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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2018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12. 상법

가맹계약 해지로 인한 부당이득 반환채권의 소멸시효는 5년
주식매수선택권 부여계약 시 주총에서 정한 조건의 일부 변경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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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상사 판례는 기본법리에 충실한 판례가 많았다. 비슷한 사실관계에 세밀하게 법리가 적용되면서 그 결과에 차이가 생기고 있으며 이러한 경향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아래에서는 2018년 선고된 상거래 및 회사법 분야의 판례들을 살펴본다.



Ⅰ. 가맹계약상 근거 없이 부과되어 지급된 ‘어드민피’가 부당이득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이러한 부당이득 반환채권은 상법 제64조에 따라 5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소멸시효가 완성되는지 여부(적극)(대판 2018.6.15. 선고 2017다248803,2017다248810)
1. 사실관계

피고회사는 ‘피자☆’ 상표, 상호 등을 사용하는 가맹사업자이고, 원고들은 가맹점주이다. 원고들은 2003년경부터 매월 납부한 ‘어드민피(administration fee)’는 가맹계약상 근거가 없는 것으로써 부당이득에 해당하므로 반환할 것을 청구하였다.

2. 판결요지

상행위로부터 생긴 채권뿐 아니라 ‘상행위에 준하는 채권’에도 상법 제64조(상사시효)가 적용될 수 있다. 원고들이 청구하는 부당이득반환채권은 상행위(가맹계약)에 기초하여 발생한 것일 뿐만 아니라, 수백 명에 달하는 가맹점주가 관계되어 있는 등 채권 발생의 경위나 원인 등에 비추어 볼 때 그로 인한 거래관계를 신속하게 해결할 필요가 있으므로 5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소멸시효가 완성된다.

3. 해설

상사시효는 ‘상행위로 인한 채권’에 적용되지만(상법 제64조), 판례는 ‘상행위에 준하는 채권’에 대해서도 상법 제64조를 적용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채권의 발생원인은 상행위이지만 부당이득 반환 등 민법 규정에 근거하여 청구하는 경우에 ‘상행위에 준하는 채권’으로 보아서 상사시효를 적용할 것인가? 판례는 ‘상거래와 같은 정도로 신속하게 해결할 필요성’이 있는지를 기준으로 상사시효의 적용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 이 사건은 거래관계를 신속하게 해결할 필요성이 있다고 볼 것이므로 5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상사소멸시효가 완성한다고 볼 것이다.


Ⅱ. 영농조합법인에 민법상 조합 규정이 준용되는 경우 그 채권자가 각 조합원에게 채무이행을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영농조합법인이 조합원 전원을 위하여 상행위가 되는 행위로 인하여 조합채무를 부담한 경우 조합원들이 연대책임을 지는지 여부(적극)(대판 2018.4.12. 선고 2016다39897)
1. 사실관계

A영농조합법인은 축산물 생산·유통업 등을 영위하는 조합이고, 피고들은 A영농조합법인의 조합원이다. 원고는 A영농조합법인에게 계란을 공급하였으나, 그 대금을 지급받지 못하자 조합원인 피고들을 상대로 물품대금 청구소송을 제기하였다.

2. 판결요지

구 농어업경영체법 제16조 제8항은 영농조합법인의 실체를 조합으로 보고 민법상 조합 규정을 준용하고 있으므로, 영농조합법인의 채권자가 조합원에 대하여 권리를 행사하는 경우에는 민법 제712조에 따라 그 채권 발생 당시의 각 조합원에 대하여 채무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다.

A영농조합법인은 조합원 전원을 위하여 상행위가 되는 행위로 인하여 계란대금채무를 부담한 것이므로, 조합원인 피고들은 상법 제57조 제1항에 따라 연대하여 원고에게 위 물품대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해설

대상판결이 적절히 판시한 것처럼, 어떤 단체에 법인격을 줄 것인지는 입법정책의 문제이다. A영농조합법인은 법률관계의 획일적 처리를 위하여 법인격을 부여받고 있으나 그 실체는 조합이고, 해당 법령에서 민법상의 조합 규정을 영농조합법인에 준용하는 한, 민법 제712조를 포함하여 민법상 조합 규정이 원칙적으로 적용된다. 만일, 정책상의 이유로 조합원의 책임을 제한하기를 원하는 경우에는 근거법령에서 조합원의 유한책임을 명시적으로 규정하여야 할 것이다.


