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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X ANALYSIS(6) 단순 명의신탁은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에 해당하지 않아

대법원 2018. 3. 29. 선고 2017두69991 판결

리걸에듀

[ 2018.06.27 ] 



1. 사실관계

원고는 비상장법인인 A 주식회사 발행주식 중 일부(이하 “이 사건 주식”)를 1981년 내지 1994년경 B, C, D에게 명의신탁하였다.


원고는 2008. 5. 2.경 위와 같이 명의신탁한 주식을 자신 명의로 보유하고 있던 주식과 함께 모두 E에게 양도하였고, 같은 해 8. 29.경 자신을 포함한 각 주식 명의자들의 명의로 양도소득세를 신고하였다.


이에 대해 피고는 위와 같이 명의신탁된 주식에 대하여 지급된 2004년 및 2005년의 배당금이 실질적으로 원고에게 귀속되었다는 이유로 2015. 3. 9. 2004년 귀속 종합소득세 부과처분을 하였고, 2015. 3. 11. 2005년 귀속 종합소득세 부과처분을 하였다. 또한 피고는 원고가 양도한 주식의 가액을 과소신고하였다는 이유로 2015. 3. 17. 원고에게 2008년 귀속 양도소득세 부과처분을 하였다(이하 종합소득세 부과처분과 양도소득세 부과처분을 통틀어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2. 쟁점의 정리

구 국세기본법(2010. 1. 1. 법률 제991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6조의2 제1항은 납세자가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로써 국세를 포탈하거나 환급·공제받는 경우에는 당해 국세를 부과할 수 있는 날부터 10년간(제1호), 납세자가 법정신고기한내에 과세표준신고서를 제출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당해 국세를 부과할 수 있는 날부터 7년 간(제2호), 그 외의 경우에는 5년간(제3호) 국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 명의신탁된 주식에 대한 배당금은 2004년 및 2005년에 각 배당되었고, 위 주식의 양도는 2008. 5. 2.에 있었으므로 이에 대한 종합소득세 및 양도소득세 부과제척기간의 기산일은 각 2005. 6. 1.(2004년 귀속 종합소득세), 2006. 6. 1.(2005년 귀속 종합소득세), 2009. 6. 1.(2008년 귀속 양도소득세)이었다.


이처럼 이 사건에서는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5년의 부과제척기간이 모두 도과하였기 때문에 피고는 국세기본법 제26조의2 제1항 제1호의 장기부과제척기간(10년)을 적용하여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는 원고가 B, C, D에게 주식을 명의신탁하고 각 주식명의자들의 명의로 양도소득세를 신고한 행위 등이 10년의 부과제척기간을 적용할 수 있는 요건인 국세기본법 제26조의2 제1항 제1호의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에 해당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3. 판결의 요지

가. 원심판결의 요지

원심(서울고등법원 2017. 10. 18. 선고 2017누38555 판결)은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할 때 원고가 B, C, D의 명의로 이 사건 주식을 취득하고 양도한 행위 등은 조세의 부과와 징수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위계 기타 부정한 적극적인 행위로서, 국세기본법 제26조의2 제1항 제1호 소정의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① 원고는 이 사건 주식을 B, C, D에게 명의신탁하고, 2004년 귀속 종합소득세를 신고 하면서 배당소득을 과소신고, 2005년 귀속 종합소득세를 신고하면서 배당소득을 미신고 하였다.


② 원고는 ‘자신이 소유한 주식은 15,600주로서 양도가액이 895,440,000원에 불과하다’는 취지로 양도소득세 신고를 하면서 그와 같은 내용으로 기재된 주식양수도계약서를 제출하였고, B, C, D명의의 양도소득세 신고를 하면서 B, C, D명의로 작성된 허위의 주식양수도계약서를 제출하였다.


③ 이와 같이 원고가 2004년과 2005년 귀속 종합소득세, 2008년 귀속 양도소득세를 신고하면서 과세대상을 미신고 또는 과소신고 한 것은 이로 인한 누진세율회피, 수입의 분산 등 조세회피의 목적이 있다고 보인다.


나. 대상판결의 요지

대상판결은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할 때 원고의 행위는 국세기본법 제26조의2 제1항 제1호 소정의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에 해당하지 않아 이 사건에 구 국세기본법 제26조의2 제1항 제3호 소정의 5년의 부과제척기간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① 원고가 주식 중 일부를 1981년경부터 1994년경까지 명의신탁하여 이를 유지하기는 하였지만, 명의신탁 당사자들의 구체적 소득 규모에 따른 종합소득세 세율 적용의 차이, 주식발행회사의 재무상태와 실제 이루어진 배당내역, 비상장주식 양도소득에 대한 누진세율 적용 여부 등의 사정과 그러한 사정의 변동 및 그에 대한 예견 가능성을 비롯하여 조세포탈의 목적을 추단케 하는 사정에 관한 피고의 충분한 증명이 없는 이 사건에서, 단순히 명의신탁이 있었다는 점만을 들어 원고가 이처럼 오랜 기간에 걸쳐 누진세율의 회피 등과 같은 조세포탈의 목적을 일관되게 가지고 명의신탁하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② 명의신탁된 주식에 대한 배당금에 관하여 명의수탁자들의 소득세가 징수·납부되었지만, 이는 기존 명의신탁 관계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A 주식회사가 배당금을 지급하면서 그 명의자인 명의수탁자들로부터 그에 대한 소득세를 일률적으로 원천징수한 결과에 따른 것일 뿐으로서, 거기에 명의신탁 당사자들의 적극적인 행위가 개입되었다고 볼 만한 사정도 없다.


