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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날 특집

[법의날 특집] 법률신문 명예기자 출신 변호사 ‘4인방의 수다’

“변호사는 끝이 아닌 시작… 판단할 때 더 신중해져”

최근 몇년 동안 '청년변호사'라는 키워드는 법조계의 화두다. '법조인'이라는 일생의 꿈을 이룬 성취감도 잠시, 치열한 법률서비스 시장을 뚫어내야만 하는 중차대한 짐을 어깨 위에 짊어 져야하기 때문이다. 본보는 '제56회 법의 날'을 맞아 법조계의 미래인 젊은 변호사 4명을 초청해 '청변들의 수다'라는 주제로 방담(放談)을 나눴다. 모두 본보 명예기자 출신 변호사들이다. 다른 배경을 가졌지만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변호사로서 그들은 많은 공감대를 갖고 있다. 업무와 생활, 행복과 보람, 고민 등 그들이 쏟아낸 진솔한 삶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 방담 참석자(가나다 순) ◆  
  • 고지운(41·변호사시험 1회) 변호사
  • 박주현(40·변시 2회) 변호사
  • 오지헌(38·변시 1회) 변호사
  • 천수이(34·변시 5회) 변호사
  • 이순규 본보 기자(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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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규 기자(사회) = 법의날 특집 방담 '청변들의 수다'에 참석해 주셔서 감사하다. 짧게 자기 소개를 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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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규 기자

 고지운 변호사(이하 고변) = 이주민지원공익센터 감사와동행(이하 '감동')에서 근무한다. 이주민(주로 이주노동자, 가정폭력·성폭력 피해 이주여성, 그리고 이주아동, 난민)에게 무료 소송지원, 법제도 개선활동을 하고 있다. 법률신문 로스쿨 명예기자 1기다.

 

박주현 변호사(박변) = 나도 1기 명예기자 출신이다. 국세청 국세공무원교육원 전임교수, 청와대 특별감찰관실 감찰담당관, 국회부의장 정책보좌관·법률비서관, 암호화폐거래소 후오비(Huobi) 법무실장을 거쳐 법무법인 광화에서 일하고 있다.

 

천수이 변호사(천변) = 명예기자 2기로, 현재 건설소송을 전문으로 하고 있는 법률사무소에서 일하고 있다. 

 

오지헌 변호사(오변) = 고려대 로스쿨 졸업 후 법무법인 원에서 변호사 일을 시작해 현재까지 8년째 근무하고 있다. 올해 워킹파트너가 되었다. 명예기자 1기 출신이다.

 

별도 증명 없어도

일단 법조인이면 사회서 인정해 줘


사회 = 법조인이 되고 나서 이전과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

 

박변 = 별도 증명이 없더라도 일단 법조인이면 사회에서 인정을 받는 것 같다. 법조인이 되기 전에는 어떤 집단이나 사람으로부터 인정을 받으려면 장점이나 능력을 어필해야 하는데 그 과정을 생략할 수 있는 것 같다. 

 

천변 = 불면증이 심해졌다. 이전에는 실수를 하면 내 인생에만 영향을 미쳤지만 이제는 타인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생각에 불안감도 크고 걱정도 많다.

 

오변 = 어떤 판단을 할 때 좀 더 신중해진 것 같다. 과거엔 직선적이었다면 법조인이 되고 나서는 관점이 좀 더 입체적으로 변한 것 같다. 

 

남의 삶 망칠 수 있다는 생각 들면

불안감·걱정 많아


사회 =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보람된 순간은.

 

고변 = 산업재해 피해 이주노동자가 산재를 인정받아 제대로 치료를 받게 되었을 때다. 그리고 임금 못 받고 추방당할 위기에 놓인 사람을 구금에서 풀려나게 하고 정당한 임금을 받도록 애쓰고 있는데, 그들이 고국으로 돌아가면서 고맙다고 할 때 보람을 느낀다.

 

오변 = 통신비밀보호법 관련 헌법소원 사건, 서울지하철 9호선 운임 관련 행정소송, 아시아여성대학(AUW) 지원활동, 모교 리걸클리닉 활동지원 등이 보람된 기억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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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운 변호사 · 박주현 변호사

 

사회 = 법조에서 일·가정 양립 여건은 어떤지.