Ⅲ. 신탁회사가 고객보호의무를 위반하여 신탁계약을 체결한 경우 불법행위 손해배상책임을 지는지 여부(적극), 이 경우 채무불이행에 의한 손해배상책임도 지는지 여부(원칙적 소극)(대판 2018.2.28. 선고 2013다26425)
1. 사실관계

원고는 2008년 3월 경 피고은행(신탁회사)으로부터 A회사가 발행하는 신주인수권부사채를 인수하는 특정금전신탁계약의 체결을 권유받고 사채를 인수하였으나 A회사는 2009년 3월 31일 폐업하였다. 이에 원고는 피고은행이 심사의무와 설명의무를 위반하였다고 하면서, 채무불이행을 주위적 청구, 불법행위를 예비적 청구로 하여서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다.

2. 판결요지

신탁회사가 고객을 보호할 주의의무를 위반함으로써 고객이 본래 체결하지 않았을 신탁계약을 체결하게 된 경우, 고객의 손해에 대해서 불법행위 손해배상책임을 지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계약상 채무불이행에 의한 손해배상책임은 지지는 않는다.

3. 해설

신탁계약을 비롯한 금융거래는 본질적으로 ‘계약’에 해당하므로 금융회사의 책임을 논함에 있어서는 계약책임이 원칙이고 불법행위책임은 보조적이 되어야 한다. 복잡한 금융업무의 현실을 고려하면 고객보호의무의 개념을 도출하고 위반 시에 불법행위책임을 인정하는 판례의 태도에는 찬성하지만, 대법원이 채무불이행 책임을 인정한 원심 판단(서울고판 2011나93638)을 배척하고 불법행위책임을 묻는 것에 충분한 근거가 있는지 궁금하다. 신탁계약 체결 시에 신탁회사가 부담하는 심사의무와 설명의무는 신탁계약의 주된 의무에 수반하는 부수의무이고 이를 위반한 것은 채무불이행책임을 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거래에 관한 채권이라도 불법행위 청구에 대해서는 상사시효가 아니라 민사시효가 적용된다는 것은 일관적인 판례이다. 이 점에서 대해서는 특별한 의문이 없다.


Ⅳ. 주권발행 전 주식양수인과 압류명령을 집행한 자 사이의 우열은 확정일자 있는 증서에 의한 양도통지 또는 승낙의 일시와 압류명령의 송달일시를 비교하여 그 선후에 따름(대판 2018.10.12. 선고 2017다221501)
1. 사실관계

원고은행은 ① 2009년 7월 29일 L파트너스(주)에 350억 원을 대여하면서 甲 소유의 A회사 주식 15,000주(‘이 사건 주식’)를 양도담보로 제공받았다. A회사는 2010년 11월 30일 확정일자 있는 증서로 승낙하였다. ② 그 후 이 사건 주식에 대해서 2012년 11월 26일 채권자 대한민국(피고), 채무자 甲, 제3채무자 A회사로 하는 압류통지가 A회사에 송달되었다. 이 사건 주식의 주권은 발행된 적이 없고, 원고은행은 명의개서를 하지 않았다.

2. 판결요지

주권발행 전 주식의 양수인과 동일 주식에 대하여 압류명령을 집행한 자 사이의 우열은 확정일자 있는 증서에 의한 양도통지 또는 승낙의 일시와 압류명령의 송달일시를 비교하여 그 선후에 따라 정한다.

3. 해설

이 사건은 ‘주권발행 전 주식의 양도담보권자와 그 주식에 대하여 압류 또는 가압류 명령을 집행한 자 사이의 우열’이 쟁점인데, 대법원은 주권발행 전의 주식 이중양수인 간의 권리 귀속과 대항관계에 관한 법리를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 주권발행 전 주식양도 시에 회사에 대한 대항력은 주주명부에 의하고, 주식의 이중양수인을 비롯한 양도담보권자, 압류채권자 등 당사자 간의 우열은 확정일자 있는 통지 또는 승낙에 의하는 것이 어느 정도 정리된 법리이므로 대상판결에 대해서는 특별한 의문이 없다.