③ 원고는 마찬가지로 기존 명의신탁 관계가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명의수탁자들 명의로 된 주식을 일반적인 주식 양도방법으로 처분하였을 뿐이고, 그에 관한 양도소득세를 모두 신고하였다. 나아가 명의신탁으로 인해 결과적으로 양도소득 기본공제에 다소 차이가 생겼지만, 명의신탁으로 인해 양도소득세의 세율이 달라졌다는 등의 사정도 보이지 않는 이상, 이러한 사소한 세액의 차이만을 내세워 조세포탈의 목적에 따른 부정한 적극적 행위가 있다고 볼 수 없다.



4. 해설

가.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의 의미

국세기본법이 10년의 부과제척기간 규정을 둔 것은 조세법률관계의 신속한 확정을 위하여 원칙적으로 국세 부과권의 제척기간을 5년으로 하면서도, 과세요건사실의 발견을 곤란하게 하거나 허위의 사실을 작출하는 등의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가 있는 경우에는 과세관청이 탈루신고임을 발견하기가 쉽지 않아 부과권의 행사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이 때문에 대법원은 종래부터 “‘기타 부정한 행위’는 조세의 부과와 징수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위계 기타 부정한 적극적인 행위를 의미하고, 다른 행위를 수반함이 없이 단순히 세법상의 신고를 하지 아니하거나 허위의 신고를 함에 그치는 것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있었다(대법원 2013. 12. 12. 선고 2013두7667 판결 등 참조).


또한 대법원은 명의위장이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에 해당하는지와 관련하여서도 “납세자가 명의를 위장하여 소득을 얻더라도, 명의위장이 조세포탈의 목적에서 비롯되고 나아가 여기에 허위 계약서의 작성과 대금의 허위지급, 과세관청에 대한 허위의 조세 신고, 허위의 등기·등록, 허위의 회계장부 작성·비치 등과 같은 적극적인 행위까지 부가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명의위장 사실만으로 국세기본법상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 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2017. 4. 13. 선고 2015두44158 판결, 대법원 2013. 12. 12. 선고 2013두7667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이 사건에 10년의 부과제척기간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명의를 위장하는 것에 그치는 명의신탁행위 외에 추가적인 적극적 부정행위가 있어야 한다.


나. 이 사건의 경우

이 사건에서 원고는 주식을 B, C, D에게 명의신탁해 두었다. 이 때문에 배당금 지급시 B, C, D로부터 소득세 징수가 이루어질 수밖에 없었고, 주식 양도시 B, C, D의 명의로 주식양도계약서를 작성하여 양도소득세 신고를 할 수밖에 없었다. 원심은 이러한 B, C, D에 대한 소득세 징수 및 이에 따른 원고의 소득세 미신고·과소신고와 B, C, D 명의의 양도소득세 신고 및 주식양수도계약서 작성을 적극적인 위계 기타 부정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법원은 형사범죄인 조세범처벌법상 조세포탈죄의 요건으로서의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를 세법상 장기부과제척기간 적용의 근거가 되는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와 같은 의미로 보면서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가 형사처벌의 구성요건으로 되어 있는 이상 어떠한 행위가 세법상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가림에 있어서도 형사처벌 법규의 구성요건에 준하여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2014. 5. 16. 선고 2011두29168 판결 참조). 따라서 위와 같은 수탁자 명의의 주식양수도계약서 작성 등이 적극적인 부정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도 엄격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그런데 명의신탁이 유지되고 있는 이상 배당금에 대한 소득세는 수탁자의 명의로 징수 될 수 밖에 없고(또한 수탁자 명의로 징수된 소득세를 원고가 중복하여 신고하기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주식양수도 계약이나 양도소득세 신고 역시 수탁자의 명의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위와 같은 행위를 명의신탁 행위와 구별되는 적극적인 부정행위로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된다.


게다가 이 사건에서는 명의신탁으로 인하여 종합소득세나 양도소득세의 적용 세율이 달라졌다는 사정도 입증되지 않고 있어 원고나 명의수탁자들이 조세포탈의 목적으로 명의신탁 행위를 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결국 이러한 사정을 고려할 때 원고의 주식 명의신탁 행위와 이에 뒤따르는 부수행위를 조세포탈의 목적에서 비롯된 부정한 적극적인 행위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대상판결의 태도는 타당하다.



임선민 변호사 (smim@yulch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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