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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사건 재심 재판 신속히 이뤄져야"

재심개시 결정 후 최종 확정까지 최장 7년 걸려
검사 불복제도 개선 '형소법 개정안' 조속 마련
재심 결정되면 형 집행정지… 원칙적으로 적용을
인권위, '무기수 김신혜씨 사건' 진정 계기 권고

재심 재판의 신속한 처리를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인권위 권고가 나왔다. 재심 사건의 특수성을 고려해 일반사건과 달리 별도의 처리기한 규정을 두는 등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최영애)는 존속살해죄로 무기징역형을 선고받고 15년간 복역하다 재심 결정을 받은 김신혜(41·여)씨가 "법원의 재심개시결정 이후 검사의 불복절차로 재판이 지연되고 인신구속 상태가 계속되는 것은 부당하다"며 대법원장을 상대로 낸 진정을 최근 각하했다고 3일 밝혔다. 김씨 진정의 주장과 내용은 재판 관련 사항으로, 국가인권위원회법상 조사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인권위는 그러나 형사사건 재심절차 개선을 위해 법무부 장관에게 "법원 재심개시결정에 따른 재심재판이 신속하게 진행되도록 검사의 불복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형사소송법 개정 방안을 마련하고, 법이 개정될 때까진 검사의 불복권 행사를 신중하게 하라"고 권고했다. 대법원장에게는 "재심개시결정에 대한 즉시항고와 재항고 재판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하고, 재심개시결정 시 형의 집행정지결정을 적극적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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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조사결과, 형사사건 재심청구 이후 법원의 재심개시결정까지 가장 오래 걸린 경우는 7년 12일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재심개시결정에 대한 즉시항고 기각결정은 최장 9년 32일, 재항고 기각결정은 최장 3년 182일이 걸렸고, 군사정권 시절 이른바 '유서대필 사건'으로 억울하게 옥살이를 한 강기훈씨의 경우 재심개시결정 이후 최종 확정까지 3년 3개월이 걸린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의 경우에도 법원의 재심개시결정이 대법원에서 최종 확정될 때까진 3년 가까운 기간이 걸렸다. 재심개시결정에 대해 검찰의 즉시항고와 재항고가 거듭되면서 지난 9월 대법원이 재항고를 기각한 뒤에야 김씨에 대한 재심개시결정은 확정될 수 있었다. 이에 김씨는 인권위에 진정을 냈다.

 

인권위는 "형사재심제도는 유죄의 확정판결에 중대한 사실오인이 있는 경우 판결을 받은 자의 이익을 위해 시정하는 절차인데도, 현행 제도는 재심개시결정에 대한 검사의 즉시항고권과 재항고권이 폭넓게 보장되고 관행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재심개시 확정까지 장기화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권 보장과 사법정의의 실현, 신속하게 재판 받을 권리 보장을 위해 재심개시결정에 대한 즉시항고권 폐지나 재항고 사유제한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독일은 1964년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재심개시결정에 대한 검사의 즉시항고권을 폐지했고, 일본은 검사의 재항고(특별항고)권을 헌법 위반과 판례 위반 사유로만 한정해 인정하고 있는데 반해, 우리나라는 재항고 사유를 규칙 위반까지 폭넓게 규정하고 있다는 게 인권위 측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인권위는 "법원이 재심재판을 일반사건과 동일하게 처리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면서 "별도 처리기한 규정을 두는 등 신속 처리를 위한 제도 개선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인권위는 "현행 형사소송법은 '재심개시의 결정을 할 때에는 결정으로 형의 집행을 정지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지만, 계속되는 구금상태에서는 재심청구인이 새로운 사실 주장이나 사실오인 다툼 등 방어권 행사가 어려울 뿐 아니라 헌법상 무죄추정 원칙에도 반한다고 볼 수 있다"며 "사법적 구제절차로서 재심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재심청구인이 증거인멸이나 도주의 우려 없음이 소명되는 경우 형집행정지가 원칙적으로 적용되도록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2000년 3월 자신을 성추행한 친부에게 수면제가 든 술을 마시게해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기소돼 2001년 3월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그러나 사건 당시 경찰의 강압적인 수사행태 등이 언론을 통해 뒤늦게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2015년 1월 김씨는 대한변호사협회 등의 지원을 받아 광주지법 해남지원에 재심을 청구했다. 그해 11월 해남지원은 "경찰 수사의 위법성과 강압성이 인정돼 형사소송법 제420조 7호에 의해 재심사유가 있다"며 재심개시결정을 내렸다. 이는 복역중인 무기수가 재심을 받게 된 첫 사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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