 

박변 = 개업한 지금은 출·퇴근 조정이 가능해서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다. 다만 집에서 일을 하면 효율이 조금 떨어지는 단점이 있는데, 아들과 아내를 보는 즐거움에 기꺼이 감수하고 있다.

 

고변 = 개인시간이 거의 없다. 이주민 지원활동 특성상 외부 출장도 많고 외부단체와 협력하는 일이 많다. 제가 일하는 이주분야에서는 일·가정 양립 여건이 그리 좋다고는 할 수 없다.

 

오변 = 7살, 5살 두 아들을 키우고 있는데, 임신과 출산을 직접 경험해야 하는 여성 법조인들에 대한 공감·배려는 여전히 부족한 것 같다. 남성 법조인들 입장에서도 이전 세대보다 육아참여도가 높아졌기에 업무와 육아를 병행하는 데에 애로점들이 많다.

 

변론 맡은 이주노동자,

산재인정 받았을 때 가장 보람

 

사회 = 최근의 고민은 뭔가.

 

천변 = 예전에는 변호사가 되면 끝이라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무엇인가 더 해야 된다는 고민이 있다. 박사과정에 입학하고 보니 정말 많은 이들이 박사과정을 이수하더라. 주변에도 3~4년차 돼 가는 변호사들이 진로를 고심한다.

 

박변 = 결혼 후 아이도 생겼는데, 가정에 할애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일과 가정의 양립이 쉽지 않다. 또 변호사 외의 직역에 언제쯤 도전하면 좋을지도 고민이다.

 

오변 = 30대 초반에 일을 시작해서 워킹 파트너가 되기까지 열심히 달려왔다. 이제는 주어진 임무만 완수할 시기는 지났고, 나만의 커리어를 만들어 갈 시기라고 생각한다. 일종의 '모드전환'이 필요한 시기다. 또 변호사의 역할을 수행하며 사회에 끼칠 수 있는 영향력도 고민한다. 

 

고변= 센터 활동을 하며 현장에 가야되는 경우가 더러 있는데 체력적으로도 힘들고 센터의 재정상황도 좋지 않다. 공익전담 변호사를 지원하는 후배들도 저처럼 일을 하게 돕고 싶고, NGO처럼 다양한 유형의 공익 활동 모델들을 만들고 싶은데, 현실은 녹록하지 않다. 또 센터를 위해 홍보를 비롯한 다양한 일들을 해야 되기 때문에 고민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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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헌 변호사 · 천수이 변호사

  

사회 = 요즘 관심사는 무엇인지.

 

오변 = 올해 들어 스포츠, 예술 분야에 관심이 커졌는데, 마침 관련 사건들도 맡게 돼 즐거운 마음으로 일하고 있다. 앞으로는 개인적 관심사 수준을 넘어서 업무상 접점을 만들어 보려고 한다.

 

박변 = 블록체인과 관련법에 관심이 크다. 암호화폐 관련법이 사실상 전무하다. 필드에서 느끼는 거래소와 투자자들을 둘러싼 피해양상이 엄청나다는 것을 느낀다. 

 

고변 = 농축산업 이주노동자의 성폭력 피해상황·주거권 개선 등에 관심이 많다. 

 

쉽지않은 일·가정 양립

 여성법조인에 배려 아쉬워

 

사회 = 올해로 로스쿨 도입 11년째다. 로스쿨 출신 변호사가 보는 로스쿨 제도의 개선점이 있다면.

 

오변 = 가장 크게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리걸클리닉' 수업이다. 나는 1기여서 리걸클리닉 활동을 자유롭게 했지만 요즘은 예전에 비해 활동이 많이 위축됐다. 리걸클리닉의 의미를 체감하는 실무진들이 수업을 많이 맡으면 좋을 것 같다. 또 리걸클리닉을 직접 경험한 1·2기 졸업생들을 활용해도 좋겠다. 

