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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학자는 길을 묻는 게 아니라 답을 해야”

한국공법학회·사법정책연구원 등 공동학술대회

한국공법학회(회장 김대환)와 사법정책연구원(원장 강현중), 서울대 법학연구소(소장 정긍식)는 12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로스쿨 근대법학백주년기념관 최종길홀에서 '공법의 근본개념들'을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최대권 서울대 로스쿨 명예교수는 '공법학:공법학자가 그 길을 묻는다'를 주제로 기조발제를 하면서 "우리 법학교육에서 관심은 입법의 사후인 행정과 사법에 맞춰져 있다"며 "행정법이나 노동법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주로 입법문제이지 법해석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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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명예교수는 "우리나라에서 법학자들이 법실무가들을 선도하고 그들에게 영감을 주는 수준의 법학을 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법학자들이 구사하는 법학방법론은 빈곤하고, 로스쿨에서는 변호사시험 준비에 유리한 선례나 사례 중심의 법학교육이 지배한다"고 꼬집었다.

 

아직도 외국 판례 등 소개

절실한 문제 해결은 없이


이어 "문헌 자료 등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시절에는 외국 사례를 소개하는 것만으로도 큰 기여로 평가됐지만, 이제는 외국에서 공부한 사람도 많고 인터넷을 통해 어지간한 외국의 사례는 쉽게 접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며 "그런데도 법학자들은 아직도 외국의 학설·판례 등의 소개에 그치고 있고 우리 자신의 절실한 문제 해결은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외국의 사례는 내가 목표로 하는 문제를 푸는 데 힌트나 참고자료가 될 뿐이지 외국에서 이렇게 하니까 나도 그렇게 해야 한다는 결론이 돼서는 안 된다"며 "외국 것을 베끼기만 해도 다 되는 것이라면 우리에게 학문으로서 법학은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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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권 서울대 로스쿨 명예교수가 12일 서울대 근대법학백주년기념관에서 '공법학:공법학자가 그 길을 묻는다'를 주제로 기조발제를 하고 있다.

 

한편 이희준(39·사법연수원 35기) 서울중앙지법 판사는 '대법원판결례로 살펴본 공익 개념' 주제발표에서 "공익 판단은 '국민의 자치'를 정당성의 근거로 삼는 의회가 1차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개인의 자치'를 정당성의 근거로 삼는 법원은 의회나 행정부가 이미 공익 판단 권한을 행사한 후에야 공익 판단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화와 신자유주의로 정치의 영역은 계속해 축소되고, 민주주의가 새로운 변화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종전과 같은 권력분립의 구도만으로는 공평무사한 공익 판단을 기대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베끼기만 해도 된다면

우리학문으로서 법학은 없어


그는 나아가 "법원은 구조적으로 증거조사를 통해 사실을 확인하고 이에 법령을 적용하는 재판을 하도록 돼 있다"며 "현재의 방식으로는 법원이 공익 판단에 적극적인 역할을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평한 공론의 장을 제공하거나 절차법구조화(판단과정과 절차의 공정성을 담보함으로써 그 과정 및 절차를 거쳐 결정되는 사항이 공익에 적합하다고 인정하는 형태의 공익 판단 방식)를 통해 재판에서의 공익이 한발 더 나아가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로스쿨에서는

변시 준비 법학교육이 지배” 지적도

 

이 밖에도 이날 허성욱(46·29기) 서울대 로스쿨 교수가 '공법의 근본개념으로서 자유와 권리'를, 이국운 한동대 법학부 교수가 '공법의 근본개념으로서 민주주의'를 주제로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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