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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순방' 文대통령, 문형배·이미선 헌법재판관 임명 '전자결재' 재가

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된 첫 대통령 몫 재판관
19일부터 임기 곧바로 시작… 헌재 6기 재판부 완성
한국당·바른미래당 반대 속 임명 강행… 정국 경색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문형배(53·사법연수원 18기)·이미선(49·26기) 헌법재판관을 임명하면서 헌법재판소 '6기 재판부'가 최종 완성됐다. 


그러나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주식거래 논란' 등을 이유로 이 재판관 임명에 적극 반대하는데도 불구하고 임명을 강행해 정국은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에 휘말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두 재판관은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된 최초의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으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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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 헌법재판관 3명으로 늘어나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은 19일 낮 12시 40분(한국시간) 문형배,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임명을 재가했다"며 "헌법재판관의 공백이 하루라도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국빈방문 중인 우즈베키스탄에서 전자결재를 통해 두 헌법재판관의 임명을 결재했다"고 밝혔다.

두 재판관의 임기는 이날부터 바로 시작되며, 취임식은 이날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헌재 청사 대강당에서 열릴 예정이다.

경남 하동 출신인 문 재판관은 진주 대아고와 서울대 법대를 나왔다. 1986년 제28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군 법무관을 거쳐 1992년 부산지법 판사로 임관했다. 이후 창원지법 부장판사, 진주지원장, 부산고법 부장판사, 부산가정법원장 등 줄곧 부산·창원·진주 등에서만 근무한 지역법관 출신이다.

문 재판관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헌법이 대한민국의 '집'이라면, 헌법재판관은 그 집의 '문지기'와도 같다"며 "헌법재판관에 임명된다면 동료 재판관들의 견해에 귀를 기울이고 열린 마음과 겸손한 자세로 토론하는 한편 외부의 다양한 시각에도 열린 자세로 대해 헌재 결정이 사실성과 타당성을 갖추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생의 대부분을 지방에서 살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헌법에서 선언한 지방분권의 가치가 최대한 실현될 수 있도록 해 균형있는 국민경제의 성장과 안정을 이루는 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강원 화천 출신인 이 재판관은 부산 학산여고와 부산대 법대를 졸업했다. 1994년 제36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1997년 서울지방법원에서 판사 생활을 시작한 뒤 서울지법 북부지원, 청주지법, 수원지법, 대전고등법원에서 판사생활을 했다. 2010년에는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지냈으며 이후 수원지법 부장판사를 거쳐 2017년 서울중앙지법에 부임했다. 대법원 재판연구관 시절 근로조 조장을 맡아 통상임금 사건 등에 대한 연구를 수행한 노동사건 전문가로 평가 받는다.

이 재판관 임명에 따라 여성 헌법재판관은 이 재판관을 비롯해 이선애(52·21기)·이은애(53·19기) 재판관 등 3명으로 늘어나 전체 재판관의 3분의 1을 점하게 됐다. 이 재판관은 청문회 당시 가장 중요한 인권 이슈로 '양성평등' 문제를 꼽으며 "헌법재판관이 된다면 실질적인 양성평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 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 앞서 지난달 20일 문 대통령은 전날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 서기석(66·11기)·조용호(64·10기) 재판관의 후임으로 두 재판관을 지명하고, 26일 인사청문요청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헌재를 구성하는 9명의 재판관 중 3명은 대통령이 임명하고, 3명은 국회에서 선출, 3명은 대법원장이 지명한 사람을 대통령이 임명하게 돼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위원장 여상규)는 지난 9일과 10일 문 재판관과 이 재판관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각각 열었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원칙적으로 국회는 인사청문요청안이 제출된 날부터 20일 안에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해 대통령에게 보내야 한다. 보고서가 기간 내에 채택되지 않으면 대통령은 10일 이내의 범위에서 기간을 정해 보고서 채택을 요청할 수 있으며, 그래도 국회가 보고서를 보내지 않으면 곧바로 헌법재판관으로 임명할 수 있다. 대통령이 지명하는 헌법재판관은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하지만 국회 임명 동의는 필요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사청문회 이후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문 재판관에 대해서는 '적격' 판정을 내린 반면, 이 재판관의 임명은 거세게 반대하면서 법사위는 보고서 채택 시한을 넘겼다. 이에 따라 지난 16일 문 대통령은 국회에 두 재판관에 대한 보고서를 18일까지 송부해달라고 요청했다. 대통령이 임명 내정한 헌법재판관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아 대통령이 다시 보고서 채택을 요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법사위는 18일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소속 위원 9명만 참석한 가운데 전체회의를 열고 문 재판관에 대해서만 보고서 채택을 시도했으나 의결정족수 미달로 실패했다. 국회법상 위원회가 안건을 의결하려면 재적위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위원 과반수의 찬성이 필요한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문 재판관 뿐만 아니라 이 재판관 보고서도 동시에 채택해야 한다"며 회의 참석을 거부한데다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도 다른 일정을 이유로 회의에 불참했기 때문이다.

2005년 7월 모든 헌법재판관으로 인사청문 대상이 확대된 이후(2000년 인사청문제도 도입 당시에는 국회가 선출하는 재판관만 인사청문 대상이었다) 기존의 대통령 몫의 헌법재판관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는 인사청문회 당일 또는 늦어도 사흘 안에는 모두 채택됐다. 앞서 지난해 김명수 대법원장이 지명한 이석태(66·14기)·이은애(53·19기) 재판관의 경우 한국당의 반대로 사상 처음으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 없이 헌법재판관에 임명된 사례로 기록된 바 있다.


◇한국당, 대규모 장외집회 예고= 문 대통령이 이 후보자 임명을 강행하면서 여야 갈등은 격화되고 있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그동안 이 재판관에 대한 주식거래 논란 의혹 등을 제기하면서 이 재판관의 자진 사퇴나 문 대통령의 지명 철회를 요구해왔다.

나경원(56·24기)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헌법재판관 9명 중 6명이 문재인 정권 성향의 재판관으로 채워져 이제 더이상 의회 내에서 법 개정 투쟁에 매달릴 이유가 없다"며 "우리법연구회와 민변 등 철저한 코드 사슬로 엮여있는 이 재판관 임명은 좌파 독재의 마지막 키"라고 비판했다.

특히 제1야당인 한국당은 20일 서울 광화문에서 문재인정부의 국정운영을 규탄하기 위한 대규모 장외집회를 열기로 했다. 이를 위해 한국당은 전국 253개 당원협의회에 '총동원령'을 내리는 등 1만여 명의 당원과 지지자들을 동원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바른미래당도 그동안 이 재판관에 대한 지명 철회와 청와대 인사라인 경질을 요구해온 만큼 한국당과 대여 공세에 보조를 맞출 것으로 보여 당분간 국회 운영이 마비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여당인 민주당은 "한국당의 정쟁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고 맞받아쳤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재판관 임명은 국회 인사청문회법에 따른 적법한 절차"라며 "오히려 법을 어기면서 청문보고서 채택을 거부한 것은 한국당"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당은 청와대가 정당한 절차에 의해 이 재판관을 임명하겠다는 것을 두고 '최후통첩'이니 '굴종의 서약서'라는 정치공세로 일관하고 있다"며 "당장 국회로 복귀해 4월 국회 일정 합의에 응해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검찰은 지난 15일 한국당이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이 후보자 부부를 고발한 사건을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에 배당한 상태다. 금융위원회 역시 이 후보자 부부의 주식거래 의혹 등에 대한 바른미래당의 조사 의뢰와 관련해 한국거래소에 심리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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