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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거꾸로 가는 ‘脫검찰화’… 검사 빠진 자리 다시 검사로

법무심의관실 공석 메우려 검사 2명 잇따라 파견

정부가 검찰개혁 방안의 핵심과제 중 하나로 추진중인 '법무부 탈(脫)검찰화'가 후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검사들이 도맡아온 법무부내 실·국·본부장 등을 외부인사 공모 형태로 개방했지만 적임자를 찾지못해 1년 가까이 공석으로 비어 있는 자리가 있는가하면 일부 부서에는 검사를 다시 파견받는 등 탈검찰화에 역행하는 듯한 사례도 빚어지고 있다. 

 

법무부는 지난 2월 단행한 검찰 상반기 정기인사에서 법무심의관실 소속 기존 평검사 2명을 일선 검찰청으로 복귀시켜 법무심의관실을 완전히 탈검찰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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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법령 안의 기초 심사와 대통령·국무총리 및 중앙행정기관의 법령에 관한 자문 등을 담당하는 법무심의관실은 본래 고참 부장검사급이 맡아오던 법무심의관과 5명의 평검사 등이 소속돼 업무를 수행해왔다. 그러다 지난해 2월 검찰 인사 때 탈검찰화 기조에 따라 검사 3명을 빼고 이 자리에 변호사 3명을 채용해 충원했다. 같은 해 6월에는 법무심의관도 외부 공모절차를 거쳐 전태석(51·사법연수원 35기) 법제처 사회문화법령해석과장을 임용했다. 이어 법무부는 탈검찰화 완료를 위해 법무심의관실에 남아있던 검사 2명까지 원대복귀시켰다. 공석이 발생하지 않도록 지난해 11월 외부공모절차도 진행했다. 그런데 적임자를 찾지 못해 1명만 채용하는데 그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법무부는 최근 공백을 메우기 위해 검사 1명을 파견 받은데 이어 추가로 검사 1명을 더 파견 받았다. 탈검찰화 방침에 따라 검사들을 뺀 자리에 다시 검사를 불러들인 것이다.

 

검사 파견은 법무심의관실이 소속된 법무부 법무실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탈검찰화로 검사들이 빠진 자리에 외부인사를 제대로 충원하지 못해 업무공백을 메우려고 다시 검사들의 손을 빌리는 황당한 일이 벌어진 셈이다.


외부 인사로 충원 못해

다시 검사 불러들이는 셈


법무부 근무경험이 있는 한 부장검사는 "검사들은 보통 한달에 수백건 이상의 사건을 처리하다보니 축적된 경험이나 업무 효율성이 다를 수밖에 없다"며 "법무부에서 나가라고 했다가 필요하니 다시 불러들이니 씁쓸할 뿐"이라고 말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법무부 탈검찰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일 뿐"이라며 "해당 자리를 계속 검사로 유지하거나, 다른 자리에 검사가 다시 들어오는 등 탈검찰화가 역행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탈검찰화 후 적임자를 찾지못해 1년 가까이 공석으로 방치되고 있는 자리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법무·검찰 내 감사와 비위사항을 조사하는 감찰관이다. 지난해 4월 탈검찰화 기조 속에서 임기가 1년이나 남은 상황에서 물러나 '퇴진 압박 논란'까지 불거졌던 장인종(56·18기) 전 감찰관 이후 후임이 아직까지 임명되지 않고 있다. 

 

‘감찰관’ 자리는 적임자 없어

1년 이상 공석 상태

 

 

법무부는 장 전 감찰관이 사퇴한 뒤 곧바로 공모 절차를 진행했지만, 적임자를 찾지 못했다는 이유로 여전히 공석이다. 법무부는 현재 세번째 공모 절차를 진행하고 있지만 감찰업무 수장의 공백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문제는 탈검찰화뿐만 아니다. 검사의 외부기관 파견을 억제하는 정책도 역행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5월 법무부 법무·검찰개혁위원회는 구체적이고 특별한 사유가 없는 검사의 타(他)기관 파견을 중단하고 파견 원칙과 기준을 명문화해 검사 파견을 최소화하라고 박상기 장관에게 권고한 바 있다. 

 

개혁위는 당시 "검사의 타기관 파견이 합리적인 파견 사유 및 그에 따른 적정한 파견 기간을 고려하지 않은 채 상시적으로 이뤄지고 있는데다, 일선 검찰청의 인력 부족과 업무 과중에도 불구하고 일부 검사들의 휴식이나 승진 코스가 되어 온 점이 없지 않다"고 비판했다. 


법무부,

타부처에서 검사 파견 요청 이어져 고심도

 

이에 법무부는 국정원, 감사원 등 다른 기관에 파견된 검사를 줄여 2016년말 기준 67명이던 파견 검사의 수를 현재 60여명까지 줄였다.

 

그런데 최근 통일부와 복지부 등에서 검사 파견을 요청하는 등 정부 각 부처에서 파견 검사를 보내달라는 요구가 이어지면서 법무부가 고심에 빠졌다. 검사 파견을 요청하는 부처들은 법률보좌관의 필요성은 물론 자신들이 운영하는 특별사법경찰에 대한 수사지휘 및 감독 등 관련 업무의 연속성이나 특수성을 감안해 검사 파견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 관계자는 "검사의 타기관 파견 문제는 정부 차원에서 자제를 요하는 분위기이기 때문에 신중을 기해 검토하고 있다"며 "지금까지는 계량할 수 있는 수(數)적인 측면에서 법무부의 탈검찰화를 진행해왔다면, 이제는 질적인 측면에서 탈검찰화의 내실을 다지고 적임자들이 업무를 지속해나갈 수 있는 방안을 만드는 부분도 함께 고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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