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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법원행정처

'김명수 코트' 캐스팅보트는 김재형·조재연·이동원

본보 '양심적 병역거부' 등 3대 쟁점사건 대법원 판결분석

김명수 코트(Court)에서는 진보 성향의 대법관들이 다소 우위를 차지함에 따라 판결을 통해 사회 변화를 이끌어 낼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특히 김재형(53·사법연수원18기), 조재연(62· 12기), 이동원(55·17기) 대법관 등 3명이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본보가 2일 최근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소송과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대표에 대한 변희재씨의 주사파 발언 사건, 양심적 병역거부 사건 등에서 밝힌 김 대법원장과 12명 대법관들의 다수·소수의견을 분석한 결과 진보적 성향의 의견을 낸 사람이 7명, 보수적 성향의 의견을 낸 사람이 6명으로 진보적 성향이 다소 우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비교적 진영 이동이 자유로울 것으로 보이는 김재형, 조재연, 이동원 대법관 등 3명의 대법관이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여, 향후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단순히 진보나 보수의 이분법이 아닌 개개 사안의 쟁점에 따라 치열한 논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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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형(53·사법연수원18기), 조재연(62· 12기), 이동원(55·17기)

 

분석 대상에 오른 3건의 사건에서 최대 쟁점은 △한·일 청구권 협정에도 불구하고 강제징용 피해자 개인의 손해배상청구권이 인정되는지 △종교적 신념을 바탕으로 한 양심적 병역거부가 병역을 거부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는지 △특정 정치인을 '종북·주사파'라고 표현한 것이 명예훼손에 해당하는지 여부였다. 이들 쟁점은 우리 사회 전반에서도 정치적·이념적 성향 등에 따라 첨예하게 견해가 대립되는 것들이었다.

 

쟁점들에 대한 대법관들의 판단을 살펴보면 크게 4가지로 분류됐는데, 김명수(59·15기) 대법원장과 김재형 대법관이 이들 쟁점에 대해 법리적으로 가장 진보적인 의견을 냈다. 두 사람은 강제징용 피해자 개인의 손해배상청구권을 인정하고 양심적 병역거부가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들은 또 정치인과 같은 공인에 대한 '주사파' 표현은 의견표명이나 구체적인 정황 제시가 있는 의혹 제기에 불과해 불법행위가 되지 않거나 피해자가 공인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위법하지 않다고 봐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명예훼손과 모욕에 대한 과도한 책임 추궁이 정치적 의견 표명이나 자유로운 토론을 막는 수단으로 작용해서는 안 되며, 정치적 표현에 대해 명예훼손이나 모욕의 범위를 지나치게 넓게 인정하거나 그 경계가 모호해지면 헌법상 표현의 자유는 공허하고 불안한 기본권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7명 진보, 6명 보수성향…

단순 이분법으로 예단 못해

 

박정화(53·20기)·민유숙(53·18기)·김선수(57·17기)·이동원·노정희(54·19기) 대법관 등 5명은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개별 손해배상청구권을 인정하고 양심적 병역거부가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주사파 표현은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권순일(59·14기)·조재연 대법관 등 2명은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개별 손해배상청구권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면서 대신 우리 정부가 피해자들에게 보상하는 방법을 택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들은 또 양심적 병역거부는 인정했지만, 주사파 표현은 명예훼손이 아니라는 입장을 냈다.

 

안철상 처장·김상환 후보자

재판부 합류하면 변수로

 

김소영(53·19기)·조희대(61·13기)·박상옥(62·11기)·이기택(59·14기) 대법관은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개별 손해배상청구권은 인정했지만,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하지 않았다. 주사파 표현은 명예훼손이 아니라고 봤다.

 

3건의 사건에서 상대적으로 진보적 입장을 보인 박정화·민유숙·김선수·이동원·노정희 대법관 등 5명에 법리적으로 가장 진보적인 성향을 보인 김 대법원장과 김재형 대법관을 합치면 7명이 이들 사건에서 일단 진보적 성향을 나타내 과반수를 형성했다. 반면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개별 청구권을 인정하지 않은 권순일·조재연 대법관과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하지 않은 김소영·조희대·박상옥·이기택 대법관 등 6명은 상대적으로 보수적 성향으로 일단 분류할 수 있다.

 

향후 대법원 전합,

개개 사안에 따라 치열한 논쟁 예상

 

그러나 대법관들의 인사청문회 당시 발언 및 이전 판결 등을 종합하면 김재형·조재연·이동원 대법관이 진영 이동이 자유로울 것으로 분석돼 이들이 캐스팅 보트를 쥘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쳐진다. 정통 법관 출신으로 보수적 성향으로 평가 받고 있지만 이번 사건들에서 상대적으로 진보적 입장을 나타낸 민유숙 대법관도 사안에 따라 이동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으로 기소된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항소심 재판장을 맡아 원 전 원장의 대통령 선거 개입 혐의를 인정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유죄 판결을 내려 진보적 성향으로 평가받는 김상환(52·20기) 후보자가 합류하면 진보 측 진영이 공고해질 전망이다. 그러나 보수 성향인 안철상(61·15기) 법원행정처장이 재판부로 복귀하고 진보 성향 대법관이 행정처장으로 간다면 김 대법원장이 캐스팅 보트를 쥘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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