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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촌

TAX ANALYSIS(5) 특수관계인이 아닌 자로부터 비상장주식을 저가로 양수한 것에 거래의 관행상 정당한 사유가 있으려면

대법원 2018. 3. 15. 선고 2017두61089 판결

미국변호사

[ 2018.06.27 ] 


1. 사실관계

주식회사 A는 비상장법인으로서 주식회사 B를 상대로 의약품 포장용역사업과 주식회사 B 직원들을 위한 차량대여사업을 영위하였다.


원고는 중학교 동창으로부터 주식회사 A 주식의 50%인 2,000주(이하 ‘이 사건 주식’)를 회계법인의 평가결과(1주당 18,884원)를 참고하여 1주당 15,000원(이하 ‘이 사건 거래가액’)에 양수하였다.


과세관청은 상속세 및 증여세법(이하 ‘상증세법’)의 보충적 평가방법에 따라 이 사건 주식의 가액을 1주당 305,991원으로 산정하고, 원고에게 위 보충적 평가액과 이 사건 거래가액의 차액 중 3억 원을 뺀 금액에 대한 증여세를 부과하였다.



2. 쟁점의 정리

상증세법 제35조 제2항, 같은 법 시행령 제26조는 특수관계인이 아닌 자로부터 거래의 관행상 정당한 사유 없이 시가보다 현저히 낮은 가액으로 재산을 양수한 경우에는 그 대가와 시가의 차액에서 3억 원을 뺀 금액을 그 양수자의 증여재산가액으로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때 현저히 낮은 가액이란 양수한 자산의 시가에서 그 대가를 차감한 가액이 시가의 100분의 30 이상인 경우를 말한다.


원고는 이 사건에서, 이 사건 거래가액이 시가에 해당하므로 시가보다 현저히 낮은 가액으로 재산을 양수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고,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이 사건 거래가액으로 양수한 데에는 거래의 관행상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주장하였다. 대법원에서는 거래의 관행상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가 주로 문제 되었다.



3. 대상판결의 요지

거래 당사자들이 그 거래가격을 객관적 교환가치가 적절하게 반영된 정상적인 가격으로 믿을 만한 합리적인 사유가 있었던 경우는 물론, 그와 같은 사유는 없더라도 양도인이 그 거래가격으로 재산을 양도하는 것이 합리적인 경제인의 관점에서 비정상적이었다고 볼 수 없는 객관적인 사유가 있었던 경우에도 상증세법 제35조 제2항에서 말하는 ‘거래의 관행상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리고 상증세법 제35조 제2항에 따른 과세처분이 적법하기 위해서는 특수관계인이 아닌 자로부터 시가보다 현저히 낮은 가액으로 재산을 양수하였다는 점뿐만 아니라 거래의 관행상 정당한 사유가 없다는 점도 과세관청이 증명하여야 한다.


이 사건에서 ① 주식회사 B가 이 사건 주식의 양도 전에 주식회사 A에 차량대여서비스를 장차 이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통보하였고, 실제로 차량대여서비스 이용을 중지한 점, ② 회계법인의 평가결과 중 주식회사 A의 미래수익 추정액이 실제 영업손익과 큰 차이가 없는 등 회계법인의 평가가액을 기초로 하여 이 사건 거래가액을 최종적으로 결정한 것이 비정상적이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③ 원고와 양도인이 중학교 동창이라고 하나 특별히 이익을 분여할만한 관계에 있다고 보기 어렵고, 양도인이 당시 그 소유 부동산이 압류되는 등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태에 있던 중에 이 사건 주식을 취득 후 약 2년 만에 그 취득가액의 3배로 양도하여 상당한 양도차익을 얻은 점, ④ 주식회사 A의 주식 중 나머지 50%는 다른 한 사람이 보유하고 있었으므로 원고가 온전한 경영권을 얻었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주식 양수 당시 거래 당사자들이 이 사건 주식의 객관적 교환가치가 1주당 15,000원이라고 믿을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었거나, 합리적인 경제인의 관점에서 비정상적이었다고 볼 수 없는 객관적인 사유가 있었다고 볼 여지가 많다.



