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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군사법원·심판관 폐지… 군사법 제도 대대적 개혁

송기헌 민주당 의원, 관련 법률 제정안 대표발의
평시 군사재판 항소심은 서울고법이 담당토록
군판사인사위원회도구성… 군사법원 독립 강화
군검사 이의제기권 신설… 군검찰 제도 개혁도

고등군사법원을 폐지하는 대신 평시 군사재판 항소심을 민간법원이 담당하는 등 대대적인 군사법(軍司法) 제도 개혁을 위한 입법이 의원입법 형태로 추진된다. 군사재판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고, 장병의 재판받을 권리와 인권보장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송기헌(55·사법연수원 18기) 의원은 4일 이 같은 내용의 군사법원 조직 등에 관한 법률, 군검찰의 조직 등에 관한 법률, 군형사소송법 등 3건의 법률 제정안과 군사법원법 폐지안 등 모두 4건의 법안을 대표발의했다. 현행 헌법은 군사재판을 관할하기 위한 특별법원으로서 군사법원을 설치할 수 있게 하는 동시에 군사법원 상고심은 대법원에서 관할하도록 하고 있다.

 

송 의원은 "현행 군사법원 제도 하에서 군사재판의 공정성 관련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며 "정부가 추진 중인 '국방개혁 2.0'의 하나인 군 사법개혁 방안의 일환으로 군사법원 개혁 법안을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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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사재판 1심, 5개 지역군사법원이 담당 = 군사법원의 조직 등에 관한 법률 제정안은 국방부 장관 소속의 5개 지역군사법원이 군사재판 1심을 맡게 하고, 항소심부터는 민간법원인 서울고등법원이 담당하게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지역군사법원장은 군법무관을 포함한 15년 이상 법조경력을 가진 45세 이상의 법조인 중에서 임용하도록 했다. 현행 군사법원법상으로는 국방부와 육군 16개 부대, 해군·공군 각각 7개 부대에 설치된 31개 보통군사법원이 군사재판 1심을, 국방부에 설치된 고등군사법원이 항소심을 담당하도록 돼 있다.

 

제정안에 따르면 서울에 설치되는 중앙지역군사법원은 서울과 해외 파병지역을 관할로 두게 되고, 중앙지역군사법원장은 모든 군사법원의 사법행정사무를 총괄하게 된다. △제1지역군사법원(충남)은 충남·충북·전남·전북·대전·광주·제주를 △제2지역군사법원(경기)은 인천·경기와 강원도 철원을 △제3지역군사법원(강원)은 철원을 제외한 강원도를 △제4지역군사법원(대구)은 경남·경북·대구·부산·울산을 관할한다.

 

제정안은 또 군사법원의 재판관은 군판사로만 구성하도록 하는 한편 군사법원의 심판권은 군사법원의 군판사 3명으로 구성되는 합의부에서 행사하게 했다. 특히 일반장교를 군사법원 재판관으로 임명하는 '심판관 제도'와 군사법원이 내린 형량을 지휘관이 임의로 깎아주는 '관할관 확인조치권(지휘관 감경권) 제도'는 전시에만 운영하고, 평시에는 완전히 폐지하도록 했다. 이 두 제도는 그동안 군 사법제도의 문제점이 지적될 때마다 군사재판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해치는 근본 원인으로 지적돼 왔다. 일부 지휘관들은 폭행·사망 사건이 터지면 엄정한 수사와 처벌보다는 심판관 제도를 이용해 재판에 개입하고, 지휘관 감경권으로 형을 깎아줘 자신들에게 미칠 영향을 줄이는데 급급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기도 했다.

 

이와 함께 제정안은 군사법원의 실질적인 독립을 보장하기 위해 국방부 장관 소속으로 '군판사인사위원회'를 두고, 군판사의 임명·연임·징계 등 인사 관련 사항을 심의하게 했다. 인사위는 △군판사 1명 △대법원장이 추천하는 법관 1명 △법무부 장관이 추천하는 검사 1명 △대한변호사협회장이 추천하는 변호사 1명 △한국법학교수회장·로스쿨협의회 이사장이 각각 추천하는 법학교수 2명 △각 군 참모총장이 추천하는 인사 3명 △비(非)법조인인 각계 전문가 2명(여성 1명 이상) 등 11명으로 구성된다.

