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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도 여자도 아닌 間性… 독일은 ‘제3의 성’ 등록허용

이보연 변호사 눈문서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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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남성이나 여성의 신체 정의에 규정되지 않는 특징을 가진 '간성(間性,Intersex)'을 출생등록부에 '제3의 성'으로 등록할 수 있도록 해 화제다.

 

간성은 선천적으로 성선(난소·정소)이나 성염색체, 성호르몬, 성기 가운데 하나 또는 다수가 일반적으로 여성·남성으로 구분되는 특질과 다르게 태어난 사람을 일컫는다. 겉보기에 여성과 남성의 성기가 겹쳐져 태어나거나, 보이지 않지만 몸 안에 난소와 정소가 같이 있는 사례 또는 염색체는 여성(XX)인데 성기는 남성인 사례, 혹은 그 반대의 경우 등 다양하다. 


남자·여자로 구분되는 특질과

다르게 태어난 사람

 

간성은 출생 직후 성기 모양을 보고 알 수도 있지만, 2차 성징이 나타나고 나서야 알게 되는 경우도 있고, 성인이 된 이후 알게 되거나 평생 모르고 살아가는 사례도 있다. 

 

부모가 이를 인지하면 대부분 영유아 때 이른바 '정상화 수술'이라고 불리는 성기 성형수술을 시킨다. 문제는 이 같은 수술이 위험하고 부작용도 크다는 것이다. 또 이때 결정된 성별이 아이가 나중에 자각하는 성별과 다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수술을 통해 여성 성기를 갖게 된 아이가 자라면서 스스로를 남성으로 자각해도 되돌릴 방법이 없다. 


호주는 2003년부터

여권에 간성 표기 공식적 인정

 

이보연(42·변호사시험 1회·함부르크대학 박사과정) 변호사는 최근 인하대 법학연구소가 발행하는 '법학연구'에 게재한 '제3의 성의 법적 인정' 논문에서 "대다수 국가들은 간성을 법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이들의 육체를 '정상화'하는 의학적 개입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특히 간성으로 태어난 아이의 성별을 남성이나 여성에 맞추기 위한 성 지정 치료나 수술이 행해져왔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최근 간성을 법적으로 인정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됐다. 호주는 2003년부터 여권에 간성을 공식적으로 표기할 수 있도록 인정하고 있다"며 "독일은 2013년 남성도 여성도 아닌 이들이 출생등록부에 성별 정보를 기재하지 않을 수 있도록 했으나 2017년 독일 연방헌법재판소가 이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올해 1월부터 제3의 성을 등록할 수 있는 규정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독일에서는 출생한 아이의 성별을 출생등록부에 등록할 때 기존 성별 표기(여성, 남성, 미기재) 외에 출생 당시 아이의 성별이 남성인지 여성인지 지정하기 어려울 경우 '다양(Diverse)'으로 표기할 수 있도록 신분법이 개정됐다"고 했다.


우리사회 생소한 개념

 존재여부 조차 의문스러워

 

그는 "간성은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서 생소한 개념"이라며 "남성 또는 여성이라는 이분법적 성별 구조에 너무 익숙해서 과연 이러한 사람들이 얼마나 존재하는지, 이들의 성별을 따로 인정해야 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스러울 수도 있다"고 했다. 이어 "아직 국내에서 이들의 법적 지위나 인권에 관한 연구가 나온 적은 없지만 의학적 연구나 세계 각국에서 조사된 사례 등에 미루어 국내에도 원하지 않는 의학적 개입이나 법적 지위의 불인정으로 인해 고통 받는 사람들이 존재할 것"이라며 "아직 이 분야에 대한 관심이 부족한 우리나라에서도 간성인 사람들의 인권과 법적 지위에 대한 주의를 기울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유엔(UN) 보고서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전 세계 인구의 0.05~1.7%가 간성으로 태어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간성의 존재가 알려지면서 성소수자를 포괄적으로 지칭할 때 흔히 쓰이는 약어인 'LGBT(레즈비언·게이·바이섹슈얼·트랜스젠더)'에는 간성을 의미하는 'I'(인터섹스)를 붙여 'LGBTI'로 쓰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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