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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이사람

[주목 이사람] ‘등기업무’ AI 개발 원종채 법무사

"법무사들이 여유 있게 일할 수 있는 업무 환경 필요"

"단순 반복 업무로부터의 해방, 그리고 커피 한 잔의 여유. 이번 시스템 개발은 전문 자격사와 직원 전문성 확보를 위한 첫걸음입니다."

 

현직 법무사가 처음으로 인공지능(AI)의 초기 모델에 해당하는 업무용 로봇 자동화 시스템(RPA·Robotic Process Automation)을 개발해 보급에 나서 화제다. '7(세븐)' 시리즈를 개발한 원종채(45·서울중앙법무사회) 법무사가 그 주인공이다. RPA는 사람이 하는 일을 똑같이 따라 하도록 설계된 소프트웨어(SW)로 스스로 학습하는 머신러닝(ML)과 AI의 바탕이 된다.

 

원 법무사는 근저당권 전자등기 말소 관련 업무를 맡은 사무실 직원들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시스템 개발에 나서게 됐다. 이후 시스템을 써본 청년 법무사들의 요청으로 일반 등기사건 등으로 개발 범위를 확대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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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지금까지 △부동산·법인 등기 업무에서 등록면허세 신고·납부 및 납부서 출력 과정을 자동화 한 'S7' △부동산 전자 말소 등기 신청에서 등록면허세 신고·납부·연계 등을 자동으로 처리하는 'E7' △집합건축물 대장 및 대지권 등록부 자동발급과 공시지가 자동조회 및 채권매입금액 자동계산 프로그램인 'R7' 등을 개발해냈다.

 

'등기 말소' 담당 직원

힘들어하는 모습보고 개발

 

"S는 도움(Support)을, E는 직원(Employee)을 뜻합니다. AI 프로그램이 구성원 역할을 톡톡히 한다는 의미입니다. 다양한 잔업과 반복업무가 많은 법무사사무실의 특성상 과로와 촉박한 시간에 쫒겨 커피 한 잔 편히 마실 시간이 없는 법무사와 직원들에게 시간적·정신적 여유를 주고 싶었습니다."

 

그는 "법무사업계 발전과 생존을 위해서는 앞으로 법무사 본직이 직접 모든 일을 처리하는 구조가 정착돼야 한다"면서 "작은 힘이나마 보태고 싶다"며 '7 시리즈'를 추가 개발하는 한편 시스템 개발 판매 수익금 일부를 업계 현안 해결을 위한 기금으로 기부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원 법무사는 시리즈 개발에 지금까지 수억원을 투자했지만, 후배들을 위해 경력 3년 이하의 청년 법무사들에게는 '7 시리즈'를 무료로 제공할 계획도 갖고 있다.

 

3년 이하 청년법무사에게는

프로그램 무료 제공

 

원 법무사는 다만 업무의 완전 자동화는 지양할 계획이다. 직원 등 사람의 영역을 일부러 기술적으로 남겨두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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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해 보이는 AI도 본질은 업무와 일상을 편리하게 하는 익숙한 도구인 자동문과 다르지 않습니다. 해외연구에 따르면 기업이 자료 수집·처리 등 반복업무를 자동화할 경우 직원들은 전문지식을 활용하고 대인관계를 조율하는 등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전문자격사는 끊임없이 공부해야 하는 사람임에도 단순 반복 업무에 짓눌려 시간이 없다는 점이 안타깝습니다. 지방세, 등기법, 유언대용신탁, 신탁등기, 상속 분야 등 법무사가 더 고민하고 뻗어나갈 영역은 차고 넘칩니다. 시간적·정신적 여유 등으로 직원 복지가 강화되면 전체 사무실 역량도 높아질 것입니다." 

 

세무사 등 인접직역 업무에 적용할

AI도 개발 중

 

원 법무사는 "법무사를 포함한 법률 전문직이 4차산업 등 시대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법률서비스 역량을 강화하면 법무사의 위상과 신뢰도 더욱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내가 하늘에서는 가장 멀지 몰라도 땅에서는 제일 가깝다.' 키가 작다고 놀림 받았지만 유럽을 제패하고 근대 민법전을 만든 나폴레옹이 한 말이라고 합니다. 헌법과 실체법·절차법 순으로 구성된 법체계에서 실행법을 다루는 법무사가 일견 상대적으로 작아보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전국 방방곡곡에서 생활법률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법무사는 바닥 민심과 국민에게 가장 가까운 전문 자격사입니다. 국민 권익 보호 방안과 더 나은 법률서비스도 결국 법무사 손에서 나온다고 믿습니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