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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배우자 자립 걸림돌 된 ‘최우선 변제금’

임대차보증금 서울 3700만원·수도권 3400만원 한도

서민 보호를 위해 마련된 주택임대차보호법상 최우선변제금 제도가 이혼 배우자 등에게는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혼을 하면서 같이 살던 전셋집 등의 임대차보증금을 재산분할로 나눠 받고 싶어도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최우선변제가 보장되는 보장금에 대해서는 압류 자체가 금지되므로 임대차 계약 명의자가 아닌 이혼 배우자는 강제집행 절차를 밟을 수 없어 상대 배우자가 나눠주기만 기다려야 하는 형편이다.

 

A씨는 남편 B씨의 외도로 결혼 생활이 파국을 맞아 B씨를 상대로 법원에 이혼을 청구했다. 법원은 A씨의 청구를 받아들여 두 사람이 이혼하도록 하면서, 남편 B씨에게 부부가 함께 살던 주택의 보증금 3000만원 가운데 절반인 1500만원을 A씨에게 주라고 판단했다. 경제적 형편이 좋지 못했던 부부는 서로의 돈을 합쳐 보증금 3000만원에 월세 45만원짜리 집을 구해 살아왔다. 이 집의 임대차 계약은 B씨 명의로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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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법원 판결에도 불구하고 A씨는 재산분할금을 받을 수가 없었다. A씨는 B씨에게 보증금의 일부를 달라고 했지만, B씨가 차일피일 미루기만 했다. 화가 난 A씨는 이를 압류해 추심하려 했지만 그마저도 불가능했다. B씨 명의의 보증금채권이 민사집행법에서 정한 압류금지채권이어서 강제집행 절차를 진행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민사집행법 제246조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제8조와 시행령 규정에 따라 우선변제를 받을 수 있는 금액은 압류금지채권으로 규정하고 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8조와 시행령은 서울특별시의 경우 3700만원, 수도권 과밀억제권역·세종특별자치시 등은 3400만원 등을 최우선변제 받을 수 있는 보증금으로 정하고 있다. 

 

같이 살던 전셋집 보증금

'압류금지'… 강제집행 못해

 

서민 보호를 위해 마련된 규정이 오히려 서민의 자립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문제점을 감안해 김삼화 바른미래당 의원은 지난 4월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을 원인으로 하는 압류의 경우에는 압류금지채권의 예외로 하는 민사집행법 일부개정안을 발의했으나 아직 국회에서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계약명의자 아닌 일방은

상대 배우자 선심만 기다려

 

배인구(50·사법연수원 25기) 법무법인 로고스 변호사는 "이혼 배우자는 재산분할을 받아 다른 거주 공간을 마련해야 하는데, 현행 법령은 재산분할 의무자의 주거권만 보호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재산분할 의무자의 주거권만 보호하는 것은 이혼 시 부부의 재산적 평등에 반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재산이 부부 공동재산으로 판단돼 분할해야 하는데 명의자 일방만을 보호하는 것은 임대차보증금 채권의 압류금지를 정한 목적에도 반한다"고 말했다.

 

'압류금지 채권서 예외로'

민사집행법 개정안 발의

 

이현곤(49·29기) 새올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이혼 시 재산분할로 얻은 채권은 공동으로 형성한 재산의 분할이라는 측면에서 엄밀하게 민법상 채권의 성격을 가진다고 볼 수는 없다"며 "이혼으로 재산분할 대상이 된 임대차보증금은 압류금지 채권의 예외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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