Ⅴ. 주식매수선택권을 부여하는 주주총회 결의가 있은 후에, 회사가 주식매수선택권 부여 계약을 체결하면서 행사기간 등을 일부 변경하거나 조정한 것이 유효한지 여부(원칙적 적극)(대판 2018.7.26. 선고 2016다237714)
1. 사실관계

피고회사는 2009년 3월 13일 개최된 주주총회에서 원고에게 주식매수선택권을 부여하면서 ① 경과기간 2009년 3월 13일~ 2011년 3월 12일 ② 행사기간 2011년 3월 13일 ~ 2016년 3월 12일으로 정하였다. 그런데 같은 날 체결된 부여계약 제2조 제6항 단서에서는 “다만 경과기간이 지난 후에 퇴직한 경우에는 퇴직일부터 3개월 이내에 행사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하면서 행사기간을 제한하는 규정을 두었다.

원고는 2011년 12월 6일 피고회사를 퇴직하였고 약 3년 후인 2015년 1월 22일 주식매수선택권을 행사하면서 소송을 제기하였다.

2. 판결요지

주식매수선택권 부여에 관한 주주총회 결의는 회사의 의사결정절차에 지나지 않고, 특정인에 대한 주식매수선택권의 구체적 내용은 회사가 체결하는 계약을 통해서 정해진다. 주식매수선택권을 부여받은 자는 계약에서 주어진 조건에 따라 계약에서 정한 기간 내에 선택권을 행사할 수 있다.

3. 해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주총결의에서 정해진 5년의 행사기간을 매수선택권자의 퇴직 시에는 '퇴직일부터 3개월 이내'로 제한하는 부여계약 제2조 제6항 단서 규정의 유효성 여부이다.

생각건대, 상법은 주식매수선택권을 부여하는 주주총회 결의일부터 2년 이상 재임 또는 재직하여야 행사할 수 있다(상법 제340조의4)고 하면서 '경과기간'만을 제한하고 있을 뿐 그 이후의 '행사기간'에 대해서는 회사의 자율적인 결정에 맡기고 있고, 개인 별로 부여되는 매수선택권의 세부적인 내용까지 정관이나 주총을 통해서 빠짐없이 정하기는 곤란하므로, 회사는 주식매수선택권자의 권리를 부당하게 제한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부여계약의 체결을 통해서 행사기간 등을 일부 변경하거나 조정할 수 있다고 본다. 대상판결에 찬성한다.


Ⅵ. 주식회사가 영업의 전부 또는 중요한 일부를 양도한 후 주주총회의 특별결의가 없었다는 이유를 들어 스스로 약정의 무효를 주장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하는지 여부(원칙적 소극)(대판 2018.4.26. 선고 2017다288757)
1. 사실관계

원고는 2014년 9월 경 피고회사로부터 그 자회사(100%)인 중국 ‘A유한공사’의 지분 전부를 양수하였다. 그런데 피고회사는 재산 중에서 실제 가치가 있는 것은 A유한공사의 지분 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거치지 않았다. 다만, 피고회사의 주주 甲(16%), 乙(21%), 丙, 丁, 戊(각 16%), 己(15%) 중에서, 戊를 제외한 나머지 주주들(84%)은 양도계약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확인서를 작성한 사실은 있다.

2. 판결요지

피고회사가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거치지 않은 채 체결한 이 사건 양도계약은 무효이고, 피고회사가 스스로 약정의 무효를 주장하더라도 주주 전원의 동의 등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다면 그 무효 주장이 신의성실 원칙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 피고회사의 84% 주주들이 이 사건 양도계약에 동의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3. 해설

주총결의를 거치지 않은 회사가 스스로 무효 주장을 하는 것을 신의칙에 위반한다는 이유로 배척한다면 영업양도의 경우에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요구하는 상법의 취지가 훼손될 수 있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신의칙 위반으로 보기는 곤란하다. 원심은 주총 특별결의 요건 이상에 해당하는 지분(84%)을 가진 주주가 동의하였으므로 피고회사의 무효 주장은 신의칙에 반한다고 보았으나, 소집통지와 논의절차가 전제되는 주주총회 결의 정족수와 단순한 동의 비율을 같은 선상에서 평가할 수는 없다. 다만, 이 경우에도 거래상대방의 신뢰는 표현책임 등으로 보호할 것이다.


