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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법원행정처

새 법원행정처장에 조재연 대법관

안철상 前처장 재임 1년 못 채우고 돌연 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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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대법원장은 4일 조재연(63·사법연수원 12기·위 사진) 대법관을 오는 11일자로 법원행정처장에 임명했다. 조 대법관은 김명수 코트(Court)에서 김소영(54·19기)·안철상(62·15기·아래 사진)대법관에 이어 세 번째 처장이 된다. 안 처장은 11일 재판업무로 복귀한다.

 

지난해 1월 대법관으로 임명된 안 처장은 대법관 임명 후 채 한달이 되지 않아 법원행정처장으로 임명됐다. 당시 처장이던 김소영 대법관이 6개월 만에 교체돼 '불화로 인한 경질설'이 나온 데다 그동안 고참 대법관이 맡던 법원행정처장에 신임 대법관을 임명해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안 처장이 채 1년을 채우지 못하고 돌연 사의를 표명하고, 대법원장이 곧바로 이를 받아들이면서 처장 교체 이유에 법조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사법행정 경험이 전혀 없는 조 대법관이 법원행정처의 가장 중요한 업무인 대국회 업무를 잘 할 수 있는지를 두고 법원 내부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安처장 "몇차례 사의 표명했다" = 안 처장은 3일 출근길에서 기자들에게 그동안 대법원장에게 여러차례 사의를 표명해 왔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1년간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힘이 많이 들었고, 1년이지만 평상시의 2년보다 훨씬 힘들다고 생각한다"며 "그동안 몇차례 사의를 표명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으셨다"고 말했다.

 

안 처장은 김 대법원장과의 갈등설에 대해 "대법원장님과 큰 방향에서의 입장은 다를 바가 없다"며 일축했다. 그는 "대법원장님은 다양한 견해를 존중하고 경청하는 분"이라면서 "세부적인 의견차이로 인해서 갈등이라고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선 판사들은 이번 처장 교체를 두고 '예견된 일'이라며 입을 모았다. 


지방법원의 한 판사는 "안 처장이 단장을 맡았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특별조사단이 몇 개월에 걸친 조사 끝에 뚜렷한 범죄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발표했지만, 대법원장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수사협조 의견을 발표했다"며 "현재 사법부의 가장 큰 이슈에 대해 두 사람의 의견이 일치하지 않았으니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결과"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다른 판사도 "수사를 통해 끝을 봐야한다는 김 대법원장과 필요한 부분만 최소한으로 도려내야 한다는 안 처장의 입장이 달랐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 김 대법원장이 '재판거래' 의혹에 대한 후속조치와 관련해 검찰 수사 협조를 약속하면서 사실상 수사를 촉구하자 대법관 13명이 대법관 일동 명의로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에 관한 대법관들의 입장'을 발표할 때 안 처장도 대법관 자격으로 참여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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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재연 대법관 발탁 이유는 = 새 법원행정처장에 조 대법관을 발탁한 이유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법원 관계자는 4일 "조 대법관은 약 24년간 변호사로 활동하는 과정에서 국민의 입장에서 바라본 법원의 문제점이나 개선방향에 대하여 많은 고민을 해 왔다"며 "그 경험을 토대로 법원 내부에 한정된 시각이 아닌 국민의 시각에서 사법개혁을 이끌어 갈 수 있는 적임자"라고 인선배경을 설명했다.

 

세간에서는 그동안 김상환(53·20기) 대법관이 취임 후 처장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그러나 인사청문회에서 다운계약서 작성과 위장전입 전력 등이 문제되며 야당의 거센 반대에 부딪히는 등 예상 외의 난항을 겪으면서 김 대법관의 임명동의안은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의 심사경과보고서 채택없이 본회의에 직권상정돼, 국회에 제출된 지 81일 만에야 천신만고끝에 통과됐다. 이처럼 국회 동의 과정이 순탄치 않았기 때문에 김 대법관을 처장에 임명하는 데 김 대법원장이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는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지방법원의 한 부장판사는 "예산 등 대국회업무를 해야하는 처장 자리에 의원들의 반대가 거셌던 대법관을 임명하는 데 대법원장이 부담을 느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안 전 처장에 이어 신임 대법관을 사실상 대법원 2인자 자리인 처장에 앉히기에는 부담이 됐을 거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 판사는 "김 신임 대법관을 처장에 바로 임명하기에는 이른 감이 분명 있다"고 말했다.

 

조 대법관이 법원행정처 출신이 아닌 것도 발탁의 이유가 됐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김 대법원장은 취임 이후 대법관 등 주요 인선에서 이전 행정처 출신 인사들을 배제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김 대법원장이 취임 후 대법관으로 제청한 판사 출신 대법관 5명 모두가 비행정처 출신이다. 안 처장은 대법원장 비서실장을, 민유숙(54·18기), 이동원(56·17기), 김상환 대법관 등 3명은 재판연구관으로 대법원에서 근무했었다. 노정희(56·19기) 대법관은 대법원과 행정처 근무 경험이 전무하다.

 

"법원행정 경험 없어

오히려 사법개혁 적임자"

 

◇ "로펌경영경험"vs"사법행정 경험없어" = 조 대법관은 6.25 전쟁때 함경남도 원산에서 강원도 동해로 내려온 가난한 피란민의 아들로 태어나 상고를 졸업하고 은행원으로 일하다 방통대를 졸업하고 야간 법대에 진학해 주경야독하며 사법시험에 수석 합격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11년간 법관으로 일하다 93년 개업해 24년간 변호사로 활동했다. 대형로펌인 대륙아주의 경영전담 대표변호사를 지내 법률서비스 산업에 해박하고 로펌경영에도 정통하다는 평가다. 그러나 사법행정 경험이 없다는 점은 헤쳐나가야할 과제다.

 

재경지법의 한 판사는 "로펌의 경영과 사법행정은 완전히 다르다"며 "현재 법원행정처가 유기적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상태인데, 신임 처장님도 사법행정 경험이 없어 초반에 부침이 있을 수 있다"며 우려했다.

 

반면 다른 판사는 "법원 특유의 폐쇄적 행정문화가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의 원인 중 하나"라며 "사법행정 경험이 없다는 점이 오히려 장점이 될 수도 있다"며 기대의 목소리를 냈다.

 

한편, 대법원이 추진하고 있는 법원조직법 개정안에 따라 법원사무처가 신설되면 법원행정처는 폐지되고 처장도 재판부로 복귀하게 된다. 이에 따라 조 대법관은 행정처 폐지 전 마지막 법원행정처장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개정안 통과에 난항이 예상되고, 그동안 처장 교체가 빠르게 이뤄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후로도 처장이 더 임명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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