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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검찰청

'사법행정권 남용' 연루 전·현직 법관 10명 기소

'김경수 지사 실형 선고' 성창호 부장판사 포함
현직 법관 66명에 대한 비위사실 대법원에 통보
"수사 끝나지 않았다" 검찰 발언에 미묘한 파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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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수사해온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이 5일 이번 사건에 연루된 전·현직 법관 10명을 일괄 기소하면서 앞서 재판에 넘겨진 양승태(71·사법연수원 2기) 전 대법원장과 임종헌(60·16기) 전 법원행정처 차장을 포함, 모두 14명이 법정에 서게됐다. 


검찰은 이날 일괄기소된 10명 가운데 현직 법관 8명을 포함해 수사과정에서 사법행정권 남용 행위에 관여한 혐의가 확인됐다며 총 66명에 달하는 현직 법관에 대한 비위사실을 대법원에 통보했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어느 범위까지 징계절차를 개시할지 법원 안팎의 관심이 벌써부터 집중되고 있다. 


특히 검찰은 일괄기소 사실을 발표하면서도 "아직 수사가 끝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혀 미묘한 파장을 낳고 있다.


검찰이 이날 기소한 현직 법관에는 이민걸(58·17기) 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과 임성근(55·17기)·신광렬(54·19기) 전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 이태종(59·15기) 전 서울서부지법원장, 심상철(62·12기) 전 서울고법원장이 포함됐다. 


여기에 '드루킹 사건'으로 기소된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에게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한 성창호(47·25기) 전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와 역시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심사를 전담했던 조의연(53·24기) 부장판사, 방창현(46·28기) 전 전주지법 부장판사까지 총 8명에 이른다.

전직 법관으로는 이규진(57·18기) 전 양형위원회 상임위원과 유해용(53·19기)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이 기소 대상자 명단에 올랐다. 다만 검찰 수사선상에 올랐던 전·현직 법관 가운데 권순일(60·14기) 대법관과 차한성(65·7기)·이인복(63·11기) 전 대법관은 기소 대상에서 제외됐다.

법관들이 개인적인 비리가 아닌 사법행정 등과 관련된 공무상 범죄로 이렇게 대규모로 기소된 것은 헌정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검찰에 따르면 이 전 실장은 옛 통합진보당 의원들의 지위확인 소송에 개입하고 국제인권법연구회 등 양승태 코트(court)의 사법행정에 비판적인 판사들 모임을 와해하려고 시도한 혐의를 받는다. 이 전 실장은 법원행정처 재직 당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국민의당 의원들에 대한 재판을 담당한 재판부의 심증을 빼내 전달한 혐의도 받는다. 2016년 10~11월 국민의당 관계자로부터 "박선숙·김수민 의원에 대한 보석 허가 여부와 유·무죄 심증을 알려달라"는 취지의 부탁을 받고 서울서부지법 기획법관을 통해 재판부의 심증을 국민의당에 유출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이 전 상임위원은 헌법재판소 파견 법관의 내부기밀 불법수집과 옛 통진당 관련 재판 개입, 법관사찰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유 전 수석재판연구관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 의료진인 김영재 원장의 특허소송과 관련해 청와대 측에 관련 자료를 누설한 혐의와 법원을 퇴직하면서 재판연구관 시절 본인이 작성했던 연구보고서 등 내부자료를 무단으로 반출한 혐의 등이 적용됐다.

임 전 수석부장판사는 박 전 대통령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가토 다쓰야 전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 재판 등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다. 또 원정도박 혐의를 받은 프로야구 선수 임창용·오승환씨를 정식재판에 넘기려는 재판부의 판단에 개입해 약식명령으로 사건을 종결하도록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신 전 수석부장판사는 2016년 '정운호 게이트' 당시 법관을 대상으로 한 수사를 저지하기 위해 영장전담 재판부를 통해 검찰 수사상황을 빼내고 영장심사 가이드라인을 내려보낸 혐의를 받고 있다. 


성 부장판사와 조 부장판사는 당시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로 일하며 수사기밀을 보고한 혐의로 기소됐다. 


자유한국당 김경수·드루킹 게이트 진상규명 특별위원회 간사인 주광덕(59·23기)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조계에서 '김경수 지사에게 유죄판결과 법정구속을 한 성 부장판사를 뒤늦게 억지로 기소대열에 끼워 넣은 것 같다', '동일한 입장에 있었던 다른 법관과 비교 시 완전히 형평성을 잃은, 권력에 부화뇌동하는 정치적 결정이었다'는 말들이 무성하다"면서 "김 지사에 대한 유죄판결의 정당성을 흔들기 위한 보복기소로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성 부장판사와 조 부장판사는 작년 9월경에 이미 공무상 비밀누설 피의자로 입건된 피의자 신분이었다"라며 반박했다.

이 전 지법원장은 서울서부지법 집행관 비리 사건 관련 수사기밀을 보고 받은 혐의를, 심 전 고법원장은 옛 통진당 의원들이 제기한 행정소송의 항소심을 특정 재판부가 맡도록 지시한 혐의를, 방 부장판사는 법원행정처의 지시를 받고 자신이 담당하던 옛 통진당 의원 사건의 선고 결과와 판결 이유를 누설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기소한 이들 8명의 현직 법관을 포함해 법관 66명에 대한 비위사실도 대법원에 통보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에 이어 추가로 이번 사태와 관련한 대규모 징계절차가 개시될지 여부에도 관심을 쏠리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해 12월 이 전 실장에게 정직 6개월 처분을 내리는 등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연루돼 징계절차에 회부된 현직 법관 13명 가운데 8명에게 징계처분을 내린 바 있다.

한 부장판사는 "이미 법원행정처에서 징계절차 착수를 위한 검토에 들어갔다는 소문도 있다"며 "검찰이 비위사실을 통보한 규모도 어마어마하지만 이들이 모두 징계절차에 회부될 경우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이날 일괄기소 및 비위사실 통보 내용을 밝히면서 "수사가 종결됐다고 보는 건 오해"라며 "현단계에서 필요한 범위 내에서 기소한 것이라고 이해하면 된다"고 밝혔다. 


수사팀 관계자는 "양 전 대법원장 등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할 책임자들에게 구속기소 등으로 엄중한 책임을 물은 점 등을 감안해 오늘 기소범위를 최소화했다"며 "현 단계에서 기소가 필요하거나 기소가 가능하다고 본 사안에 대해 기소한 것이지 수사가 종결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향후 추가기소 또는 새로운 기소 대상자가 나올 수 있으며 필요한 부분에 대한 수사는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부장판사는 "지난해 6월부터 지금까지 9개월간이나 수사해놓고 아직도 수사가 끝나지 않았다고 하니 답답할 따름"이라며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의 중간 실행자 내지 실무자에 해당하는 사람들까지 기소한 마당에 어디까지 더 수사를 하겠다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향후 진행될 재판 등에서 법원을 압박하기 위해 여지를 남겨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지우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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