Ⅶ. 법원이 소주주주에게 총회소집을 허가하면서 소집기간을 정하지 않은 경우, 소수주주가 총회를 소집하여야 하는 시기(=총회소집허가결정일로부터 상당한 기간 내), 법원이 선임한 일시대표이사로 하여금 회사를 대표하게 한 것이 감사의 대표권을 규정한 상법 제394조에 위반하는지 여부(소극)(대판 2018.3.15. 선고 2016다275679)
1. 사실관계

甲을 비롯한 원고회사의 소수주주들은 2007년경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이사 1인을 선임하는 주총소집허가결정을 받았는데 이사 1인을 선임해서는 기존 경영진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주총에서 8명의 이사를 선임하였으나(‘2007년 주주총회’), 반대측의 소제기에 의해서 2007년 주주총회결의는 무효 또는 부존재가 확정되었다. 이에 甲측은 7년이 경과한 시점에서 2007년 허가 결정의 내용대로 이사 1의 선임을 위한 주주총회를 개최하여, 2014년 11월 20일 피고를 이사로 선임하였다(‘2014년 주주총회’).

한편, 소수주주인 ○○은 원고회사를 대표할 사람이 없다는 이유로 일시대표이사의 선임을 구하였고, 법원은 2015년 8월 18일 변호사 A를 일시대표이사로 선임하였다.

2. 판결요지

법원이 상법 제366조 제2항에 따라 소수주주의 주총 소집을 허가하면서 총회 소집기간을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은 경우, 소집허가를 받은 주주는 소집의 목적에 비추어 상당한 기간 내에 총회를 소집하여야 한다. 만일 총회소집허가결정일로부터 상당한 기간이 경과하도록 총회가 소집되지 않았다면 소집권한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소멸한다.

상법 제394조 제1항이 규정하는 이사와 회사 간의 소에 관한 감사의 대표권한은 이사와 회사 간에 이해의 충돌을 방지하고 공정한 소송수행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고, 일시대표이사로 선임된 변호사 A가 원고회사를 대표하는 것은 공정한 소송수행을 저해하는 것으로 보기 어려우므로 상법 제394조 제1항은 적용되지 않는다.

3. 해설

가. 법원이 주주총회 소집기간을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은 경우, 법원의 소집결정은 무효라는 견해가 있을 수 있으나, 소집기간을 특정하기 어려운 상황이 있고 가능하면 유효하게 해석해야 하는 원칙을 고려하면, 소집을 허가받은 소수주주는 ‘상당한 기간’ 내에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하여야 한다고 해석할 것이다.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법원의 2007년 소집결정 후 7년이 지나서 개최된 2014년 주주총회는 상당한 기간이 지난 시점에 이루어진 것으로 소집권이 없는 자의 소집에 해당하여 무효로 보았다.

나. 상법 제394조가 이사와 회사 간의 소에서 감사의 대표권을 규정하는 이유는 공정한 소송수행을 위한 것이므로, 공정한 소송수행을 저해한다고 보기 어려운 경우에는 대표이사가 회사를 대표할 수 있다. 공정한 소송수행을 저해하지 않는 경우에까지 감사의 대표권을 고집하는 것은 회사관계를 교착상태에 빠트릴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법원이 선임하는 일시대표이사가 항상 공정한지는 의문이 있다.


Ⅷ.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한 주주가 회사로부터 주식 매매대금을 지급받지 아니하고 있는 동안 회계장부 열람·등사를 청구한 경우,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였다는 사정만으로 회계장부 열람·등사 청구가 부당하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소극)(대판 2018.2.28. 선고 2017다270916)
1. 사실관계

피고회사는 2015년 12월 4일 판매법인으로 전환하기 위하여 제조업을 포기하고 회사 부지와 공장시설을 양도한다는 안건으로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통지하였다. 원고는 피고회사의 발행주식 약 20%를 보유한 주주인데, 사전에 반대의사를 통지하였으나 2015년 12월 18일 개최된 임시주주총회에서 안건이 통과되자, 2015년 12월 23일 주식매수를 청구하였고, 2016년 1월 25일 법원에 주식매수가액 산정을 신청하였다.