 

군판사 정원은 군사법원장 5명을 비롯해 대령 6명, 중령 30명 등 모두 41명으로 정했다. 군판사는 군법무관으로 10년 이상 복무한 영관급 장교 중에서 임명되며, 인사위 심의를 거쳐 5년 단위로 연임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군판사의 신분 보장을 강화하기 위해 군인사법 등 현역 군인의 연령·계급에 따른 정년이 아니라 연장된 별도의 정년을 적용해 군사법원장은 65세까지, 군판사는 56세까지 정년을 보장받을 수 있게 했다. 군판사는 다른 부대의 법무참모나 군검사 등 보직순환도 금지된다.

 

아울러 제정안은 전시나 사변이 일어났을 때에는 편제상 장성급 장교가 지휘하는 부대에 군사법원을 설치하고, 관할관 확인조치권과 심판관 제도를 운영하는 등 전시·사변 시 군사법원의 구성과 운영 등에 관한 특례 규정도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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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급 부대 군검찰부 폐지 = 한편 군검찰의 조직 등에 관한 법률 제정안은 군 검찰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현재 각급 부대에 설치돼 있는 군검찰부를 폐지하는 대신 국방부와 각 군 본부에 검찰단을 설치하는 내용이 골자다.

 

제정안에 따르면 군검사는 국방부 장관이나 각 군 참모총장이 소속 군법무관 중에서 임명하는 것이 원칙이다. 또 국방부 검찰단에는 고등검찰부를, 각 군 검찰단에는 보통검찰부를 두게 되는데 보통검찰부는 지역군사법원에 대응해 설치된다. 국방부 검찰단장에는 장성급 장교가 임명되며, 군 검사 숫자는 △준장 1명 △대령 4명 △중령 21명 △소령 38명 △대위·중위 61명 등 모두 125명으로 정했다.

 

특히 제정안은 군 검찰의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국방부 장관과 각 군 참모총장이 군검사에 대해 일반적인 지휘·감독만 가능하게 하고, 구체적인 사건에 대해선 소속 검찰단장만을 지휘·감독할 수 있게 했다. 군검사가 구체적인 사건과 관련한 지휘·감독에 대해 적법성이나 정당성 여부에 이견이 있는 경우 이의를 제기할 수 있도록 '군검사의 이의제기권'도 신설했다.

 

이와 함께 헌병을 군사법경찰리로 임명해 군무이탈 체포조 등으로 운용하는 것은 '인권침해 소지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헌병과 군사안보지원부대의 군사법경찰리는 부사관과 군무원 중에서만 임명하도록 했다. 전시·사변 시에는 각 부대별로 보통검찰부를 두고, 군검사는 군검찰부가 설치돼 있는 부대장의 지휘·감독을 받게 하는 등 특례도 규정했다.

 

군형사소송법 제정안은 평시 관할관 제도의 폐지에 맞춰 관할관 확인조치권 제도를 평시에 한해 폐지하는 동시에 지휘관의 구속영장청구 승인권도 폐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군검사가 구속영장을 청구할 때 지휘관의 승인을 받지 않도록 한 것이다. 구체적 사건의 범죄수사·공소유지를 위해 군검사와 군사법경찰관의 협력의무도 명시했다.

 

제정안은 또 군인과 군무원 사이에 발생한 범죄의 피해자가 형사절차상 입을 수 있는 피해를 방어하고 법률적 조력을 보장해 주기 위해 군 범죄피해자 국선변호사 제도를 도입하는 한편 군사법원의 구속집행정지결정에 대한 군 검사의 즉시항고권도 삭제했다. 아울러 항고할 수 있는 재판의 범위를 확대해 군사법원과 고등법원의 결정에 불복이 있으면 항고할 수 있도록 하고, 판결 선고 후 판결 확정 전 미결구금일수 전부를 본형에 산입하도록 하는 등 현행 군사재판 제도의 운영상 미비점도 개선·보완했다.

 

송 의원은 "이번 입법을 통해 군사재판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높이고, 군내 법질서를 효과적으로 유지해 장병들의 인권이 보장되는 법률적 기반이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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