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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 판사들 서울중앙지법 대법정에 왜?

‘지식재산권 분쟁 해결’ 국제법관연수 참가 21명

"All rise!(모두 일어서주십시오) This court is now in session(개정합니다)." 

 

17일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서관 417호 대법정에서 이례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영어로 재판 시작을 알리는 소리가 울려퍼지자 세계 각국의 법관들이 우리나라 법복을 입고 법대에 착석했다.

 

사법연수원(원장 김문석)과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 World Intellectual Property Organization) 등이 11일부터 실시한 '지식재산권 분쟁 해결에 관한 국제법관연수'에 참여한 외국법관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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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서울중앙지법을 방문해 우라옥(54·사법연수원 23기) 민사 제2수석부장판사 등 지식재산 전담판사들과 간담회를 가진 뒤 영어로 진행된 모의재판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모의재판이 진행된 사건은 서울중앙지법 지식재산 전담재판부가 심리한 △상표 △저작권 관련 사건에 △특허 사건을 가공한 것이었다. 

 

7명씩 재판부 구성

 상표권 등 분쟁 모의재판 진행


3시간가량 이어진 모의재판은 실제 재판처럼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 정도로 진지했다. 중국과 베트남, 이집트, 가나, 루마니아, 레바논 등 17개국에서 온 21명의 외국법관들은 사안별로 7명씩 돌아가며 재판부를 구성했다. 나머지 참가자는 원·피고 대리인단을 구성했다. 재판부는 대리인단의 치열한 변론을 들은 뒤 법정 뒤에 마련된 별도 대기실에서 합의를 마친 후 판결을 선고했다. 사례에 따라서는 합의에만 30분가량이 소요되기도 했다. 

 

특허권 침해 사건에서는 법관 6대 1로 의견이 나뉘어 다수가 원고의 손을 들어주었지만, 1명은 소수의견을 굽히지 않는 등 참가자들의 열기가 뜨거웠다. 상표권 침해 사건에서는 만장일치로 피고 측 손을 들어줬지만, 세부 논리가 우리나라 대법원 판결과 구성을 달리해 주목을 받았다. 참가자들은 짜여진 각본이 아니라 각자 의견을 따로 준비해 열띤 공방을 벌였다.

 

원·피고, 대리인 치열한 공방

뜨거운 법정 재현

 

특허 침해 사건의 재판장을 맡은 레바논의 파이살 마키(Faysal Makki) 판사는 "사법연수원에서 이론 강의를 열심히 들었고, 모든 준비가 잘 되어 있어 결론을 내리는 데 어렵지 않았다"면서 "만장일치에 도달하지는 못했지만 만족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모의재판을 참관한 한 판사는 "현직 법관들이어서 모의재판 진행이 원활했고 외국 판사들이 우리 법을 적용해 우리 판례에 따라 심리하고 선고를 했는데, 손해배상액 역시 우리 화폐단위로 산정해 이색적이었다"며 "우리 법을 외국 법관들에게 알리는 데 이처럼 좋은 기회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판사도 "외국법관들이 우리나라 법률을 제대로 이해하고 재판을 진행하는 것이 흥미로웠다"며 "우리나라가 특허, 지식재산 관련 분야에서 특히 많은 발전을 이루었다고 생각하는데 세계 법관들에게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인 것 같다"고 했다.

 

전담재판부의 축적 소송노하우

외국판사에 전수

 

법원 관계자는 "서울중앙지법은 2016년 관할 집중으로 지식재산권 침해소송에 대해 심판권을 가진 이후 전문 능력과 경험을 가진 법관들로 지식재산 전담재판부를 구성해 사건을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처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모의재판은 전담재판부가 그동안 축적한 지식재산소송 실무 노하우를 외국 판사들에게 전수하는 기회가 됐다"면서 "외국 법관들이 한국의 지식재산권 법제에 기초해 문제를 해결해 볼 수 있었던 유의미한 시간이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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