2. 판결요지

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한 주주도 회사로부터 주식의 매매대금을 지급받지 아니하고 있는 동안에는 주주로서의 지위를 여전히 가지고 있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상법 제466조 제1항의 회계장부열람·등사권을 가진다. 주주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였다는 사정만으로 회계장부 열람·등사청구가 부당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나.
원고가 주주의 지위뿐만 아니라 채권자의 지위를 함께 가지는 경우에, 원고가 제기한 사해행위 취소소송은 피고회사에 대한 채권자의 지위에서 제기한 것이지 주주의 지위에서 제기한 것으로 보기 어려우므로 사해행위취소소송을 제기한 것을 내세워 회계장부 열람·등사청구를 하는 것은 부당하다.

3. 해설

주주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한 경우에, 매매대금 정산이 되지 않았다하여 의결권, 회계장부 열람·등사 청구권 등을 자유롭게 행사하도록 허용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견해도 있으나, 주주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한 시점에서 해당 주식의 매매계약이 체결된 것에 불과하고(매수청구를 형성권으로 보는 경우), 주식매수의 효과는 실제 대금지급 시에 발생한다고 볼 것이므로, 주주권 행사를 불허하는 명시적인 규정(미국 델라웨어주 회사법 제262조 K항 등 참조)이 없다면, 주식대금을 지급받을 때까지 해당 주주는 의결권 등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볼 것이다.


Ⅸ. 그 밖의 판례
1. 회사가 상인이라고 하여서 그 기관인 대표이사 개인의 상인성이 인정되는지 여부(소극), 대표이사 개인이 회사의 운영 자금으로 사용하려고 돈을 빌리거나 투자를 받은 경우 그것만으로 상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소극)(대판 2018.4.24. 선고 2017다205127)
피고 甲은 D건설(주)의 대표이사였는데, 1999년 2월 8일 T산업(주)의 공장설립자금으로 사용하기 위하여 컨테이너 업자인 A로부터 4억원을 지급받았다. 원고들은 A의 상속인이다. 원고들은 2015년 8월 21일 피고 甲을 상대로 약정금 소를 제기하였다.

상사시효 등 상법의 적용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쌍방당사자 측면에서 상행위에 해당하는지를 모두 살펴보아야 한다. 위의 사례에서 4억원의 지급 행위는 기본적 상행위에 해당하지 않음은 분명하므로 보조적 상행위에 해당함을 본다.

가.
피고 甲의 측면에서 본다. 보조적 상행위는 ‘상인’이 ‘영업을 위하여 하는 행위’이므로 보조적 상행위에 해당하려면 그 행위자의 상인 자격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 대상판결에서 甲은 상인인 D건설의 대표이사가 아니라 개인 자격에서 4억 원을 지급받은 것이므로 영업을 위하여 하는 보조적 상행위로 볼 수 없고 추정할 수도 없다.

한편, 甲 개인의 영업준비행위로 인정되는지 여부는 별개의 문제이다. 대법원은 4억 원을 지급받은 사정만으로 甲의 영업준비행위로 볼 수 없다고 하였으나, 이 정도의 금액을 공장 설립에 투자하면서 단순히 개인 차원에서 투자받았다고 볼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나.
원고의 입장에서 상행위가 될 수 있는지 본다. 대법원은 피고와 A(원고의 피상속인)가 고향 선후배로 친분이 두터웠던 사실 등에 비추면 A는 개인 자격에서 자금을 투자하거나 지급한 것으로 보았다. 사실관계에 대한 판단이고 그 이유의 적시가 충분하므로 특별한 의문은 없다.

2. 주주평등의 원칙을 위반하여 회사가 일부 주주에게만 우월한 권리나 이익을 부여하기로 하는 약정의 효력(원칙적 무효)(대판 2018.9.13. 선고 2018다9920,9937)

원고회사는 2005년경 주주인 피고로부터 4억 원의 운영자금을 조달하면서 피고에게 ‘임원 1명의 추천권’을 주었으나, 그 직후 피고가 임원추천권을 행사하지 않는 대신 피고에게 매월 200만 원을 지급하기로 하였다. 원고는 이러한 지급약정은 “일부주주에게만 자문료 등을 지급하는 것으로 주주평등의 원칙에 위배되어 무효이다”고 주장하면서 부당이득 반환을 청구하였다.

