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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의료소송에서 ‘책임 제한’ 법리 적용은 문제”

장재형 변호사 논문서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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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의료소송에서 일정한 기준 없이 자의적으로 '책임 제한'의 법리를 적용하는 것은 자의적인 재량권을 인정하는 것으로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순수하게

이론상 신의칙이나 공평의 이념 앞세워

 

'책임제한'이란 피해자의 과실이 없더라도 손해의 공평·타당한 분담이라는 손해배상법의 이념을 실천하기 위해 법원이 불법행위로 피해자가 입은 손해 일부를 감액해 배상하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인하대 로스쿨 초빙교수인 장재형(65·사법연수원 13기) 변호사는 최근 서울시립대 법학연구소가 발행하는 서울법학에 게재한 '의료과오소송에서의 치료비 청구와 책임제한 법리의 재검토' 논문에서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책임은 가해행위와 상당한 인과관계에 있는 손해를 계상한 후 과실상계, 손익상계의 법리로 산정·조정돼 최종적으로 실질적 손해액이 확정된다"면서 "판례에서 인정하는 '책임제한'의 법리는 여기에 또 추가해 손해의 공평한 분담이나 형평의 원칙 등을 이유로 감액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개별사안에서

법관의 자의적 재량권 인정은 의문

 

장 변호사는 "책임제한 법리는 현행법상 아무런 근거가 없고 해석론상으로도 극히 예외적으로 엄격히 해석·운용돼야 한다"며 "순수하게 이론상의 신의칙이나 공평의 이념을 앞세워 개별 사안에서 법관의 자의적인 재량권을 인정하는 것은 정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의료과오소송의 재판 실무에서 책임제한의 법리를 가볍게 해석해 피해자의 체질적 소인이나 질병의 위험도 등을 전통적인 과실상계의 법리와 혼동하거나 그 비율도 일정한 기준이 없이 다소 자의적으로 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불확실성·응급성 등으로 인해 의료분쟁이 많은 산부인과 의료사고 관련 하급심 판례의 경우 책임제한 비율을 30~70%로 높이 인정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법률적 근거 없어

해석론상으로도 엄격 운용돼야

 

그는 "손해배상의 본질이나 목표는 피해자의 온전한 권리 구제인데, 과실 없는 피해자의 희생을 전제로 하는 손해의 재분배는 법해석의 영역을 벗어난 것"이라며 "체질적 소인이나 기왕증 등을 손해배상 성립에서의 인과관계나 손해 산정에서의 노동능력 상실률 등에서 참작하지 않고 책임제한에서 판단하거나 이미 과실상계에서 참작한 사유를 다시금 책임제한에서 판단한 것은 논리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판례나 이론은 기왕증이나 체질적 소인 이외에도 수술의 난이도 및 위험성, 질병의 위험도나 질환의 태양, 정도는 물론 의료행위의 특수성까지 책임제한의 사유로 들고 있다"며 "의료과실을 저지른 가해병원이 원래의 진료비나 그 후유증에 대한 치료비를 '책임제한'을 이유로 다시 피해자에게 부담하게 하는 것은 가해병원이 청구하는 경우는 물론 피해자가 청구하는 경우에도 그 형태를 불문하고 허용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