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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플랫폼 '배달대행 앱' 이용 배달원은 '근로자?', '자영업자?'

서울대 법학연구소·노동법연구회, '제4차 산업혁명과 노동의 미래' 학술대회

디지털 플랫폼인 배달대행 앱을 통해 일감을 받는 배달대행업체 배달원들은 법적으로 근로자일까, 자영업자일까.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새롭게 등장하는 노동법 관련 이슈를 다룬 학술대회가 열려 관심을 모았다.


서울대 법학연구소(소장 김도균)와 노동법연구회(회장 이철수)는 지난달 27일 관악구 대학동 서울대 로스쿨 100주년 기념관 최종길홀에서 '제4차 산업혁명과 노동의 미래'를 주제로 공동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3회째를 맞이하는 서울대·동경대 비교노동법 세미나의 일환으로 열렸다.


이날 '디지털 기술 발전과 노동법의 미래'를 주제로 발표한 박제성 한국노동연구원 박사는 "법인사업에 종속된 근로자는 근로시간 동안 특정된 근로장소에서만 종속노동을 제공하면 되지만, 디지털 네트워크에서 시공간이 특정되지 않은 채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는 항시적인 종속상태에 놓이게 된다"며 "업무시간이나 근무장소가 별도로 정해지지 않았다는 사정은 근로자성을 부정하는 이유가 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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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디지털 플랫폼에서 일하는 음식배달대행기사는 종속성이 없는 상태에서 자유롭게 영업을 하는 자영업자가 아니라 법인사업의 종속성과는 특징이 다른 종속성 속에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라며 "비전속형 비임금근로자의 사례는 디지털 네트워크 사업 모형에서 일반적인 모습이라는 점에서 현재의 판례 법리는 종속성의 변화를 포착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지난 5월 음식배달대행업체 배달원의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적용 여부를 다툰 사건에서 배달원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는 않지만, 택배원과 같은 특수형태근로자에 해당하므로 배달 중 교통사고가 난 경우 산업재해 보험급여를 받을 수 있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놨다(2016두49372). 당시 재판부는 "배달대행업체 소속 배달원들이 다른 배달업체의 스마트폰 앱을 이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배달원의 '전속성'을 부정할 수는 없다"며 "산재보험법상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보호를 위한 특별규정을 둔 취지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는 않으나 업무상 재해로부터 보호할 필요성이 있는 경우 해당 종사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판시했다.


한편 이날 '미국의 디지털화를 둘러싼 노동법 논의:일본 노동법에의 시사'를 주제로 발표한 토키 마사히토 오카야마대 법학부 교수는 "기그 이코노미(Gig Economy·기업이 근로자를 고용하지 않고 필요할 때마다 근로자와 계약해 일을 맡기는 우버나 에어비앤비 같은 고용 형태)의 워커(Worker)는 보수가 낮고 사회보험이나 복리후생으로부터 제외된다는 법적 문제점이 있다"고 말했다. 기그는 1920년대 미국의 재즈 공연장 주변에서 연주자가 필요할 때마다 단기로 구해 공연 계약을 맺던 것을 뜻하는 말이다.


그는 "미국의 경우 기그 이코노미의 워커가 노동법이 적용되는 근로자인가 아니면 독립자영업자인지를 두고 근로자와 자영업자의 중간개념인 '독립 취로자(IW·Independent Work)'를 도입하자는 견해와 근로자성을 추정하는 규정을 두자는 논의가 있다"며 "일본의 경우 '고용과 유사하게 일하는 방식을 취하는 자'에 대한 가이드라인 작성과 노동기준법상의 '근로자' 개념 재검토 등을 통해 보호하는 방법을 검토 중"이라고 소개했다. 


'4차 산업혁명·일하는 방식의 다양화와 노동법·경제법의 역할'을 주제로 발표한 아라키 타카시 도쿄대 교수는 "역무제공자가 근로자인지 사업자인지 여부로 노동법과 경제법의 적용을 구분해 온 기존의 시각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일본은 노동법과 경제법이 동시에 적용될 수 있는 경우 노동법을 우선 적용하는 형태로 문제를 정리했다"고 설명했다.


종합토론에는 쿠와무라 유미코 토호쿠대 법학부 교수와 박효숙 동경대 고령사회총합연구기구 연구원, 도재형(50·사법연수원 23기) 이화여대 로스쿨 교수, 윤애림 서울대 고용복지법센터 연구위원이 패널로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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