같은 사실관계에 대해서 2017년 대법원은 피고의 임원추천권은 ‘계약상의 특수한 권리’일뿐 ‘주주의 권리’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임원추천권을 포기하고 받은 월 200만원은 주주의 권리행사에 관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한 바 있다(대판 2017.1.12. 선고 2015다68355).

이 사건은 같은 사실관계를 다루고 있으나 쟁점은 주주평등원칙의 위반 여부이다. 1심과 원심은 자문료는 재정난에 처한 원고회사를 지원한 대가이므로 주주평등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고 하였으나, 대법원은 원고가 피고로부터 빌린 4억 원을 모두 갚아서 피고의 채권자의 지위가 소멸한 후에도 매월 200만원이 지급된 것은 주주평등의 원칙에 위반한다고 판단하였다.

3. 상법 제359조(주권의 선의취득) 단서에서 정한 ‘악의 또는 중대한 과실’ 판단의 기준 시기(=주권의 취득 시기), 주식 양도인이 무권리자임을 의심할 만한 사정이 있는데도 이에 대하여 상당하다고 인정될 만한 조사를 하지 않은 경우 ‘중대한 과실’이 인정되는지 여부(적극)(대판 2018.7.12. 선고 2015다251812)

甲은 △△일보의 회장으로 근무하던 2012년 12월 31일 피고신문사가 발행한 이 사건 주식 60,000주를 매수하면서 그 매수인 명의를 피고신문사의 대표이사인 乙로 하였다. 乙은 2014년 3월 5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피고신문사의 대표이사에서 물러나게 되자, 회사 금고에 보관되어 있던 주권을 가져가 원고에게 매도하였다. 원고는 2014년 4월 10일 乙로부터 이 사건 주식을 매수하였고 주권을 양도받았다.

주권의 선의취득은 양도인이 무권리자, 무권대리인, 무처분권자 등인 경우에 적용된다.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명의수탁자 乙을 무권리자로 보아서 선의취득 양도인에 포함하고 있다. 한편 대상판결은 무능력자도 양도인의 범위에 포함되는 듯한 판시를 하고 있으나 무능력자의 경우에는 무능력자 보호를 우선으로 하여야 하므로 양도인 범위에서 배제하는 것이 타당하다.

4. 기업인수계약에서 매도인이 대상회사의 상태에 관하여 사실과 달리 진술·보증을 하여 매수인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채무불이행 책임이 성립하는지 여부(적극)(대판 2018.10.12. 선고 2017다6108)

기업인수계약서에 진술·보증 조항과 함께 그 위반 시 손해배상 조항이 함께 있다면, 그 조항에 따라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여야 하고, 무과실책임인지 아니면 민법 제390조 단서가 적용되는 과실책임인지는 계약 내용에 따라서 결정해야 한다.

이와 달리 계약서에 진술·보증 조항만 있고 그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조항이 없다면, 민법 제390조를 비롯한 관련 규정들에 따라 채무불이행 책임의 성립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

5. A주식회사 대표이사인 피고인이 주주총회에서 특정 의결권 행사를 독려하기 위한 방법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는 주주들에게 상품교환권 등을 제공한 행위가 ‘주주의 권리행사에 관한 이익공여의 죄’(상법 제634조의2)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대판 2018.2.8. 선고 2015도7397)

같은 사안에 대해서 A주식회사의 행위는 주주의 권리행사와 관련한 이익공여에 해당하며, 그에 따른 주주총회의 이사선임 결의의 하자를 인정한 대법원 판결이 이미 선고된 바 있다(대판 2014.9.4. 선고 2013다40858).

대상판결은 같은 사건을 ‘주주의 권리행사에 관한 이익공여의 죄’(상법 제634조의2) 위반인지를 다룬 것인데, 대법원은 피고인의 이익공여행위는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범위를 넘어서는 것이어서 상법상 주주의 권리행사에 관한 이익공여의 죄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김홍기 교수 (연세대 로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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