주장하는 자(피고인)는 그 존재를 수긍할 만한 소명자료를 제시할 부담을 지고 검사는 제시된 자료의 신빙성을 탄핵하는 방법으로 허위성의 증명을 할 수 있으며, 이때 소명자료는 단순한 소문만으로는 부족하고 허위성에 관한 검사의 증명활동이 가능할 정도의 구체성을 갖추어야 하며, 소명자료의 제시가 없거나 제시된 소명자료의 신빙성이 탄핵된 때에는 허위사실 공표의 책임을 져야 한다(2018도10447). 자백에 대한 보강증거는 자백이 가공적인 것이 아닌 진실한 것임을 인정할 수 있는 정도만 되면 충분하다고 하여 실질설을 취하였다(2017도20247). 한편, 과학적 증거방법이 구속력을 갖기 위해서는 시료의 채취·보관·분석 등 모든 과정에서 시료의 동일성이 인정되고 인위적인 조작·훼손·첨가가 없었음이 담보되어야 하며 각 단계에서 시료에 대한 정확한 인수·인계 절차를 확인할 수 있는 기록이 유지되어야 한다는 기존법리를 토대로, 모발과 소변이 피고인의 것임을 과학적 검사로 확인한 자료가 제출되지 않았다고 하여 증명력 있는 증거가 없다고 하였는데(2017도14222), 이는 증거능력의 문제로 봄이 타당할 듯하다.


IV. 재판법
1. 변호인과 소송기록접수통지
가. 결정의 요지

필요적 변호사건에서 항소법원이 국선변호인을 선정하고 피고인과 그 변호인에게 소송기록접수통지를 한 다음 피고인이 사선변호인을 선임함에 따라 항소법원이 국선변호인의 선정을 취소한 경우, 사선변호인에게 다시 통지할 필요가 없고, 항소이유서 제출기간은 국선변호인 또는 피고인이 소송기록접수통지를 받은 날부터 계산하여야 한다. 2018. 11. 22. 2015도10651전합(7:5).

나. 결정의 의미

피고인에게 통지를 한 다음에 선임된 사선변호인이나 항소이유서 제출기간 도과 후에 있은 청구에 따라 선정된 청구국선의 변호인에게는 다시 통지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필요국선이나 재량국선의 변호인, 또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청구국선의 변호인에게는 다시 통지를 하여야 하고 변호인은 이때부터 20일 이내에 항소이유서를 제출하면 된다. 또 피고인과 국선변호인이 모두 기간 내에 항소이유서를 제출하지 아니한 경우 피고인에게 귀책사유가 있음이 특별히 밝혀지지 않는 한 법원은 새로 국선변호인을 선정하여 그에게 통지한 다음 항소이유서를 제출하도록 하여야 한다. 이러한 기존 법리는 피고인에게 책임지울 사정이 없는 한도에서 방어권을 최대한 보장해주려는 태도가 반영된 것이다. 대상판결은 이러한 기조에서 사선변호인의 선임은 피고인의 책임영역이라고 판단한 것이라 이해할 수 있다. 이에 대하여 반대의견은 변호인의 충분한 조력을 받을 권리를 강조하였다. 한편, 항소대리권자인 배우자가 피고인을 위하여 항소한 경우에도 소송기록접수통지는 항소인인 피고인에게 하여야 하므로 배우자에게만 통지하여 피고인이 적법하게 소송기록접수통지서를 받지 못하였다면 항소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났다는 이유로 항소기각결정을 하지 못한다고 한 판결(2018모642), 항소이유서 제출기간 내에 변론이 종결되었으나 그 이후 기간 내에 항소이유서가 제출된 경우에는 변론을 재개하여야 한다는 판결(2017도13748), 항고기록접수통지를 하지 아니하여 항고이유서를 제출할 기회를 주지 않고 항고를 기각함은 위법한다는 결정(2018모1698)도 있었는데, 이들도 피고인의 방어권을 최대한 보장해주려는 입장이 반영된 것이다.

2. 긴급조치 체포와 재심사유
가. 결정의 요지

수사기관이 영장주의를 배제하는 위헌적 법령에 따라 영장 없는 체포·구금을 한 경우에도 불법체포·감금의 직무범죄가 인정되는 경우에 준하는 것으로 보아 형소법 420조 7호의 재심사유가 있다. 2018. 5. 2. 2015모3243.

나. 결정의 의미
헌재와 대법원은 2013년 유신헌법의 긴급조치 9호가 헌법에 위반된다고 판단하였다(2010헌바132등, 2011초기689전합 등). 긴급조치 9호 8항은 “이 조치…에 위반한 자는 법관의 영장없이 체포·구금…할 수 있다.”고 규정하였다. 이에 따라 영장 없이 체포·구금하고 그 수사에 기초한 공소제기에 기하여 유죄 확정판결이 있은 경우, 형식적으로는 법령에 따른 것이지만 그 법령 자체가 위헌이어 결과적으로 그 판결에는 수사기관이 불법체포·감금죄를 범한 경우와 마찬가지의 중대한 하자가 있고, 이는 형소법 420조 7호가 재심사유에 해당한다는 것이 대상결정의 판단이다. 종래 재심사유에 관하여 매우 엄격하였던 법원은 2007년 형사소송법 개정을 즈음한 민주화의 흐름을 타고 본격적으로 재심사유를 넓게 인정하기 시작하였는데, 대상결정은 긴 호흡에서 이러한 흐름의 연장선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구시대의 흔적은 계엄포고와 관련하여서도 남아 있었다. 대법원은 유신헌법과 구 계엄법에 근거하여 내려진 계엄포고에 위반하였다는 구 계엄법위반죄에 대한 재심사건에서 계엄포고는 계엄법의 내용을 보충하는 기능을 하고 그와 결합하여 법규명령으로서 효력을 가지므로 법원이 이에 대한 위헌·위법 여부를 심사할 권한을 가진다고 하였다(2016도14781). 긴급조치에 대한 위헌심사권을 선언(2010도5986전합)한 법원으로서 취할만한 입장이다.

