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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법원, 특허법원

판사들, ‘판결불복’ 도 넘는 정치공세에 ‘부글부글’

김경수 경남도지사 1심 판결에 대한 정치권의 도 넘은 비난에 일선 판사들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재판의 독립과 사법부의 독립을 침해하는 것은 물론 법치주의에 정면 도전하는 반(反) 헌법적 행태라는 것이다.

 

김 지사는 대선 및 지방선거 과정에서 '드루킹' 김동원씨 일당과 공모해 포털사이트 댓글 여론을 조작한 혐의가 인정돼 유죄 판결을 받고 법정구속됐다. 1심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32부(재판장 성창호 부장판사)는 당시 김 지사의 컴퓨터 등 장애업무방해 혐의에 대해 징역 2년을 선고했다. 또 김 지사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도 유죄로 판단해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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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직후부터 지금까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양승태 키즈 판사의 보복 판결'이라며 재판부를 향한 공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민주당 '사법 농단 세력 및 적폐 청산 대책위'는 19일 김 지사에 대한 1심 판결문을 자체 분석한 결과를 발표하고 판결을 비판하는 대국민 토크쇼까지 열어 여론 몰이를 하고 있다. 민주당은 '1심 재판부가 드루킹의 신빙성 없는 진술에만 의존했다', '직접 증거가 없다'는 등의 주장을 펼치며 재판부가 모종의 의도를 갖고 법과 양심에 어긋나는 판결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연루 판사들에 대한 탄핵을 운운하며 측면 압박도 병행하고 있다.

 

김경수 지사 1심 판결 비판

‘대국민 토크쇼’ 까지


여당의 공세에 야당인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역시 20일 김 지사의 유죄를 뒷받침하는 내용의 자체 '판결문 분석'을 냈다. 야당은 판결문 분석을 통해 드루킹이 민주당 내 비문(非文) 의원들을 댓글로 공격한 내용과 함께, 지난 대선 때 국민의당 후보였던 안철수 전 의원 등 야권 정치인도 댓글 공격을 받았다는 사례 등을 공개했다. 한국당은 또 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사건에 대한 제2의 특검 법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판사들은 현 상황에 대해 "도를 넘는 사법부 비난"이라며 "법치주의를 훼손하는 동시에 재판의 독립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여당의 행태는 항소심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매우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법치주의 훼손과 동시에

재판의 독립 침해 행위

 

한 부장판사는 "판사가 법과 양심에 따라 내린 선고 결과를 정치권이 앞장서서 부정하는 것은 사법시스템 자체를 부정하는 것일뿐만 아니라 국민들에게 사법 불신을 조장할 수 있어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라며 "대법원장이든 법원행정처장이든 나서 이 같은 정치권의 재판 독립 침해 행위를 엄정하게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치권의 공세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면 사법부의 독립이 심각하게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 고법판사는 "여당에도 법조인 출신들이 많은데 사법부, 나아가 법조의 생리를 너무나도 잘 아는 사람들이 왜이리도 정치적으로만 접근하는 것인지 안타깝다"며 "그들이 더 잘알겠지만 복수를 위한 판결을 하는 판사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다른 판사는 "사태가 이 지경인데 대법원과 법원행정처는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답답하다"고 했다.


항소심 재판부까지 압박…

사법 불신 조장 우려도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도 "우리나라는 삼권분립 국가이고 사법부의 판단을 부정하는 것은 곧 삼권분립을 부정하는 것이자 법치주의를 외면하는 것"이라며 "최근 이 사건의 항소심 재판장에게까지 적폐 프레임을 씌워 압박을 가하고 있는데 이는 재판의 독립을 침해하는 위헌적인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판결에 불만이 있으면 항소와 상고 등 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이의를 제기하면 되는 것"이라며 "사법부를 위협하는 도 넘은 비난은 자제돼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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