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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 군사법원

‘강제 사보임’ 오신환 의원, 권한쟁의심판 청구 ‘주목’

헌재, 전원재판부 회부… 주심에 문형배 재판관 지정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의 주도로 지난 29일 자정을 전후해 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립 및 검경수사권 조정안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되자 정치권과 법조계의 시선이 헌법재판소로 향하고 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의원이 문희상 국회의장을 상대로 낸 권한쟁의심판사건에서 헌법재판소는 어떤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오 의원은 공수처 등 법안에 반대 입장을 보였다가 국회 사법개혁특위에서 강제로 '사보임(辭補任·상임위 이동)'되자 지난달 25일 문 의장을 상대로 권한쟁의심판(2019헌라1)을 청구했었다.

 

헌법재판소가 2003년 비슷한 사안에서 국회의장의 손을 들어준 점, 제7기 헌법재판소에서 과반수를 차지하는 재판관 5명이 패스트트랙에 찬성하는 정당과 대통령이 지명했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청구가 인용될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이번 사안은 2003년 상황과 다르고 그 사이 법도 바뀌었으므로 다른 결론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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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왼쪽)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이 29일 저녁 열린 사개특위 전체회의에서 공수처 법안 등 사법개혁법안의 패스트트랙 지정을 알리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 헌재, 심리 착수 = 헌재는 29일 오 의원이 낸 권한쟁의심판사건에 대해 본격 심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 사건은 지정재판부의 사전심사작업 없이 곧바로 전원재판부에 회부됐다. 헌법재판 가운데 헌법소원사건은 사전심사가 필요하지만, 탄핵이나 권한쟁의 등 나머지 사건은 사전심사작업을 거치지 않는다. 오 의원이 낸 사건의 주심은 문형배 재판관이, 자유한국당이 낸 사건의 주심은 김기영 재판관으로 정해졌다.

 

이번 사건과 같은 권한쟁의사건은 종국심리에 관여한 재판관 과반수의 찬성으로 결정이 이뤄진다(헌재법 제23조). 심리에는 7명 이상이 필요한데, 재판관 7명이 참여하면 4명이, 8~9명이 참여하면 5명 이상의 찬성으로 결정이 이뤄진다. 이와 달리 법률의 위헌, 탄핵, 정당해산, 헌법소원 인용 결정에는 반드시 6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만약 국회 내부 사정으로 오 의원과 한국당이 심판청구를 취하하면 헌재는 본안 판단 없이 절차를 종료하거나 심판절차종료 선언을 한다. 


2003년 김홍신 의원 청구사건은

국회의장 권한 결론

 

◇ 김홍신 의원 사건 = 헌재는 과거 국회의원의 의사에 반해 국회의장이 사보임을 허가하더라도 의원의 표결권을 침해하는 것이 아니라는 결정(2002헌라1)을 내렸다. 이른바 김홍신 의원 사건이다. 한나라당 소속이던 김 의원은 2001년 당론으로 추진되던 건강보험 재정분리에 반대하다 강제로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사보임되자 이만섭 국회의장을 상대로 권한쟁의심판을 제기했었다.

 

헌재는 2003년 10월 30일 결정에서 "국회의원의 국민대표성을 중시하는 입장에서도 특정 정당에 소속된 국회의원이 정당기속 내지는 교섭단체의 결정(소위 '당론')에 위반하는 정치활동을 한 이유로 제재를 받는 경우, 국회의원 신분을 상실하게 할 수는 없으나 '정당내부의 사실상의 강제' 또는 소속 '정당으로부터의 제명'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며 "당론과 다른 견해를 가진 소속 국회의원을 당해 교섭단체의 필요에 따라 다른 상임위원회로 전임(사보임)하는 조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헌법상 용인될 수 있는 '정당내부의 사실상 강제'의 범위내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다만 권성 재판관은 "국회 본래의 사명인 입법을 위한 심의·표결에 관한 한, 본회의에 있어서든 상임위원회에 있어서든, 국회의원이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표결하는 권한은 불가침·불가양의 권한"이라며 "국회의장의 사보임행위는 보건복지위원회에서 국민건강보험법중개정법률안에 대해 심의·표결할 청구인의 권한을 침해한 것"이라는 반대의견을 유일하게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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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법 48조 6항 신설은 '반성적 고려' = 문제는 김홍신 의원 사건 발생 후 국회가 국회법을 개정했다는 점이다. 개정된 국회법 제48조 6항은 '위원을 개선할 때 임시회의 경우에는 회기 중에 개선될 수 없고, 정기회의 경우에는 선임 또는 개선 후 30일 이내에는 개선될 수 없다. 다만, 위원이 질병 등 부득이한 사유로 의장의 허가를 받은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회가 이렇게 법을 개정한 것은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당시 국회 관계자는 "원내내표가 법사위에 있던 위원을 예결위로 배속시키는 등 말 잘하는 위원들을 이 위원회에 있던 위원을 저 위원회로 옮기는 돌려막기가 자주 이뤄지면서 전문성이 떨어졌다"며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임시회 동안은 다른 데 가지 말고 그 위원회에 있게 함으로써 전문성을 유지하기 위해 법이 개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국회법 조항이 중요한 이유는 판례변경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따라 재판간 정족수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만약 오 의원 사건이 김홍신 전 의원 사건과 같은 사안이라면 판례변경에 해당하므로 인용 때 재판관 6명의 찬성이 필요하다. 반면 국회법 제48조 6항 신설로 인해 다른 사건으로 다뤄진다면 판례변경이 아니므로 재판관 5명(7인 심리 땐 4명)으로도 인용이 가능하다.

