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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법원행정처

"인사 이원화에 방점"… 대법원, 지법부장 이하 법관 인사 단행

대법원이 1일 지방법원 부장판사 이하 법관에 대한 정기인사를 오는 25일자로 단행했다. 다만 △대법원장 비서실장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 및 민사제2수석부장판사 △인천·수원·대전·대구지방법원 수석부장판사 등 종래 고등법원 부장판사가 보임되던 보직에 대한 지방법원 부장판사의 보임 인사는 14일자, 신설된 서울고법 인천재판부, 수원고법, 수원가정법원 전보 인사는 다음달 1일자다.

 

이번 인사의 가장 큰 특징은 △고등법원 부장판사급이 맡던 자리에 지방법원 부장판사들이 보임된 점 △법원행정처, 헌법재판소, 대법원 재판연구관 등 14명의 비(非)재판 보직 보임이 축소된 점 △고등법원 대등재판부가 6개 신설되는 점 등이다.

 

이번 인사에서는 사법연수원 33기 판사들이 처음으로 지법 부장판사로 보임됐고 서울중앙지법을 비롯한 서울 시내 법원에 사법연수원 29기 부장판사들이 진입했다. 또 25기 1명, 27기 1명, 28기 1명, 29기 2명, 31기 9명, 32기 13명, 33기 13명 등 연수원 25~33기 판사 40명이 고법판사로 보임됐다. 작년보다 10명 증가한 숫자로 이들은 서울고법에 28명, 수원고법에 2명, 대전고법에 3명, 대구고법에 1명, 부산고법 본원과 창원재판부에 각각 3명이 배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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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법원장 비서실장 등 고법부장들이 맡던 자리에 지방부장 대거 기용 = 이번 정기인사에서는 종전 고법 부장판사가 보임되던 자리에 지법 부장판사가 대거 보임됐다. 대법원장 비서실장에 오성우(51·사법연수원 22기) 서울남부지법 부장판사가, 서울중앙지법 민사제2수석부장판사에 우라옥(54·23기) 서울서부지법 부장판사가,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에 김병수(51·23기) 서울북부지법 부장판사가, 인천지법 수석부장판사에 이은신(55·20기) 대전지법 부장판사가, 수원지법 수석부장판사에 이건배(55·20기) 광주지법(가정) 부장판사가, 대전지법 수석부장판사에 오연정(56·19기) 인천지법 부장판사가, 대구지법 수석부장판사에 손현찬(49·25기) 대구지법 부장판사가 각각 발탁됐다.

 

이로써 일부 지방법원장과 가정법원장, 서울행정법원과 서울회생법원, 서울중앙지법 민사1수석부장을 제외한 대부분 지방법원의 수석부장판사 자리와 대법원장 비서실장에 지법부장이 배치됐다. 

 

대법원 관계자는 "그동안 근무태도, 윤리성, 사법행정사무 적합성, 법원 내외부의 평판 등을 고려해 재판을 중심으로 한 수평적인 사법행정을 구현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며 "이들은 근무기간을 마친 후 다시 지법부장으로 근무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재경지법의 한 판사는 "이번 인사는 김명수 대법원장의 법관 인사 이원화 완성에 대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 비재판보직 14명 감소… 법원행정처 대폭 축소 = 이번 인사에서는 김 대법원장이 취임 이후 줄곧 강조해 법원행정처 비법관화 기조에 맞춰 비재판 보직 보임이 대폭 감소됐다.

 

법원사무기구에 관한 규칙 개정에 따라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총괄실이 폐지되면서 사법정책심의관 3명이 전원 재판부로 복귀하는 등 총 10명의 법관이 재판업무로 복귀했다. 김 대법원장은 지난해 9월 대국민담화에서 2월 법관 정기인사에서 법원행정처에서 근무하는 상근법관 가운데 3분의 1을 줄이겠다고 약속하고, 올 1월 1일 법원일반직 정기인사에서 일반직 13명을 행정처로 대거 발령냈다. 

 

정책총괄실 폐지에 따라 김형배(53·29기) 사법정책총괄심의관은 전산정보국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김 대법원장이 법원행정처의 재판 지원기능을 강화하겠다고 말해 관심을 모았던 사법지원총괄심의관에는 박노수(53·31기) 부장판사가 임명됐다. 박 부장판사는 국제인권법연구회 측의 지지를 받아 서울중앙지법 단독판사 회의 의장 선거에 출마했다가 양승태 코트 법원행정처로부터 사찰을 당한 피해자로 알려져 있다. 그는 양 전 대법원장이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담당 검사였던 박상옥 변호사를 대법관으로 임명 제청하자 공개 반대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한편 이번 인사에서는 법원행정처 외에도 헌법재판소 3명, 대법원 재판연구관 1명 등 비재판 보직 보임이 축소됐다.

 

◇ 대전·부산·광주 고법에 대등재판부 6개부 신설 = 고법판사 6명이 지방의 고등법원에서 대등재판부 재판장을 맡게 된다. 박순영(53·25기), 이준명(49·25기) 판사가 대전고법 부장판사 직무대리로, 김진석(53·25기) 판사가 부산고법 부장판사(창원원외재판부 근무) 직무대리로, 김무신(51·24기), 김태호(50·24기) 판사와 김태현(54·24기) 판사가 광주고법 부장판사 직무대리로 임명됐다.


한편 지난해 8월 서울고법 부장판사 직무대리로 발령받아 서울고법 민사14부 재판장을 맡았던 유헌종(56·24기) 판사는 광주고법 부장판사 직무대리로 임명돼 자리를 옮긴다. 


법원조직법 제27조는 고등법원에 '부(部)'를 두도록 하면서 부에는 부장판사를 두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부장판사는 그 부의 재판에서 재판장이 되며, 고등법원장의 지휘에 따라 그 부의 사무를 감독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고법판사를 고법 부장판사 직무대리로 임명해 고법 합의부 재판장 업무를 맡게 하는 것이다.

 

대법원은 "서울고법에 근무 중인 24·25기 고법판사 일부가 지방권 고법 재판장 공석충원을 위하여 전보됐다"며 "고법부장 제도 폐지를 내용으로 하는 법원조직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아 한시적으로 직무대리 형식으로 재판장을 맡게 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직무대리 발령 규모가 예상보다 작자 고법판사들은 아쉬움을 나타냈다. 한 고법판사는 "법관 인사 이원화 제도 취지에 따라 직무대리 발령이 최소 10자리는 날 것으로 예상했지만 생각보다 규모가 크지 않아 놀라우면서도 아쉬움이 크다"며 "대법원이 실질 대등재판부를 설치하려는 의지가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다른 고법판사는 "서울고법은 앞으로 열릴 사무분담위원회를 통해 고법부장들로만 이뤄진 대등재판부를 구성할 가능성이 있고, 이 경우 공석이 되는 재판장 자리에 고법판사들을 직무대리로 발령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향후 사무분담결과에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손현수·이세현·박수연 기자  boysoo·shlee·sy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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