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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 군사법원

서기석·조용호 재판관, 6년 임기 마치고 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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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석(66·사법연수원 11기·왼쪽), 조용호(64·10기·오른쪽) 헌법재판관이 18일 6년의 임기를 마치고 퇴임했다. 두 재판관은 2013년 박근혜 당시 대통령이 지명한 재판관이다.

 

두 재판관은 18일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1층 대강당에서 개최된 퇴임식을 마지막으로 재판관 활동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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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재판관은 퇴임사에서 "정치적·이념적으로 중립적인 자세를 견지하면서 열린 시각으로 사회의 진정한 통합과 화합을 이룩하는 것이야말로 이 시대에 헌법재판소가 수행해야 할 역사적 소명이라고 믿었다"며 "역사적 소명을 수행하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하고 고심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조 재판관은 "언제나 날선 헌법적 감각과 신독(愼獨)하는 자세, 균형 잡힌 시각과 열린 마음으로 헌법재판에 임하고자 했다"며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 시장경제 등의 헌법질서와 가치를 헌법재판에서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를 깊이 성찰하고자 했고, 폭넓은 설득력과 미래에도 생명력을 가진 균형잡힌 결정문을 작성하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두 재판관의 후임으로 현직 판사 출신인 문형배(53·사법연수원 18기)·이미선(49·26기) 후보자를 지명해 국회 인사청문회를 마친 상태다. 하지만 이 후보자의 '주식 논란' 등으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이 불발되면서 난항을 겪고 있다. 문 대통령은 국회에 이날까지 두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송부해달라고 요청한 상황이다. 대통령이 임명 내정한 헌법재판관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아 대통령이 다시 보고서 채택을 요청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국회가 인사청문결과보고서를 보내지 않으면 문 대통령은 자신의 판단에 따라 두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강행할 수도 있다. 대통령 몫의 헌법재판관은 국회 인사청문회만 거치면 되고 본회의 동의 절차가 필요 없기 때문이다.

 

다음은 서기석·조용호 재판관의 퇴임사 전문.



△ 서기석 헌법재판관

오늘 이 귀한 자리를 마련해 주시고 참석해 주신 존경하고 사랑하는 소장님, 재판관님들, 연구관님들, 사무처장님을 비롯한 헌법재판소 가족 여러분, 그리고 저의 소중한 가족, 친구, 친지 여러분 모두에게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헌법재판소 가족 여러분! 

 

저는 지금, 재판관으로 6년의 임기를 마치고 퇴임인사를 드리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제가 지난 6년간 온 힘을 다해 일했던 이곳, 제가 지난 6년간 온 힘을 다해 사랑했던 이곳과 헌법재판소 가족 여러분들을 막상 떠나려고 하니 가슴 한 곁이 먹먹해져 옴을 느낍니다.

  

저는 6년 전 헌법재판관으로 취임을 하면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수호하고, 사회적 약자의 기본권을 보장하며, 균형 잡힌 시각으로 다양한 갈등과 이해관계를 조정하여 사회의 진정한 통합과 화합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하고 다짐하였습니다. 

   

지난 6년간 우리 사회는 극심한 정치적·사회적 갈등과 분쟁을 겪었고, 이것이 정제되거나 해결되지 못한 채 헌법재판소로 쏟아져 들어왔습니다. 저는 어느 정파나 이해집단이든 그 주장이 항상 옳고 정의로울 수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하여 저는 사건을 처리할 때마다 정치적·이념적으로 중립적인 자세를 견지하면서 열린 시각으로, 헌법정신에 부합하는 것이 무엇인지, 이 시대, 우리 사회가 공감할 수 있는 가치가 무엇인지, 우리 사회가 추구하는 정의에 부합하는 것이 무엇인지, 우리 사회가 직면한 다양한 갈등과 이해관계를 조정할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를 찾아냄으로써, 사회의 진정한 통합과 화합을 이룩하는 것이야말로, 이 시대에 우리 재판소가 수행해야 할 역사적 소명이라고 믿었습니다. 

  

이러한 역사적 소명을 수행하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하고 고심하였습니다만, 제가 이룬 것은 아무 것도 없고 동료 재판관님들의 업적에 편승만 한 것 같아 송구한 마음이 듭니다.

 

저는 부족한 식견으로 인하여 어려운 사건을 만날 때마다 결심을 하지 못하고 주저하고 시간을 끄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럴 때마다 동료 재판관님들께서 가르쳐주시고 기다려주시고 믿어주셨습니다. 연구관 여러분들은 저의 부족한 지혜와 법률지식을 보완해 주셨고, 우리 직원 여러분들, 특히 제 비서실 직원들은 제가 아무런 불편함이 없이 일할 수 있도록 도와 주셨습니다. 이렇듯 훌륭하신 여러분들과 함께 할 수 있었던 것은 제 인생에 있어 가장 큰 기쁨이자 행운이었습니다. 제가 헌법재판관으로 근무하면서 조금이라도 이룬 것이 있다면 모두 여러분들의 덕분이 아닌가 합니다. 이 자리를 빌려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여러 가지로 부족한 저는 자랑스러운 헌법재판소의 역사에 벽돌 한 장이라도 쌓겠는다는 마음으로 업무에 매진하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주위를 둘러볼 마음의 여유가 없었습니다. 저의 소중한 가족들과 친구·친지들에게 남편으로서, 아버지로서, 친구로서, 후배로서, 선배로서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죄송하다”는 말씀과 함께 “감사하다”, “사랑한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아울러 앞으로는 마음의 여유를 갖고 주위를 돌아보며 봉사하고 희생하는 마음으로 살 것을 약속하겠습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헌법재판소 가족 여러분!

