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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전 택시기사 사망’ 가해승객에 ‘유기치사죄’ 성립 가능할까

승객의 모욕적 행위에 칠순 택시기사 심근경색으로 쓰려져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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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동전 택시기사 사망 사건'의 유족이 승객을 강력하게 처벌해달라고 요청한 국민청원에 20만명 이상이 동의해 청와대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현행법상 이 승객에 대한 처벌이 가능한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찰은 문제의 승객을 폭행치사 혐의로 긴급체포 했지만 검찰에 사건을 송치할 때에는 폭행죄만 적용했다. 사망에 대한 예견가능성이 없었다고 본 것인데 법조계에서는 유기치사죄 등도 검토했어햐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등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 사건은 지난해 12월 택시기사 A(70)씨가 인천 남동구 구월동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승객 B씨(30)와 다투던 중 급성 심근경색으로 의식을 잃고 쓰러져 숨지면서 촉발됐다. B씨는 당시 목적지인 집으로 향하는 도중 기사인 A씨에 대해 불만을 품고 반말과 욕설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목적지에 도착한 B씨가 요금으로 동전 여러 개를 A씨에게 던지는 몰지각한 행동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난 여론이 거셌다. A씨는 경찰에 신고했지만, 말다툼이 계속됐고 이 과정에서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숨졌다.

 

운행 불만에 욕설·폭언…

목적지 도착 후 동전도 던져

 

일단 폭행치사죄가 성립하기는 어렵다는 데에는 대부분의 법률전문가들이 동의하고 있다. 예견가능성이 없다는 것이다. 폭행치사죄와 같은 결과적가중범의 경우에는 행위자가 기본 행위(폭행)에 의해 중한 결과(사망)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에 대해 예견하거나 예견할 수 있었어야 하는데, B씨가 폭언과 동전을 던지는 등 자신의 행위만으로 A씨가 사망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기는 어려웠다는 것이다.


말다툼 하다 쓰러져도 방치…

뒤늦게 병원으로 이송


그러나 일각에서는 유기치사죄가 성립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B씨의 폭언과 모욕적인 행위 이후 A씨가 쓰러졌는데, B씨가 이를 보고서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고 방치했다는 것이다. 

 

형법 제275조에 규정된 유기치사죄는 노유(老幼), 질병 기타 사정으로 인해 부조를 요하는 자를 보호할 법률상 또는 계약상의무 있는 자가 부조를 요하는 자를 유기해 사망에 이르게 했을 때 성립한다. 법정형은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다.

 

경찰, ‘폭행치사’ 긴급체포 후

폭행죄 적용 검찰 송치

 

문제는 B씨가 A씨를 '보호할 법률상 또는 계약상의 의무 있는 자'에 해당하는지다. 유기치사죄는 이 같은 지위에 있는 사람이 요보호자(要保護者)를 돕지 않았을 때에만 성립하는 신분범이기 때문이다. 길 가던 사람이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하지 않았더라도 유기치사죄로 처벌할 수 없는 이유도 행인에게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할 법률상 또는 계약상 의무를 인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승객의 선행행위로 택시기사가 쓰러졌고, 더 빨리 이송됐더라면 살 수 있었던 환자를 방치해 숨지게 됐다면 앞서 택시를 타고 이동하는 도중에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시작한 때에 부조의무가 발생했다고 볼 수 있다"며 "동전을 던진 폭행의 가해자가 눈앞에서 피해자가 가슴을 부여잡고 쓰러지는데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아 사망에 이르렀다면 유기치사죄 성립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법조계,

‘사망에 대한 예견 가능성’ 싸고

의견 엇갈려

 

그러나 한 로스쿨 교수는 "유기치사죄는 일반적인 결과적 가중범과 다르다"며 "결과적 가중범인 폭행치사죄는 법적의무를 따지는 게 아니라 폭행행위와 사망이라는 결과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고 사망이라는 중한 결과에 대해 예견가능성이 인정되면 성립하지만, 유기치사죄는 별도로 피해자를 구조해야 할 의무가 인정되어야 한다"며 "우리 판례나 다수설은 이 같은 의무는 법률상, 계약상 의무에 한정할 뿐 선행범죄행위는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어 이 사건에 유기치사죄를 적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는 "대법원은 강간치상의 범행을 저지른 자가 그 범행으로 의식불명으로 실신상태에 있는 피해자를 구호하지 않고 방치한 사건에서 별도의 유기죄 성립을 인정하지 않고 포괄적으로 단일한 강간치상죄만 인정한 바 있다(80도726)"고 덧붙였다.

 

다른 교수는 "범죄행위를 한 사람이 그 결과로 인해 구조할 필요가 있을 때, 범죄행위자에 대해 법적 구조의무가 있느냐는 논란의 소지가 있는 문제"라며 "모든 불행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물을 수는 없지만, 이와는 별개로 택시기사 등 약자에 대한 범죄는 앞으로도 반복될 수 있는 문제인 만큼 입법적인 해결책 등도 강구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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