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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 법학자들, 대법원 판결 잇따라 비판

원로 법학자들이 대법원 판결을 잇따라 비판하고 나섰다.

 

호문혁 서울대 로스쿨 명예교수는 최근 본보에 기고한 판례연구 '셀카 소송과 셀카봉 판결-대법원 2018.10.18. 선고 2015다232316 전원합의체 판결을 보고-'에서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해 10월 새로운 종류의 확인의 소, 즉 원고가 '내가 지금 시효중단을 위해서 소를 제기한 사실을 확인해 달라'고 소를 제기하는 것을 허용하는 판결을 했다"며 "이 판결의 다수의견은 '소송'의 기본 개념에 반하는 판단을 했다"며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정면으로 비판했다<본보 2019년 3월 21일 11면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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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 명예교수는 "법원은 재판을 하는 곳이지 새로운 제도를 창안해 내는 곳이 아니다"며 "현행법상 인정될 수 없는 새로운 형태의 소송을 제시하고 이를 이용하도록 하는 것은 재판기관인 법원이 할 일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 사건에서 신종 확인소송을 허용할 것인지에 관해 당사자가 주장한 것도 당사자 사이에서 다투어진 적도 없다"며 "대법원이 직권으로 스스로 이런 확인소송을 허용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은 민사소송법의 기본원리를 무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나아가 "다수의견은 원고가 시효중단을 위해 소를 제기한 것을 확인해달라는 것이 사실 확인이 아니라 권리, 법률관계 확인이라고 열심히 주장하지만 이는 견강부회에 불과하다"며 "시효중단이라는 소제기의 효과는 문자 그대로 권리행사라는 법적행위의 효과에 불과한 것이지 '시효중단을 위한 소'라는 소의 형태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반대의견은 원고가 소를 제기하면서 자기가 소를 제기했다는 확인을 해 달라고 하는 것은 순환논법이라고 비판하지만 이는 점잖은 표현이고 요새말로 '셀카소송'이라고 표현하면 적절할 것 같다"며 "대법원 판결이 이런 셀카소송을 허용하겠다고 했으니 이 전원합의체 판결은 셀카봉 판결이라고 할 수 있겠다"고 덧붙였다.

 

재경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법원 입장에는 사건 부담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어 대법원 다수의견에 공감한다"면서도 "호 교수님의 지적도 법리상 일리가 있는 말씀이라 분명 새겨들어야 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최대권 서울대 명예교수도 25일 문화일보에 기고한 '여순사건 재심 결정은 법치 아닌 정치' 글에서 대법원이 지난 21일 1948년 10월 발생한 이른바 '여순사건'의 피해 민간인들에 대한 재심(再審) 결정(2015모2229)을 강하게 비판했다.

 

최 명예교수는 기고문에서 "재심이란 유죄의 확정판결이 있고 이 원판결의 근거가 된 증거가 허위라는 사실이 확정된 판결로 증명됐을 때 이를 바로잡는 제도로 형사소송법에 규정돼 있다"며 "여순사건은 대한민국 수립 직후 극심한 혼란 와중에 일어난 사건이라 수사 기록도 판결기록도 없는 마당에 판결이 허위 증거로 이뤄진 것이란 증명을 어떻게 확정판결로 받아낼 수 있을지 의문"의라고 지적했다.

 

이어 "노무현 정부 때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민간인 438명이 자의적이고 무리하게 연행돼 살해됐다고 낸 결론이 결코 형사소송법상 재심을 위해 요구되는 법원의 확정판결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법원은 문제의 민간인에 대한 재심이란 사법 결정이 아니라 사법의 틀을 이용한 입법을 단행한 것"이라며 "그것은 삼권분립·사법권독립을 천명한 헌법 위반일 뿐 아니라 '자연적 정의'에도 어긋난다"고 강조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피고인들이 불법 체포감금되었다는 재심사유를 인정한 원심을 유지한 결정이고 형사소송법 제422조에 의하면 확정판결을 얻을 수 없는 때에는 그 사실을 증명해 재심의 청구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형사소송법 제422조에 따르면, 확정판결로써 범죄가 증명됨을 재심청구의 이유로 할 경우에 그 확정판결을 얻을 수 없는 때에는 그 사실을 증명해 재심의 청구를 할 수 있다. 단,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확정판결을 얻을 수 없는 때에는 예외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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