 

저는 연구부장으로 2년 6개월, 재판관으로 6년, 8년 6개월의 헌법재판소 생활을 마치고 이제 여러분들의 곁을 떠나려고 합니다. 돌이켜 보면 재판관으로서 지난 6년의 시간은 저로서는 영광되고 보람된 나날이기도 하였지만 참으로 힘든 나날이기도 하였습니다. 왜 이렇게 임기는 길어서 이 고생을 하는지 원망한 적도 있었습니다만, 어느새 여러분들을 떠날 시간이 되었습니다. 이곳에서 있었던 소중한 추억들, 여러분에 대한 고마운 마음은 잊지 않고 영원히 간직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선배님들의 찬란한 전통을 이어받아 균형 잡히고 헌법정신에 부합하는 재판을 함으로써, 우리 헌법재판소가 국민들로부터 사랑받고 신뢰받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저는 언제 어디서든 제가 사랑했던 헌법재판소와 여러분들의 무궁한 발전을 위해 기도하고 응원하겠습니다. 

 

끝으로 38년 전 법관으로 시작한 공직생활을 헌법재판관이라는 영예로운 자리에서 마무리하게 허락해 주신 하느님의 은총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오늘 이 자리에 이르기까지 저를 성원해 주신 많은 분들과 바쁘신 가운데서도 귀중한 시간을 내시어 저의 퇴임식에 참석해 주신 여러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늘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헌법재판소 가족 여러분 안녕히 계십시오. 감사합니다. 

 

 

△ 조용호 헌법재판관

사랑하는 재판소 가족 여러분! 

 

제가 1978년 사법연수생으로 시작한 41년간의 공직생활을 오늘 헌법재판관으로 마감할 수 있게 되어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제가 헌법재판관으로서 명예롭게 퇴임할 수 있는 것은, 성실하고 책임감 강한 사무처 직원들과 비서실 직원들이 열과 성을 다하여 도와주셨기 때문이고, 뛰어난 능력과 우수한 자질을 갖춘 헌법연구관들이 많은 지혜를 빌려주었기 때문이며, 동료 재판관님들의 풍부한 경륜과 재판소의 사명에 대한 굳은 신념을 공유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평생을 공직자의 아내로서 함께 조심스럽게 살아오면서 저의 건강과 가정을 지켜주신 아내 안혜영 님께 이 자리를 빌어 깊이 감사드립니다. 사랑하는 두 딸 혜원아, 현정아! 너희들이 있어서 행복했고 너희들이 바르고 건강하게 성장해주어서 고맙다. 

 

존경하는 재판소 가족 여러분!

 

“취임사는 꿈으로 쓰고 퇴임사는 발자취로 쓴다”고 합니다. 돌이켜보니 저는 부끄럽게도 특별히 발자취라고 내세울 만한 것이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재판관으로 재직하면서 지향해왔던 바를 말씀드리는 것으로 부족한 발자취에 갈음하고자 합니다.

 

저는 취임사에서도 밝힌 바와 같이, 언제나 날선 헌법적 감각과 신독(愼獨)하는 자세, 균형 잡힌 시각과 열린 마음으로 헌법재판에 임하고자 하였습니다. 국가권력을 통제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한편, ‘자유와 권리에 따르는 책임과 의무를 완수하게 하여’라는 헌법 전문(前文)의 정신을 늘 염두에 두었습니다.

 

‘입법부 또는 행정부가 헌법을 위반하는 것은 하나의 사건이지만 재판관이 이를 승인하면 이는 헌법의 원칙으로 된다’는 경구(警句)를 되새기면서, 입법 또는 행정의 목적이 선의(善意)에 기인한다거나 ‘더 높은 정의를 위하여’라는 명분을 경계하였습니다. 그래서 과잉금지 심사를 함에 있어서는 다수의 사건에서 입법목적의 정당성부터 의심해 보았고, 법익의 균형성과 관련해서는 무엇이 공익이고, 공익과 사익의 비교는 어떤 기준과 방법으로 할 것인지에 대하여 보고연구관들과 자주 토론을 하면서 고민하였습니다.

  

우리 헌법의 궁극의 이념인 ‘인간의 존엄성’을 위한 실천 원리인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 시장경제 등의 헌법질서와 가치를 헌법재판에서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를 천착하면서, 법논리의 전개뿐만 아니라 당해 사안의 본질적인 문제를 깊이 성찰하고자 하였습니다. 

 

최종적으로 결정문을 작성함에 있어서도 폭넓은 설득력과 미래에도 생명력을 가진 균형잡힌 결정문을 작성하고자 노력하였습니다. 법정의견을 집필하든 소수의견이나 반대의견을 집필하든 무미건조한 법논리만의 전개에 그치지 않고 저 나름의 멋내기 등 새로운 시도도 해보았습니다.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선고되면 이제는 재판관이 역사의 심판을 받게 됩니다. 6년 동안 내린 많은 결정에 대하여 역사가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 두려움이 앞서는 한편, 이제는 그 무거운 짐을 벗는다는 홀가분한 느낌도 있습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재판소 가족 여러분!

  

재판소 가족 한분 한분이 헌법 수호의 의지를 가지고 지금까지 해오신 대로 헌신한다면, 헌법재판소는 계속해서 국민으로부터 최고의 신뢰를 받는 국가기관으로 자리매김할 것입니다. 저는 여러분들의 능력과 자질, 그리고 열정을 믿습니다. 퇴임 이후에도 저는 늘 여러분들을 성원할 것입니다. 우리 재판소의 무궁한 발전, 그리고 여러분 모두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여러분들과 함께 근무한 6년이 참으로 행복했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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