 

천변 = 로스쿨생 중에는 학교 졸업 뒤 고액 학원에 다니고도 변호사시험에 합격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법학 교육을 교수들에게만 맡기는 것이 옳은지 고민이 필요하다. 사실상 대학교와 똑같은 교육을 제공하며 다른 결과를 바라기도 어려운 일이다. 실무가 출신 교수를 더 많이 투입해야 된다. 지난 10년을 되돌아보며 로스쿨 교육을 정상화하고, 입학자 수 조정 등 현실적인 방안들을 마련할 시점이다. 

 

박변 = 로스쿨은 이미 모순점을 안고 시행된 제도이기 때문에 슬기로운 극복 과정이 필요하다. 또 로스쿨 제도를 통해 기득권을 얻은 사람들이 이익을 과감하게 내려놓을 필요도 있다. 로스쿨 제도의 문제들에 대해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장이 열려야 하는데 지금은 제대로 된 논의가 안 되고 있다. 이런 문제들을 개선하지 않는다면 로스쿨 개혁은 불가능하다.

 

고변 = 로스쿨 도입 취지는 과거 사법시험 병폐인 고시 낭인을 없애고 암기 위주의 방식을 벗어나 폭넓은 사고를 키우며, 보다 전문적이고 다양한 분야로 법조인의 활동영역을 넓히고 경쟁력을 갖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전문성 제고 및 충실한 학사 운영을 위해 기존 3년 학제를 4년(3+1년)으로 개선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 때 비용문제는, 법률서비스의 공공성 측면(기존 정부 설립의 사법연수원 방식 등)을 고려할 때 결국 법조인 양성과 관련한 비용은 어느 정도 국가가 관여하고 부담해야 한다고 본다. 

 

나만의 커리어 만들 시기

 일종의 ‘모드전환’ 필요해

 

사회 =법률신문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천변 = 청년 변호사들의 이야기가 많이 실려도 좋을 것 같다. 아무래도 내가 아는 사람이나 대학이 나오면 더 눈길이 간다. 또 다양한 직역의 변호사들의 이야기를 실어주면 좋을 것 같다. 개업을 할 때 생기는 문제, 공익단체활동을 할 때의 문제처럼 선배 변호사가 후배에게 해줄 수 있는 말을 실어주면 좋겠다.

 

박변 = 법률신문에서 세미나를 기획해도 좋을 것 같다. 개업을 하는 법, 사건 수임을 잘하는 법 들을 가르쳐주는 곳이 없다. 혹은 법률신문의 유료 강의를 조금 할인된 가격에 제공해도 좋을 것 같다.

 

고변 = 실무수습을 하지 않는 변호사들에게 서면을 쓰고 소송을 진행하는 방법에 대해 짧은 강의를 통한 팁을 전달해줄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날아라 청변' 코너 외에도 한 인물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코너에서 젊은 변호사들을 소개해주면 좋겠다. 

 

오변 = 이슈가 된 판결이나 개정 법령 같은 양질의 정보들은 앞으로도 유지됐으면 좋겠다. 또 하나의 이슈를 고집스럽게 다루며 각계의 의견을 교환하는 공론의 장을 열어주었으면 좋겠다.

 

로스쿨 제도의 문제점 터놓고

‘이야기할 場’ 열렸으면

 

사회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은.

 

박변 = 법률신문 명예기자는 다양한 경험과 경력을 쌓게 해준 첫 출발점이었다. 그 좋은 경험과 인연이 지금도 계속돼 많은 도움을 얻고 있다. 법률신문도, 저도 파이팅! 

 

고변 = 공익전담 변호사가 현실적으로 체력적·경제적 어려움이 있고 여러 한계가 있지만 좋은 선·후배가 있어결코 외롭지 않다. 공익전담 변호사를 꿈꾸는 후배님들이 있다면 열정을 가지고 자신있게 활동을 시작하셔도 좋을 것 같다.

 

천변 = 로스쿨 제도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가려면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 사회곳곳에서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줘야 한다. 저 역시도 지금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겠다. 

 

오변 = 2012년 7월경 '좌충우돌' 로스쿨 출신 변호사 고군분투기라는 제목의 인터뷰 기사가 법률신문에 실린 적이 있는데, 이렇게 약 7년 후에 또 다시 인터뷰 기회가 생겨서 참 감회가 새롭다. 앞으로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미국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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