 

황정근(58·사법연수원 15기) 법무법인 소백 변호사는 "법이 개정됐기 때문에 과거 헌재의 결정과는 사례가 달라 관련 판례가 없는 셈이기에 이번에 헌재가 새롭게 판단할 문제"라며 "국회법 제48조 6항 단서의 예외조항은 본인이 원할 경우에만 적용된다고 해석해야 하기 때문에 오 의원 사건에 적용될 수 없다"고 말했다.

 

결국 헌재가 과거 사건을 선례로 볼 것인지, 제48조 6항의 의미를 무엇으로 볼 것인지에 따라 선례 변경이 되느냐 의결정족수가 몇 명이 되느냐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그 후

"임시회 회기 중에는 개선 제한“

국회법 개정

 

◇ 일부 헌법전문가들, "국회의원 권한침해" = 워낙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이라 대다수 헌법전문가들은 말을 아끼고 있다.

 

허영 경희대 석좌로스쿨 교수는 "주체가 의원 본인이 되어 본인의 사정으로 인해 사보임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예외조항이지, 원내대표가 자신의 뜻에 맞지 않는다고 사보임을 시키라는 취지가 아니다"라며 "법규정을 잘못 해석하는 것은 국회의원의 자유위임 정신에 위배된다"고 했다. 

 

헌법연구관 출신인 노희범(53·27기) 법무법인 제민 변호사는 "당론과 달리 의결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는 위원을 교체하기 위해 예외조항을 둔 것이 아닌 만큼 헌재가 이번 사건에서 종전 결정을 재고할 여지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의 한 로스쿨 교수는 "중요한 것은 원내교섭단체대표의 요청으로 국회의장이 승인을 했느냐는 것인데, 해당 요건이 충족됐으므로 국회법에 합치되는 만큼 오 의원의 사례에 예외조항이 적용되는 것에는 문제가 없다"며 "이번에도 헌재는 과거와 같은 결정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현재, 국회법 제48조6항 의미 해석이

 변수가 될듯

 

◇ 권한쟁의 결과가 패스트트랙 지정에 미치는 영향은 =헌재가 오 의원의 권한쟁의심판을 받아들이더라도 여야 4당의 주도로 이뤄진 패트스트랙 지정에는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헌재는 2009년 미디어법의 국회 통과와 관련해 '절차에 문제가 있으나 결과는 유효하다'는 결론을 내린 적이 있다. 한상희 건국대 로스쿨 교수는 "절차에 하자가 있다고 하더라도 국회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정당하게 의결이 이뤄졌기 때문에 패스트트랙 지정을 무효로 한다든지, 법의 효력을 부정할 정도의 절차 하자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다른 변호사도 "권한쟁의심판은 사보임으로 인한 권한침해를 무효로 해달라는 취지이기 때문에 사보임을 원상회복시키는 것이지 보임된 다른 의원이 결정한 후속절차까지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장영수 고려대 로스쿨 교수도 "절차상 위헌이 있더라도 만들어진 법률이 위헌이라고 할지는 별개 문제일 수 있다"며 "또한 권한쟁의심판과 위헌법률심판은 정족수가 다르기 때문에 권한쟁의심판이 내려지는 시기와 정족수 등에 따라 실제로 위헌성은 인정되더라도 패스트트랙으로 만들어진 법률은 유효하다는 결정을 내릴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고 했다.

 

다른 교수는 "사보임이 무효가 되면 패스트트랙 지정도 무효가 된다. 다만, 이후 절차를 어떻게 바로잡을지는 국회가 결정할 몫"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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