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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테니스 동호회에서 OB들 모습 사라진 까닭은…

개정 ‘공무원 행동강령’ 시행… 선후배 사적접촉 모두 신고

검찰 선·후배들이 테니스를 즐기며 건강과 소통·화합을 도모하던 테니스 동호회 '프로테'와 '토조회'에서 'OB(old boy)'들이 홀연히 사라졌다.

 

이들 동호회는 테니스를 즐기는 검찰 선후배들이 테니스 실력을 갈고 닦는 단체다. 현직에 있을 때 동호회 활동을 하던 검사들이, 변호사로 개업한 후에도 '테니스'를 통해 후배들과 함께 땀을 흘리며 건강을 도모해왔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프로테'와 '토조회' 등은 검찰 출신 OB 회원들에게 동호회 참석을 '자제해달라'는 당부를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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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OB 회원들의 참석을 제한한 이유는 뭘까. 개정 검찰청 공무원 행동강령이 시행됐기 때문이다. 지난 4월 국민권익위원회가 공무원의 윤리규정을 대폭 강화한 개정 공무원 행동강령을 시행하자 대검찰청도 새 공무원 행동강령을 반영해 검찰청 공무원 행동강령을 개정했다.

 

개정 강령에 따르면 검찰 공무원은 사건관계인, 변호인 등과의 접촉 뿐만 아니라 직무관련자와 △골프 △여행 △사행성 오락 △식사·음주 등 향응(직무관련자 부담) 등 사적으로 접촉하는 경우 소속기관장에게 미리 서면 신고해야한다. 우연히 만난 경우에도 사후에 신고 서면을 작성해야 한다. 이 신고 서면에는 직무관련자의 인적 사항과 만난 일시, 장소, 사유, 비용 부담 여부 등을 모두 포함시켜야 한다. 과거에는 검찰 공무원이 자신이 취급하는 사건의 사건관계인이나 변호인 등과 정당한 이유없이 사적으로 접촉하는 것을 금지하면서, 부득이한 사유로 접촉할 경우 사전이나 사후에 상급자에게 이를 보고하도록 돼 있었는데 이를 더욱 강화한 것이다. 

 

개정 '공무원 행동강령' 시행

선후배 사적접촉 모두 신고

 

검찰 테니스 동호회들은 강령에 '테니스' 등 골프가 아닌 스포츠가 명시돼 있는 것은 아니지만, OB 회원 대부분이 변호사인 점을 감안해 참가 제한 조치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괜한 오해를 불러일으키지 않기 위해 OB 회원들과 접촉 자체를 하지 않는 방향으로 방침을 정한 것이다.

 

이때문에 올 가을 열린 검찰 추계 테니스대회는 참가자들의 인적사항과 비용 등에 대한 신고를 한 뒤에 개최됐다. 앞서 봄에 열린 대회에는 검찰 출신 변호사 등 OB회원들이 참가하지 않았다. 

 

오해 받을 소지 없게

아예 접촉하지 않는 방향으로 변화

 

이 같은 분위기는 검찰 내 다른 동호회로도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관예우 등 각종 병폐를 근절하기 위한 조치이지만, 일각에서는 사적인 인간관계까지 제한되고 법조인들이 점점 더 고립되고 있는 것 같다는 아쉬움의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한 부장검사는 "가볍게 선후배들이 모여서 만나는 자리인데 신고까지 하면서 만나야 하느냐는 생각이 크다"며 "미신고 등을 이유로 나중에 문제가 돼 규정위반 등으로 감찰 대상이나 입방아에 오르느니 아예 만나지 않는 방법을 택하게 된다"고 말했다. 

 

전관예우 차단 조치지만

인간관계까지 제한에 아쉬움도

 

다른 검사도 "미제사건 처리하느라 함께 밤을 새는 등 고생하고 힘든 시기를 같이 보낸 만큼 소중한 인연인데, 이제는 검찰을 떠난 선배들과 마음 편히 식사 자리 한번 같이 하는 것도 어렵게 됐다"며 "인간적으로 보고싶은 사람도 볼 수가 없어 아쉽다"고 했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원래 우리가 만든 모임인데도 참석할 수 없게 되니 서운할 수 밖에 없긴 하지만, 공정한 직무수행을 위해서라면 오해 받을 거리를 만들지 않아야 하니 이해한다"고 말했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