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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국정감사

[대법원 국정감사] 공보관실 운영비,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도마에

10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위원장 여상규)의 대법원 국정감사에서는 공보관실 운영비 논란과 재판거래 의혹이 내내 도마에 올랐다. 야당 의원들은 국감이 시작되기 전부터 김명수(59·사법연수원 15기) 대법원장이 직접 국감에 출석해 공보관실 운영비 관련 질의에 답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1시간 여의 논쟁 끝에 파행됐다 가까스로 다시 열린 국감에서는 공보관실 운영비 집행에 대한 논란과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대한 문제제기가 계속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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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작부터 '삐걱' =자유한국당 등 야당 의원들은 김 대법원장이 춘천지법원장을 지낼 때 공보관실 운영비를 현금으로 수령한 것을 두고 "김 대법원장이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해 직접 해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국감 시작 전 한국당 법사위 간사인 김도읍(54·25기)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김 대법원장이 춘천지법원장 재직 시절인 2016년~2017년 공보관실 운영비를 현금으로 받아 사용했다"며 "여러 차례 해명요구를 했지만 어떠한 해명도 하지 않았다. 김 대법원장은 공보관실 운영비 사용에 대해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해 국민께 직접 답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장제원 의원도 "공보관실 운영비를 현금으로 수령한 것은 사실상 형사문제도 될 수 있다"며 "이 문제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주고 김명수 당시 춘천지법원장이 받은 사건이므로 김 대법원장이 직접 답변하는 것이 순리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기존 국감에서는) 대법원이나 사법부에 대한 질문이 대다수이기 때문에 법원행정처장이 대법원장을 대리해 답변할 수 있지만, 이번 사건 같은 경우에는 대법원장 본인 신상에 관련된 문제이므로 직접 답변할 의무가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민주당 간사인 송기헌(55·18기) 의원은 "대법원장이 (국감에서) 직접 질의·응답에 응하지 않는 것은 삼권분립 원칙에 따라 사법부를 존중하자는 차원"이라며 "이런 전례가 생기면 앞으로 재판과 관련한 사안에 대해서도 대법원장이 질의·응답해야 하는 사태가 초래될 수 있다"고 맞받아쳤다.

 

같은 당 조응천(56·18기) 의원도 "입법, 사법, 행정부 수반에 대해서는 직접 증인으로 묻지 않고, 특히 사법부의 경우에는 재판이라는 고유의 권능이 있기 때문에 사법행정 영역에 대해서만 국회가 감사하는 것"이라며 "사법행정 영역에 있어서는 대법관이자 장관급인 법원행정처장의 답변으로 충분하다"고 했다.

 

여야 의원들이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격론이 이어지자 여 위원장은 "대법원장이 인사 말씀을 할 때 야당 의원들이 제기하는 문제에 대한 답변을 해달라"는 중재안을 내놨다. 여 위원장이 추가적인 의사진행 발언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하고 회의를 진행하면서 김 대법원장이 인사말을 했지만, 야당 법사위원들은 퇴장했다. 이 때문에 여 위원장은 주질의가 시작되기도 전에 정회를 선언했다. 오전 국감이 여야 간 의사진행 발언으로만 1시간 가량 이어지다 파행된 셈이다.

 

15분 가량 퇴장했던 야당 법사위원들이 다시 국감장에 복귀하면서 사태는 가까스로 봉합됐다. 속행된 감사에서 여 위원장은 "회의가 정회될 정도로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인식해달라"면서 대법원 측에 "대법원장이 마무리 말씀할 때 답변을 안하면 제대로 된 답변을 못듣는 것 아니냐는 의원들의 걱정을 참고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법원행정처장께서 답변하실 때 가능하면 대법원장과 관련된 내용까지 자세하게 답변해달라"고 요구했다.

 

◇ 공보관실 운영비 논란, 계속 도마에 = 오후 국감에서는 2016∼2017년 전국 법원의 공보관실 운영비를 법원장이 직접 현금으로 수령해 간 것이 문제가 됐다. 야당 의원들은 특히 김 대법원장이 춘천지법원장 시절 현금으로 예산을 수령해간 점도 지적했다. 

 

김도읍 한국당 의원은 "공보관실 운영비를 제대로 사용했지만 증빙자료는 없다는 것을 어느 국민이 수긍하겠냐"면서 "심각하게 생각해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이은재 의원도 "법원은 국회의 특활비는 공개하라고 결정하면서 대법원의 예산 사용 관련 자료는 계속 요구해도 제출하지 않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강하게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안철상(61·15기) 법원행정처장은 공보관실 운영비 관련 증빙내용이 없다는 논란에 대해 "현금성 경비는 당연히 현금으로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경비가 아예) 안나오면 모를까 나온 건 (자료가 없어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 사법행정권 남용 '영장 기각률' 질타 = 여야 의원들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수사에 대한 법원의 영장 기각률이 너무 높다는 점도 지적했다. 

 

백혜련(51·29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여태 주거의 평온과 안정을 이유로 압수수색영장을 기각한 사례는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면서 "유독 이 사건에서만 주거의 평온을 이유로 영장이 기각됐는데, 어떤 국민이 이해하겠냐"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제는 압수수색 영장과 관련해 주거의 평온이 (기각 사유로) 계속 나올 수 있다"며 "영장판사들이 새롭게 만들어 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지원(76) 민주평화당 의원은 재판거래 의혹에 대해 강하게 질타했다. 박 의원은 "양 전 대법원장 시절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공관으로 부르니까 대법관들이 줄줄이 가서 재판지시를 받는게 말이 되냐"면서 사법부가 스스로 신뢰를 잃었다고 말했다. 이어 "사법농단과 관계된 영장 기각률이 90%"라면서 "김명수 대법원의 셀프개혁에 대해 국민들은 아무도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김 대법원장은 이날 국감 인사말에서 "사법부의 위기는 법관들이 독립된 재판기관으로서의 헌법적 책무에 오롯이 집중하지 못한 데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등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은 물론, 재판과 사법행정의 분리, 사법행정구조의 개방성 확보, 법관인사제도의 개선, 법관의 책임성 강화, 사법의 투명성과 접근성 강화를 반드시 이루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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