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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 군사법원

“진보 성향으로 편중… 여성 재판관 3명은 긍정적”

새 헌법재판관 문형배·이미선 내정…법조계 반응

문재인 대통령이 다음달 18일 6년 임기를 마치고 퇴임하는 서기석(66·사법연수원 11기)·조용호(64·10기) 헌법재판관의 후임으로 문형배(54·18기) 부산고법 수석부장판사와 이미선(49·26기·여)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를 20일 내정하면서 제6기 헌법재판소 구성을 마무리했다. 두 후보자는 법원 일선에서 재판업무에 매진해 온 정통 법관으로 전문성이나 실력 등의 측면에서는 흠잡을 데가 없다는 평가지만, 헌법재판관 구성이 편중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후보자들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취임하면 헌법재판관 9명 가운데 순수 변호사 출신인 이석태(66·14기) 재판관을 제외한 8명이 법관 출신 일색이 되는데다, 재판관의 과반수 이상인 5명이 우리법연구회나 국제인권법연구회,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등 특정 진보성향 단체 출신들로 채워진다. 이때문에 법조계 안팎에서는 대법원, 헌법재판소 등 최고사법기관 구성의 다양성을 외쳐왔던 정부와 여당이 오히려 획일화를 도모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다만, 이 후보자가 헌법재판관으로 취임하게 되면 여성 헌법재판관 수가 3명으로 늘어 전체 헌법재판관의 3분의 1을 점하며 역대 최대가 되는 만큼 양성평등을 위한 보다 진일보한 결정들이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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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기 헌재' 진보색 뚜렷해진다 = 문 후보자와 이 후보자가 취임하면 헌재의 진보색이 지금보다 더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문 후보자는 김명수 대법원장과 같이 법원 내 진보성향 판사들의 모임으로 알려진 '우리법연구회' 회장 출신이다. 노동법 전문가로 평가받는 이 후보자 역시 진보 성향으로 평가 받고 있다. 이 후보자는 김 대법원장이 초대와 2대 회장을 지낸 국제인권법연구회의 발기인 가운데 한 명이다. 남편인 오충진(51·23기)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는 판사 출신으로 우리법연구회 회원이었다.

 

우리법연구회 출신인 유남석(62·13기) 헌재소장과 국제인권법연구회 출신인 김기영(51·22기) 재판관에 민변 회장 출신인 이석태 재판관까지 감안하면 모두 5명의 재판관이 진보성향 단체 출신이 되는 셈이다. 전체 재판관 9명 가운데 과반수를 차지한다. 헌법재판소법은 권한쟁의심판의 경우 재판관 과반수 이상이 찬성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도록 하고 있다. 법률에 대한 위헌 결정이나 헌법소원 인용, 정당해산, 탄핵심판 결정은 재판관 6명 이상이 찬성하면 인용할 수 있다. 이들 재판관 5명이 뜻을 모으면 헌재 결정을 좌우할 수 있는 강력한 힘을 갖는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낙태죄 위헌 여부와 관련해서도 헌재 선고가 새로 구성될 헌재 재판부가 심리하는 것으로 연기된다면 위헌 결정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있다. 헌재는 2012년 낙태죄에 대해 헌법재판관 4(합헌) 대 4(위헌)로 합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재판관 중 5명 ‘우리법연구회’ 등 출신

 학계·검찰 출신은 없어

 

한 부장판사는 "대법관이나 헌법재판관이 판사들의 승진 코스로 인식돼서는 안 되겠지만 최근 대법관이나 헌법재판관 인선을 보고 있노라면 허탈한 마음"이라며 "대법관이나 헌법재판관이 되려면 결국 줄을 서라는 소리나 다름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한 변호사는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는 말이 있는데, 이런 인사 기조가 대법관이나 헌법재판관 인선 등에서 계속 이어진다면 사법기관이 특정 성향 출신들에 의해 좌지우지될 위험성이 크다"면서 "법조인으로서의 양심에 따라 재판하길 기대하지만, 사법절차는 그 외관도 공정해 보여야 신뢰를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두 후보자는 대통령 지명 몫이기 때문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위원장 여상규)의 인사청문회만 거치면 별도의 국회 동의 절차 없이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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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판관 9명 중 8명이 법관 출신 = 문제는 또 있다. 헌법재판관의 출신 직역별 다양성이 형해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문 후보자와 이 후보자가 취임하면 헌법재판관 9명 가운데 8명이 법관 출신이다. 판사 퇴직 후 법무법인 화우에서 변호사 생활을 했던 이선애(52·21기) 재판관을 빼면 7명의 재판관이 현직 법관에서 헌법재판관으로 직행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성별이나 연령, 지역적 다양성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법조의 여러 직역에서 다양한 전문성과 경험을 가진 재판관이 탄생해야 한다는 점"이라며 "전문성도 다양성의 일환인데 헌법을 전문으로 했던 재판관이 거의 없을 뿐만 아니라 교수나 검찰 출신은 단 1명도 없이 판사 일변도로 가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동안은 대통령 몫으로라도 변호사나 검사 중에서 재판관을 지명해 직역별 다양성의 명맥이라도 이어왔는데, (이번 인사를 통해) 판사 가운데에서도 우리법연구회와 국제인권법연구회 출신 일색으로 채워져 이념적 성향까지 편중된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덧붙였다. 

