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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연수원, 형사정책연구원

“온라인 성폭력 범죄 ‘피해 심각성’ 수사기관 인지 못해”

형사정책연구원, ‘처벌·규제방안’ 보고서 발표

최근 온라인 성폭력 범죄는 헤어진 연인을 보복할 목적으로 유포되는 '리벤지 포르노' 뿐만 아니라 단순한 성적 소비를 위한 '비동의 유포'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같은 온라인 성폭력 범죄 피해자들이 신고를 하더라도 수사기관이 피해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해 유야무야 되는 경우도 많아, 온라인 성폭력 피해를 방기하고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높다.

 

서울 강남 클럽 '버닝썬' 사건으로 촉발된 가수 정준영의 '성관계 몰카 의혹'으로 온라인 성폭력 범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연구결과라 주목을 끈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원장 한인섭)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온라인 성폭력 범죄의 변화에 따른 처벌 및 규제방안(책임연구원 장다혜·김수아)' 보고서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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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가수 정준영의 '성관계 몰카 의혹'과 유사한 유형의 온라인 성폭력 범죄를 분석했는데, 범죄 양상이 다양하고 심각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몰카라고 불린 은닉촬영의 경우, 공개된 장소는 물론 사적 공간의 은닉 촬영이 더욱 다양한 방식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지하철과 같은 공개된 장소에서의 촬영, 학생의 경우 교실이나 강의실, 학교 앞 같은 공적 공간에서의 촬영 등이 나타나지만 이런 문제가 보고되어도 여전히 이미지에 있어서는 음란성과 성적 수치심이 기준이 돼 처벌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성폭력 중에 동영상을 촬영하는 '성폭력 촬영' 유형은 유포 협박과 더불어 피해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유형으로 관련한 자살 사건이 여러 건 나타나는 등 피해가 크다"며 "이러한 이미지는 쉽게 디지털 네트워크를 통해 유포돼 피해가 중첩될 수 있는데, 이미지 유포가 되는 경우 댓글을 통한 성적 모욕과 비하가 일어나기 쉽고, 편집을 통해 재구성되는 경우도 많아 다중적 피해로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형사정책연구원은 이번 연구에서 


‘리벤지 포르노’ 뿐만 아니라

단순 성적소비를 위한 ‘비동의 유포’도 상당수

 

2018년 8~9월까지 웹사이트나 SNS에 '비동의 유포'로 추정되는 성적 이미지 총 650건의 사례들을 모니터링해 분석했다. 그 결과 복수 목적의 '리벤지 포르노'에 한정되지 않은 성적 소비 목적의 '비동의 유포'가 상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비동의 유포되는 성적 이미지에서 촬영대상자인 여성이 식별가능한 경우(294건, 45.2%)보다 식별이 불가능한 경우(356건, 54.8%)가 좀 더 많이 나타났지만, 식별이 불가능한 이유는 해당 이미지가 오직 성기 또는 신체 이미지만 촬영했기 때문이다.

 

형사정책연구원은 이와 함께 2017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및 디지털성폭력아웃을 통해 온라인 성폭력 피해를 상담한 내용을 정리한 상담일지 총 342건을 분석했다. 상담한 피해자의 성별은 대부분 여성(325명, 95%)이고, 특정이 되지 않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가해자는 대부분 남성(252명, 73.7%)이었다. 


피해자가 경찰에 신고해도 “다들 이런 건 받는다”

사건 접수 거부 사례도

 

이미지 이용 온라인 성폭력 피해자들의 초기 대응은 경찰 신고가 가장 많았으며(238건, 71.9%), 그 다음으로 삭제 등을 위한 피해자 지원단체와의 상담(190건, 57.4%), 삭제를 위한 개인적 노력(140건, 42.3%) 등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상담사례 중 3분의 1에 가까운 28.7%(95건)가 사법처리를 포기했는데, 이들 가운데 상당수(66.7%)가 자신이 피해자라는 사실이 알려지는 것이 두렵거나 삭제에 집중하고자 하는 이유를 들었다. 피해자들이 유포 피해에 이어 수사과정 자체가 또 다른 2차피해가 될 수 있다는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온라인 성폭력 관련 사법처리 과정에서도 심각한 문제가 드러났다. 이번 연구에서 온라인 성폭력 피해경험자 17명에 대한 심층 면접이 진행됐는데, 이들은 모두 신고와 처리 절차에서 경찰의 대응을 문제 삼았다. 인터뷰 참여자 A씨는 신고하러 갔다가 돌아온 경험을 밝히며 "경찰들이 감수성이 낮다"며 "경찰에게 온라인 성폭력 피해 경험을 말했을 때 '다들 이런 건 받는다', '네가 예뻐서 이런 것을 받았다'는 등의 대응을 들었다"고 토로했다. 


성적욕망이 구성요건인 신종범죄

기본적 법익침해 범죄유형으로 대응 필요

 

보고서는 "수사기관 담당자들이 피해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피해자가 신고를 위해 경찰서를 찾더라도 경찰관이 접수를 거부하는 사례마저 존재한다"며 "경찰이 수리를 거부하는 이유에는 가해자가 특정될 수 없다는 이유로 거부하는 식의 소극적인 수사 태도로 인한 것도 있었으나, 현재 처벌규정의 흠결과 제한적인 법해석으로 인한 영향도 존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현행 성폭력범죄 체계는 신체적 성폭력 범죄를 기본적인 성폭력 범죄의 유형으로 하고, 온라인 공간 내지 통신수단 등 매체를 통해 이뤄지는 비신체적인 성폭력으로서 사생활 및 인격권 침해의 영역은 성적 수치심이나 성적 욕망을 구성요건으로 하는 신종범죄로 성폭력특례법에 규정해, 온라인과 오프라인 공간의 구분을 전제하고 있다"며 "비신체적인 방식의 성적 대상화가 가지는 성폭력의 속성을 고려한다면, 행위수단을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구분해 별도의 구성요건을 두는 방식이 아니라, 기본적인 법익 침해를 중심으로 기본범죄 유형을 마련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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