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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일원화 제도’ 개선 입법 잇따라 발의

변호사 등 법조경력자 중에서 판사를 임용하는 '법조일원화 제도'를 보완하기 위한 개선입법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어 주목된다. 법조일원화는 실력과 인품을 겸비한 경륜 있는 법조인을 판사로 뽑아 사법신뢰를 높이기 위해 도입된 제도이지만, 변호사업계 등에서 이미 자리를 잡은 우수한 인재를 영입하는데 현실적인 어려움이 뒤따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임용된 판사가 과거 몸담았던 로펌이나 기업 사건을 재판할 때 벌어질 수 있는 공정성 시비도 차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행 법원조직법은 대법원장과 대법관을 제외한 법관을 원칙적으로 10년 이상의 법조경력을 가진 사람 중에서 임용하도록 하되, 2013~2017년까지는 3년 이상, 2018~2021년까지는 5년 이상, 2022~2025년까지는 7년 이상의 법조경력자도 법관으로 임용할 수 있도록 유예기간을 뒀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법조경력 5년 이상의 '일반 법조경력자'와 법조경력 20년 이상의 '전담법관' 임용절차로 나눠 판사를 임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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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지난 2013년 전면 시행된 법조일원화 제도에 따른 것이다. 지난 18대 국회 당시 사법개혁특별위원회는 검사나 변호사, 교수 등 다양한 경력을 지니고 사회 경험·경륜이 풍부한 법조인을 판사로 임용해 '법관 서열화' 문제를 해결하는 한편 재판의 질을 높이기 위해 이 제도를 도입했다. 사법부 관료화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던 사법시험·사법연수원 성적 위주의 판사 임용 방식에서 탈피하자는 것이다. 또 사법연수원을 갓 수료한 젊은 판사들이 사회경험이 부족해 '국민의 상식이나 법 감정을 재판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법조일원화 제도 도입 이후 법원이 우수한 인재를 판사로 임용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 그나마 2017년까지는 법무관 출신들을 전역 후 곧바로 판사로 임용할 수 있었지만, 지난해부터는 판사 임용을 위한 최소 법조경력이 5년으로 높아지면서 판사 충원은 더더욱 어려워졌다. 법조계에서는 "10년 동안 업계에서 자리 잡고 한창 일할 유능한 변호사들이 상대적으로 낮은 보수와 고된 업무를 감수하고 법관 임용에 지원하겠느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 1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인 자유한국당 이완영 의원은 판사 임용에 필요한 최소 법조경력을 1심은 5년 이상, 2심은 15년 이상으로 이원화하는 내용의 법원조직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이완영 의원

“판사임용 위한 최소 법조경력 ‘1심 5년, 2심 15년’으로 이원화”

 

이 의원은 "실무 경력이 충분한 법조인 중 판사를 선발해 국민에게 더 나은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법조일원화 제도가 도입됐지만, 사실상 우수한 법조 인력을 선발하는데 장애가 되고 있다"며 "고등법원과 지방법원 인사를 분리하는 '법관인사 이원화제도'의 안착을 위해서도 1,2심 법원 판사의 임용에 필요한 최소 법조경력을 차등화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법조계에서는 재판의 공정성 시비도 차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판사로 임용되기 전 몸 담았던 소속 로펌이나 기업 등이 관련된 사건을 재판할 때 불필요한 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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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사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주민(46·사법연수원 35기) 의원이 최근 대법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법조일원화 제도 도입 이후 신규 임용 법관 중 로펌 변호사 출신이 차지하는 비율이 2013년 6.8%에서 2014년 18.1%, 2015년 32.4%, 2016년 30.3%, 2017년 47.2%로 가파르게 늘어났다. 지난해에는 60.5%까지 치솟았다.

 

대법원은 '법관 등의 사무분담 및 사건배당 예규'를 통해 판사가 로펌에서 퇴직·탈퇴한 날부터 3년이 경과해야만 해당 로펌이 변호하거나 대리하는 사건을 배당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각급 법원장이 예규와 달리 배당할 수 있는 예외사유가 있는데다, 기업 사내변호사 출신 판사의 경우 재직했던 기업이 당사자인 사건을 재판하는 것에 대해 별다른 금지 규정을 두지 않아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게 박 의원의 설명이다. 

 

박주민 의원

“로펌 출신 판사, 퇴직 3년 지나지 않으면 재직 로펌 사건 제한”

 

박 의원은 "과거에는 법원이 전관(前官)을 예우하는 게 문제였다면, 이제는 후관(後官)이 과거 몸담았던 로펌을 예우하는 게 문제가 될 것"이라며 "지난해의 경우 사내변호사 출신 법관도 10.5%로 늘어나 이에 대한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박 의원은 지난 14일 로펌이나 기업에 몸담았던 판사가 로펌·기업을 퇴직한 뒤 3년이 지나지 않으면 재직했던 로펌·기업이 대리하거나 당사자인 사건을 재판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민사소송법,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민사소송법 개정안은 법관이 △사건당사자의 대리인인 로펌 등에서 재직한 지 3년이 지나지 않거나 △사건당사자인 법인·기관·단체에서 임직원으로 재직한 지 3년이 지나지 않은 경우를 제척사유로 추가하는 내용이다. 형사소송법 개정안도 법관이 △사건과 관련해 피고인의 변호인이거나 피고인·피해자·증인의 대리인인 로펌 등에 재직한 지 3년이 넘지 않거나 △피고인인 법인·기관·단체에서 임직원으로 재직한 지 3년이 넘지 않은 경우를 제척사유에 넣었다.

 

박 의원은 "경력 법관이 퇴직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로펌·기업의 사건을 재판한다면, 그 재판의 공정성에 의문이 제기될 것"이라며 "법안이 통과돼 재판의 불공정성 우려를 잠재우는 한편 사법 신뢰가 제고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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