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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계도 공정한 계약문화”… 법무법인 세종, 미술분야 표준계약서 11종 제작

계약서 사용확대 위해 교육홍보활동도 지속적 전개

미술계에서 처음으로 표준계약서가 도입돼 공정한 계약문화가 정착될지 주목된다. 미술계에서는 서면계약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업무가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분쟁이 발생하면 관련사실 증명이 곤란하고 창작자에 대한 권리침해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와 함께 작가 등 계약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지위에 있는 당사자가 불공정한 계약이행을 강요받는 경우도 많아 미술 활동 및 창작의 자유를 보장·지원하기 위한 법조계의 역할이 확대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법무법인 세종(대표변호사 김두식)은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도종환)의 의뢰로 전속관계·전시·매매 등 다양한 계약 유형에 대한 '미술 분야 표준계약서 11종'과 '해설서'를 제작했다고 5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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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혁(50·사법연수원 32기) 세종 변호사는 "미술계 관행을 충실히 반영하면서도, 미술계 종사자가 새로운 계약서를 손쉽게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사례를 적용한 해설서를 함께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술시장 실태 전반과 미술작품이 창작·유통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법률관계 등을 면밀히 분석했다"며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예술인 복지법·문화예술진흥법과 지방자치단체 조례 등 관련 국내외 관련 법규를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작가와 화랑 간

전시 및 위탁 판매계약·전속 계약 등

 

미술계에 표준계약서 도입은 처음이다. 문체부의 '2018 예술인실태조사'에 따르면 미술계 종사자의 서면계약 경험비율은 27.9%에 그쳤다. 미술진흥 중장기계획(2018~2022)을 추진 중인 문체부는 세종과 함께 8차례의 간담회와 공개토론회 등 예술계 전반의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계약서 서식들을 제작했다. 또 해당 서식들을 문체부 고시를 통해 최근 표준계약서로 제정했다. 

 

표준계약서는 △작가와 화랑 간 전시 및 판매위탁 계약서 △작가와 화랑 간 전속계약서 △작가와 화랑 등 간 판매위탁 계약서 △소장자와 화랑 등 간 판매위탁 계약서 △매수인과 화랑 등 간 매매계약서 △매수인과 작가 등 간 매매계약서 △작가와 미술관 등 간 전시계약서 △독립 전시기획자와 미술관 등 간 전시기획계약서 △대관계약서 △작가와 모델 간 모델계약서 △건축물 미술작품 제작계약서 등으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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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면에서는 전속관계·전시·매매 등 빈도가 높거나 불공정성 행위 발생 가능성이 높은 계약유형을 중심에 뒀다. 구체적으로는 △판매수수료 정산 비율과 방법 △저작권의 귀속과 이용허락 △매매 미술품에 대한 진위 보증 확인 △미술창작 또는 건축계약에 대한 대가 지급 항목 등이 명시됐다. '성범죄가 발생한 경우 즉시 계약해지가 가능하다'는 등 대부분의 계약서에 △성폭력·성희롱 방지 조항이 포함된 점도 특징이다. 

 

세종과 문체부는 계약서 활용 확대를 위해 교육 및 홍보 활동을 지속하기로 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미술계의 발전과 문화융성을 위해서는 분쟁 소지 예방과 미술계 구성원 간 상생문화 정착이 시급하다"며 "표준계약서 도입을 계기로 미술 분야에서 공정한 계약문화가 조성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표준계약서 제작에는 세종에서 임 변호사 외에 송재섭(44·32기), 문진구(37·40기), 황지원(32·변시4회), 김해균(32·변시7회) 변호사와 박민영 외국변호사가 힘을 모았다. 전문가들은 미술 활동 및 창작의 자유를 보장하고 지원하기 위한 법조계의 역할을 강조했다. 


판매수수료 정산방법,

작품의 진위 보증 내용도 담아

 

판례와 법조항을 중심으로 미술 관련 사건과 법 체계를 자세히 분석한 '법, 미술을 품다'의 저자 김영철(60·14기) 법무법인 정세 대표변호사는 "선진국으로 갈수록 미술·예술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지고, 일반인의 예술품 구매·대여도 늘어나는 경향이 있지만, 한국에서는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법제도가 미비하다"며 "표준 계약서 도입은 작가가 자신의 정당한 권리를 지키는 수단이자, 문화·미술 전반이 함께 발전하기 위한 첫 발"이라고 분석했다. 서울중앙지검 차장검사 출신인 그는 지난 2012년부터 서울대 미술대학원에서 7년간 '미술법'을 강의하며 아직까지 국내에서 생소한 미술 분야 법률이론과 실무 발전에 힘쓰고 있다.

 

김 대표변호사는 "현장에서 예술 종사자들이 법을 몰라 겪는 어려움을 많이 봤다"며 "미술 관련 법적 분쟁이 점점 늘어나고 저작권·세금 등 관련 법 분야도 다양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 2011년 시나리오 작가가 가난으로 숨진 사건이 발생해 파장을 일으켰고, 그림 대작 혐의로 기소된 가수 조영남씨의 상고심 재판도 진행 중"이라며 "예술을 뒷받침하는 법의 역할을 확대해야 법도 함께 발전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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