3. 즉시항고기간 헌법불합치
가. 결정의 요지

즉시항고 제기기간을 3일로 제한하고 있는 형소법 405조는 재판청구권을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된다(2019. 12. 31.한 잠정적용). 2018. 12. 27. 2015헌바77(7:2).

나. 결정의 의미

즉시항고는 당사자의 중대한 이익에 관련된 사항이나 소송절차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신속한 결론이 필요한 사항을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 한정된 사항에 대하여 신속한 판단을 하기 위한 절차라는 점에서 그 제기기간을 단기로 정할 필요성이 있다. 그러나 우리 법이 정한 3일은 지나치게 짧은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오래 전부터 제기되어 왔다. 더구나 즉시항고의 대상이 되는 형사재판에는 당사자의 법적 지위에 중대한 영향을 주는 것들이 적지 않다. 또한 사건의 복잡화, 주 5일 근무제 등 사회가 변화했음에도 즉시항고기간은 형소법이 제정된 이래 3일을 고수하고 있고, 민사소송 등의 즉시항고기간이 1주인 것에 비하여 지나치게 짧다. 대상결정은 형소법의 즉시항고기간이 재판청구권을 공허하게 하여 헌법에 위반된다고 판단하였다. 종래 헌재는 형사재판의 특성상 단기의 제기기간이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하여 합헌결정을 하여 왔었다(2010헌마499, 2011헌마789). 대상결정은 이를 변경하였다.

4. 기타

① 국정원 댓글사건의 최종판결이 선고되었다(2017도14322전합, 11:2). 대법원은 2015년 이른바 425지논 파일 등이 형소법 325조에 정한 업무상 통상문서나 특신정황의 문서로 볼 수 없다 하여 증거능력을 인정하였던 원심판결을 파기한 바 있다(2015도2625). 환송 후 원심은 위 증거는 배척하였으나 다른 증거 등을 토대로 해당 부분을 유죄로 인정하였다(국정원장에 대하여는 환송 전에 비하여 오히려 더 무거운 형이 선고되었다). 이에 대한 상고심판결인 2017도14322는 환송받은 법원은 상고심 판결의 파기이유가 된 사실상·법률상의 판단에 기속되지만 파기이유를 피하여 새로운 증거 등에 따라 환송 전 판결과 같은 결론은 물론 그보다 무거운 결론을 내리더라도 위법하지 않다면서 상고를 기각하였다. 두 대법원 판결 사이에 정치지형이 바뀌었고 대법원 구성도 바뀌었다. ② 포괄일죄를 구성하는 개개 공소사실별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포괄일죄의 범주 내에 있는지 여부로 공소장변경 허부를 판단한다는 종전의 법리를 확인하면서, 이 때 변경 전 공소사실의 유·무죄 여부를 고려할 것은 아니라고 하였다(2018도9810). 원칙적으로 공소장변경 없이 공동정범으로 기소된 것을 방조로 인정하거나(2018도7658등), 단독범으로 기소된 것을 공모범행으로 인정할 수 있다(2018도5909)는 것도 기존의 법리와 다르지 않다. ③ 피고인의 이익을 위하여 절차의 적법성을 강조한 판결들이 보인다. 사임한 변호사에게 피고인에 대한 소환장을 송달한 것(2018도13377), 피고인이나 변호인에게 최종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아니한 채 변론을 종결하고 판결 선고하는 것(2018도327)은 모두 위법하다. 사실오인이나 양형부당의 상고를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의 경우로만 제한한 형사소송법 규정에 대하여 합헌결정이 있었다(2016헌바272). ④ 불이익변경금지에 관한 판례들도 있었다. 간통과 상해로 집행유예판결을 받아 확정되고 유예기간까지 도과하였는데, 그 후 간통에 대한 위헌결정에 따른 재심판결에서 간통은 무죄로 되었으나 상해부분에 관하여 벌금을 선고받은 경우, 이중처벌이 아니며 불이익변경금지나 이익재심의 원칙에 반하지 않는다(2015도15782). 일률적으로 10년의 취업제한을 규정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조항에 대하여 2016년 위헌결정이 있은 후 2018년 법률이 개정되었는데, 개정법 시행전에 유죄판결을 받고 항소한 피고인에 대하여 개정법 시행 후에 동일한 형을 선고하면서 5년간의 취업제한명령을 선고하였더라도 불이익변경이 아니다(2018도13367). 동일한 형을 선고하면서 새로 수강명령 또는 이수명령을 병과하는 것은 전체적·실질적으로 볼 때 피고인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한 것이므로 허용되지 않는다(2016도15961).


V. 맺으며

정치에 휘말리지 않으려고 권한도 놓았건만, 사법부는 현재 정치적 소용돌이의 한가운데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면서도 많은 정치적 사건을 해결해야 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형사사법의 중심추로 기대되건만 현행 제도의 근간을 바꾸는 수사개혁에도 그저 바라만 보고 있는 처지인가. 법은 정치로부터 왔지만 정치에게 삼켜져서는 안 된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을 진 사법부의 시대적 소명이 깜박거린다.


이상원 교수 (서울대 로스쿨)

관련 법조인

리걸에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