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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이사람

[주목 이사람] 법조인 출신 첫 입법조사처장 김하중 변호사

“입법·정책 지원 위한 최고의 ‘싱크탱크’ 만들 것”

"앞으로 국회에서 법조인의 역할은 그 비중이 나날이 커져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선진국의 입법부에서는 보편화된 현상이죠. 법조인의 한 사람인 제가 국회 내 3대 독립기관 중 하나인 입법조사처의 책임을 맡게 된 것은 우연이 아니라 이 같은 시대적 추세에 따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김하중(59·사법연수원 19기·사진) 신임 국회입법조사처장은 4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법조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처장에 임명돼 개인적으로 영광스럽지만, 한편으로는 무거운 책임감도 느낀다"며 이 같이 말했다. 초대 처장을 지낸 김형성 성균관대 로스쿨 교수와 2대 처장이었던 임종훈 홍익대 법대 교수 등 그동안 법학교수가 입법조사처장을 지낸 적은 두 차례 있었지만, 법조인 출신은 김 처장이 처음이다. 검사로 20년, 로스쿨 교수로 7년, 변호사로 3년 동안 일했던 그는 검사 시절 '체제전환에 따른 과거청산 문제'를 주제로 헌법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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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7년 11월 문을 연 입법조사처는 입법·정책 관련 사항을 조사·연구해 국회의원들과 위원회에 제공하는 의정활동 지원 조직이다. 국회법과 국회입법조사처법에 그 설립 근거를 두고 있다. 입법조사처장은 차관급 정무직 공무원으로, 국회의장이 국회 운영위원회의 동의를 받아 임명하도록 돼 있다. 지난달 20일 취임한 김 처장은 1~2월 국회 파행으로 임명이 다소 지연됐지만, '내정자' 신분으로 충분한 업무 파악을 할 수 있었다. 그는 "시대적 과제인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완성을 위해 국회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고, 이를 위해 국회의원 개개인이 입법자와 국정의 감시·통제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며 고품질의 입법·정책지원 서비스를 통해 '일 잘하는 국회를 위한 국내외 최고의 싱크탱크(think tank)'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의정활동 지원 조직인만큼, 입법조사처의 기능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은 국회의원이나 위원회가 요구하는 사항에 대한 조사·분석 및 회답이다. 가령 국회의원이나 위원회가 입법조사요구서를 작성해 보내면 담당 실·팀에서 조사·분석한 자료를 회답하는 식이다. 입법조사처의 조사 회답은 설립 초기인 2008년 2042건에서 2011년 4829건, 2014년 6114건, 2017년 8365건으로 10년새 4배 이상 늘어났다.


법조인 역할 증대는 시대 흐름


김 처장은 조사 회답과 관련해 가장 중요한 부분은 '정치적 중립성'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전문성이나 적시성 등 입법조사처의 기관 운영 기본 방침 가운데 가장 우선시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정치적 중립성이 무너지면 누가 보고서를 신뢰할 수 있겠냐"면서 "예민한 주제를 담은 보고서의 경우 작성한 입법조사관은 물론 팀장과 실장, 처장까지 엄격하게 검토하는 등 신중에 신중을 거듭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입법조사처가 정치적으로 편향된 내용의 보고서를 냈다'는 주장이나 보도가 나올 때처럼 난감한 경우도 있다고 했다. "조사회답을 요청한 사실도, 회답 내용도 비공개가 원칙일 뿐만 아니라 회답서에는 입법·정책과 관련해 찬성·반대 근거를 모두 담아 보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자기 쪽에 유리한 내용만 골라서 활용할 경우, 저희로서는 그야말로 '벙어리 냉가슴 앓이'를 하게 됩니다. 기관 성격상 숙명적인 부분이라고 할 수 있죠. 그러나 '두려워하지 말고 정확한 내용을 담으라'고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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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김 처장은 국회의 국정감시·통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구상도 꺼냈다. 그는 "현행 국정감사 프로세스 중에는 국감 지적사항에 대한 사후조치 결과를 실질적으로 검토·분석하는 활동이 거의 없다보니, 피감기관들이 국감을 의례적인 행사로 치부하고 사후 조치에 무성의로 일관해 '국감 무용론'까지 제기되고 있다"며 전년도 국감 지적사항에 대한 정부의 시정조치 결과 분석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그는 법률이 제·개정돼 시행될 경우 어떤 효과가 있을지 사전에 평가·분석하는 '사전적 입법영향분석' 시스템을 도입해 입법 수준을 높이는데 기여하겠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의원입법의 급증으로 부실·졸속입법이 늘어나고 있다'는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현재 국회 운영위에는 '각 상임위의 요청'을 전제로 입법조사처가 사전적으로 입법영향을 분석하도록 하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이 계류 중이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입법조사처는 사전적 입법영향분석 기능도 갖게 된다. 그는 "국회법 개정 전이라도 종전부터 해오던, 법 시행 후 문제점 등을 점검하는 '사후적 입법영향분석'은 더욱 확대할 예정"이라고 했다.

 

국회가 '좋은 법률'을 내놓으려면 이를 충실히 뒷받침하기 위한 입법·정책지원은 필수적이다. 현재 입법조사처는 '이슈와 논점' 등 사회적 이슈를 신속하면서도 비교적 간략하게 다룬 것부터 중·장기적으로 큰 주제를 연구한 논문 수준의 보고서까지 다양한 결과물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입법조사처가 미국의 의회조사처(CRS)나 유럽연합(EU)의 입법조사기구(EPRS)처럼 국민들의 신뢰와 사랑을 받는 국가 차원의 싱크탱크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게 김 처장의 진단이다. 그는 "미국 CRS의 경우 우리 입법조사처(126명, 166억원)에 비해 인력면에서는 5배(615명), 예산면에서는 7.5배(1250억원)가량 많다"며 "직원들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조직과 인원 확충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국감 지적 사항 잘 반영됐는지

시정조치 결과 분석 강화해야

 

아울러 김 처장은 "앞으로 입법조사처의 역할과 기능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며 "그래서 법조인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입법조사처에는 김 처장을 포함해 국내외 변호사 자격 소지자 12명이 일하고 있다. 그는 "직원 채용단계에서부터 변호사 자격증을 소지한 사람들에 대해서는 박사학위 소지자에 준하는 예우를 하고 있다"며 "앞으로 변호사들이 입법조사처에 많은 관심을 갖고 지원해달라"고 당부했다.

 

"로스쿨 도입 이후 한 해 평균 1500여 명의 변호사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변호사들이 너무 송무에만 매달려 있지 말고, 활동 영역을 확대할 필요가 있습니다. 입법지원을 하다보면 시야도 넓어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본인이 직접 로메이커(lawmaker, 입법자)가 될 수 있는 가능성도 열려 있는만큼, 입법부에 더 많은 법조인들이 진출해야 합니다. 제가 입법조사처장으로 온 것도 그런 의미 아닐까요."

미국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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