 

한 로스쿨 교수도 "다양성 측면에서 각계 인사가 재판관이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검찰 출신 대법관이 있듯 헌재에 검찰 출신 재판관도 있어야 하고 변호사 출신도 많아야 한다. 또 과거와 달리 학계에도 (재판관 임명 요건인) 변호사 자격을 갖춘 교수들이 많은데 학계를 배제한 채 법원 일색으로 구성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강조했다. 

 

구성원 8명이 법관 출신

다양성 확보 측면서 우려 목소리도

 

서울지방변호사회장을 지낸 김한규(49·36기) 변호사는 "헌재는 정치적 사법기관인데 초창기 다양했던 구성원과 달리 어느 순간부터는 법관 출신이 압도적이 됐다"며 "정치적 성격이 강한 만큼 교수나 검찰, 변호사, 헌법연구관 등 출신의 다양화도 중요한데 이렇게 법원 색깔만 강해지는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 전직 헌법재판관도 "장기적으로는 경력의 다양화 방향으로 가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반면 정재황 성균관대 로스쿨 교수는 "출신 직역보다는 후보자가 얼마나 헌법적인 철학을 가지고 기본권 부분을 다각도에서 판단하는지가 중요하다"며 "재판부가 젊어졌고 여성 비중이 높아진 점에서 다양성이 확보된 인사"라고 평가했다. 

 

이종수 연세대 로스쿨도 "역대 처음으로 여성 재판관이 3명으로 최대를 이루게 됐고 연령대도 넓게 분포돼 있다는 측면에서는 이전에 비해 다양성이 확보됐다"고 했다.


“젊어진 재판부, 여성재판관 늘어난 것은

다양성 확보”평가도

 

◇ 문형배·이미선 후보자는 누구 = 문 후보자와 이 후보자는 재판업무에 매진한 정통 법관이다. 

 

문 후보자는 경남 하동 출신으로 진주 대아고와 서울대 법대를 나왔다. 1986년 제28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군 법무관을 거쳐 1992년 부산지법 판사로 임관했다. 창원지법 부장판사, 진주지원장, 부산고법 부장판사, 부산가정법원장 등 줄곧 부산·경남에서 근무한 지역법관이다. 여러 차례 대법관과 헌법재판관 후보에 올랐다. 부산고법 부장판사로 재직하며 산업재해의 인정 범위를 넓히고 정리해고의 요건인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를 엄격하게 해석한 판결 등을 선고해 근로자의 정당한 권익을 보호하면서도 노사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은 균형 잡힌 판결을 내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부산지방변호사회가 실시한 법관평가에서 우수법관으로 뽑혔다. 

 

강원 화천 출신인 이 후보자는 부산 학산여고와 부산대 법대를 졸업하고 1994년 제36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1997년 서울지방법원에서 판사 생활을 시작해 2010년부터 5년 동안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지냈으며 이후 수원지법 부장판사를 거쳐 2017년 서울중앙지법에 부임했다. 재판연구관 시절 근로조 조장을 맡아 통상임금 사건 등에 대한 연구를 수행, 노동사건 전문가로 평가 받는다. 서울중앙지법에서 지난해 민사 단독재판부를 맡다가 올해 사무분담에서 형사합의부장(형사21부)으로 배치됐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에 연루돼 기소된 신광렬(54·19기) 전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 조의연(53·24기)·성창호(47·25기) 전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 사건을 배당받아 심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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