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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예술품

[법조계 예술품] 헌법재판소, 신홍직作 '일출'

꿈틀거리며 떠오르는 원색의 태양에서 강렬한 에너지가…

헌법재판소 청사 1층에 들어서면 바로 오른편 벽면에 걸려있는 원색의 그림이 눈길을 잡아끈다. '빛과 색채의 마술사'로 불리는 신홍직(59) 화백이 2014년에 그린 '일출(캔버스에 유채·227.3×162㎝·사진)'이다.

작품에서 주위를 붉게 물들인 채 수평선 위로 꿈틀거리며 떠오르는 원색의 태양은 보는 이들을 그림 속으로 끌어들인다. 그만큼 이 작품은 강렬한 색채를 담아 역동적이고 힘이 넘친다. 그림과 마주하는 순간, 그림 속 태양이 뿜어내는 기운에 압도당한다. 새해 첫 날을 이 작품과 함께 하지 못한 것이 아쉬울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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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에 가까이 다가서서 보니, 원색으로 강렬하게 빛나는 작품 표면은 시원한 붓 터치와 함께 찐득찐득한 유채 물감을 캔버스에 여러 겹 덧발라 두껍고 거친 마티에르(matiere, 질감)가 돋보인다. 미술평론가 신항섭씨는 신 화백의 작품에 대해 "인상파가 구현했던 순색의 아름다움을 극적으로 표현하고 있다"며 "다채로운 색상의 조합이어서 짐짓 화려하지만 왠지 결코 난하지 않다. 다만 유채 물감이 얼마나 아름다운가를 거듭 일깨워줄 따름"이라고 평한 바 있다.

신 화백의 작품은 풍경이나 꽃, 인물을 눈에 보이는 대로 단순히 화폭에 재현해 내는 것이 아니라, 사실성과 추상성을 바탕으로 원색으로 그려낸 대상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것으로 유명하다. 다채롭고 화려한 원색의 그림은 생동하는 기운을 뿜어낸다. 그의 그림 중에는 바다를 그린 작품도 많은데, 푸른 파도가 넘실대다 못해 파도가 바위에 부딪쳐 이뤄내는 하얀 포말이 화면 밖으로 넘쳐 흐를 것만 같다. 신 화백은 '그림은 그림다워야 한다', '직접 보지 않은 것은 그리지 않는다'는 신념을 바탕으로 "억지스러운 그림이 아닌, 자연에서 느끼고 존재에 감사하며 그 속에서 절절히 쏟아내는 자기 진실만이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인상파가 구현했던 순색의 아름다움 극적 표현

캔버스에 덧칠한 유채 물감의 거친 질감 돋보여


경북 성주에서 태어난 신 화백은 마찬가지로 화가였던 아버지 고(故) 신창호(1928~2003) 화백의 영향을 받아 자연스럽게 일찍부터 화가로서의 자질을 키웠다. 게다가 아들인 종훈씨까지 3대가 미술을 업으로 삼은 '미술인 가족'으로도 알려져 있다.

동국대 미술학과를 졸업하고 1995년 첫 개인전을 통해 화단에 입문한 신 화백은 지금까지 20여 차례의 개인전을 열었다. 초기에는 부친의 영향을 받아 사실주의적 화풍이었지만, 이후 그의 작품은 점차 형태와 색이 과장되고 터치가 거칠어지는 표현주의적 성향을 보이고 있다. 특히 2010년 유렵여행을 통해 '회화에서 자유란 무엇인가' 하는 깊은 성찰을 한 이후에는 더욱 자유롭고 강렬한 느낌을 그림에 담아낸다. 과거에는 붓을 주로 사용한 반면 최근에는 나이프를 사용하거나 직접 손으로 물감을 떠서 문지르는 등 표현 형식도 다양하고 자유분방해지고 있다.

부산에서 주로 활동하고 있는 신 화백은 2008년 부산미술협회 '오늘의 작가상'을 비롯해 2012년 봉생문화상 등을 수상했다. 그의 그림은 부산고검 청사 등에서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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