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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변호사협회

변시 합격자 발표 앞두고 변협 로스쿨 갈등 표면화

대한변협 "변호사 무분별 증원 반대… 법조인접 직역 통폐합" 촉구
로스쿨생 "신규 변호사 통제 말고 변시 자격 시험화 하라" 맞불
같은 장소서 동시 집회… 출동 경찰 바리게이트 치고 경계까지

오는 26일 제8회 변호사시험 합격자 발표를 앞두고 대한변호사협회와 로스쿨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대한변협이 법조인접직역 통폐합과 변호사 증원 반대 취지의 집회를 열자, 로스쿨생들이 변호사시험 자격시험화를 요구하는 맞불 집회를 여는 등 신규 변호사 배출 수를 둘러싼 변호사단체와 로스쿨 간 갈등이 다시 표면 위로 드러났다.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이찬희)는 22일 오전 서초동 변호사회관 앞에서 법조인접직역의 정비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그런데 이날 같은 장소에서법학전문대학원 원우협의회와 법조문턱낮추기실천연대(이하 법실련)가 공동주최한 변호사시험 자격시험화 촉구 및 대한변협 규탄 집회가 동시에 열렸다. 양 집회 참가자간 충돌을 우려해 경찰이 출동해 바리게이트를 치고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상황까지 빚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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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집회가 동시에 같은 장소에서 열리면서 두 집회 모두 진행이 원활하지 못했다. 서로의 주장이 뒤얽히는 상황이 연출됐다. 이 협회장이 서로 한 사람씩 돌아가며 발언을 할 것을 제안하면서 정리가 되는 듯 했으나, 이 협회장 발언 도중 원우협의회 측에서 삭발식을 진행하면서 구호를 외쳐 질서는 오래 가지 못했다. 

 

이 협회장은 이날 "변호사 합격자 숫자를 조금 늘이고, 줄이고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라며 "단지 내가 합격하고자 하는 것보다 좀 더 큰 틀에서 우리 법조계가 바로 가고, 어떻게 가야하는지를 생각해봐야 할 시간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사회가 바로 세워가는 과정에서 로스쿨 제도의 올바른 정착을 위해서 대한변협과 법전원협의회, 법무부 간 상설협의체를 만들어 로스쿨을 바로세우고 우리 법조계를 바로 세우는 과정에 대한변협이 앞장서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나 원우협의회 측 전남대 로스쿨 7기생 양필구씨와 이경수 법실련 대표는 이 협회장 발언 도중 삭발을 하며 "법무부는 약속대로 변호사시험을 자격시험으로 운영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기 시작했다. 

 

이 협회장 발언이 끝난 뒤 대한변협 측에서는 김용주(63·사법연수원 14기) 전국지방변호사협의회 회장이 나와 자유발언을 하고, 왕미양(51·29기) 대한변협 사무총장이 지난달 19일 발표한 대한변협 성명서를 낭독했다. 이어 "유사직역 통합하라" "법조인력 바로잡자" "무분별한 변호사 증원 반대한다"고 삼창을 한 뒤 해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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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우협의회 측은 해산하는 변호사들에게 "후배들의 간절한 목소리를 들어달라"며 "유사직역 통폐합이 있어야 변호사 숫자를 늘릴 수 있다고 하는데 그 또한 납득하기 어렵다. 관련 직역을 통폐합하기 위해서는 변호사 증원이 선결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한변협의 집회가 끝난 뒤에도 원우협의회 측은 집회를 이어갔다. 

 

이들은 "로스쿨의 존립을 흔드는 것은 기성 변호사들의 욕심과 그에 편승한 법무부의 '신규변호사 수 통제' 때문"이라며 "법무부와 대한변협은 로스쿨 교육이념과 도입취지를 실현할 수 있는 변호사시험 합격자 결정을 위한 자격 검정기준을 마련하라"고 주장했다. 이어 "어떠한 합리적 기준도 없는 주먹구구식 합격자 결정을 통해 변호사시험 응시기회를 잃어버린 '변호사시험 평생응시금지자'들의 구제방안을 마련하라"며 "로스쿨 교육 정상화를 위해 변호사시험과 관련된 모든 업무를 '법무부 변호사시험관리위원회'에서 '교육부 법학교육위원회'로 이관하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전문직양성기관의 자격 취득 규정과 달리 변호사시험법에는 최종합격을 위한 합격점 자체가 명시돼있지 않은 부작위가 있다"며 법무부의 행정입법부작위 등에 대해 헌법소원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로스쿨협의회(이사장 김순석)은 이날 대한변협의 집회에 대해 "기존 변호사의 특권을 지키기 위한 변호사시험 합격자 축소 주장에 유감을 표한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전국 25개 로스쿨 원장 일동은 이날 성명을 통해 "대한변협은 기존 변호사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주장에 앞서 대국민 법률서비스 향상을 위한 노력을 먼저 해야 한다"며 "신규변호사의 취업률이 90% 이상이라는 사실은 사회적으로 신규 변호사가 부족하다는 반증"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한변협은 신규 법조인력 확대를 통해 다양한 직역 진출을 모색하고 유사 법조직역 정비를 위한 초석을 마련해야 한다"며 "대한변협이 로스쿨 도입 취지를 무시한 채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의 축소를 주장하면서도 유사직역 통폐합을 논의할 때는 로스쿨의 협조를 요청하는 등 이율배반적인 형태에 분개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로스쿨 교육 정상화를 위해서는 변호사시험의 적정 합격률이 보장돼야 한다"며 "로스쿨의 입구(입학)뿐만 아니라 출구(변호사시험 합격)도 확대해 어렵게 로스쿨에 입학한 자들에게 희망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장호·이순규 기자   jangho·soonlee@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