4. 해설

가. 거래의 관행상 정당한 사유의 판단기준

대법원은 상증세법 제35조 제2항의 거래의 관행상 정당한 사유가 있었는지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두 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우선 거래 당사자들의 관점이다. 거래 당사자들이 그 가격이 정상적이라고 믿었고, 그렇게 믿을 만한 합리적인 사유가 있었다면 정당한 사유가 인정된다고 본다.


다음으로는 일반인의 관점이다. 양도인이 그 거래가격으로 재산을 양도하는 것이 합리적인 경제인의 관점에서 비정상적이었다고 볼 수 없는 객관적인 사유가 있었다면 역시 정당한 사유가 인정된다. 여기서 합리적인 경제인이란 각자의 개인적인 이익을 추구하려는 사람을 말한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대법원은 거래의 관행상 정당한 사유가 있었는지를 판단할 때 거래 당사자의 주관적인 사정과 거래를 둘러싼 객관적인 사정을 함께 고려하고 있고, 그중 하나만 인정되더라도 거래의 관행상 정당한 사유가 있다는 입장이다.


거래 당사자들이 그 가격이 정상적이라고 믿을 만한 합리적인 사유가 있었던 경우와 합리적인 경제인의 관점에서 비정상적이라고 볼 수 없었던 경우 모두 변칙적인 증여행위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위와 같은 대법원의 태도는 상증세법 제35조 제2항의 문언과 입법취지에 부합한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위와 같은 판단기준은 납세자의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존중할 뿐만 아니라 납세자를 가혹하거나 부당한 과세로 부터 보호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바람직하다.


나. 거래의 관행상 정당한 사유가 있었는지 여부

이 사건에서 원심은 ① 양도 당시 차량대여사업의 매각이 객관적으로 확정되어 있었다고 볼 수 없는 점, ② 원고는 주식회사 A의 50%에 해당하는 주식을 한 번에 취득하였음에도 회계법인의 평가가액보다 낮은 가격으로 주식을 양수한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점, ③ 주식회사 A는 그 매출의 주요 부분을 차지하는 의약품 포장용역사업을 주식회사 B에만 의존하고 있었는데 당시 주식회사 B의 매출액 성장으로 주식회사 A의 매출액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었던 점 등을 이유로 원고가 이 사건 주식을 시가보다 현저히 낮은 가액으로 양수한 것에 거래의 관행상 정당한 사유가 없다고 보았다.


그러나 이보다는 대상판결의 판단이 더 타당해 보인다. ① 차량대여사업을 매각할 것인지 확정되지는 않았다고 하더라도, 주식회사 B가 이미 차량대여서비스 이용을 중지할 것이라고 통보하였고, 주식회사 B가 주식회사 A에 대하여 우월적 지위에 있었던 이상 이러한 사정은 주식 가치를 평가할 때 감안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② 원고가 50%의 지분을 취득하였더라도 나머지 50% 지분을 다른 한 사람이 보유하고 있다면 경영권을 확보하였다고 볼 수 없어 그 프리미엄도 크게 인정하기 어렵다. ③ 주식 가치를 정확히 평가하기 위해서는 매출액뿐만 아니라 영업이익도 중요하게 살펴보아야 하고, 상증세법 시행령 제54조도 비상장주식의 가치를 평가할 때 매출액이 아니라 순손익가치를 반영하도록 하고 있으므로, 주식회사 B의 매출액이 증가하여 주식회사 A의 매출액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주식의 시가를 높게 평가하기 어렵다.


위와 같은 사정에다가 대상판결이 설시한 사정들까지 종합하면, 원고가 이 사건 주식을 이 사건 거래가액으로 양수한 것이 거래 당사자들의 관점이나 합리적인 경제인의 관점에서 비정상적이라고 보기는 어려워 보인다. 따라서 이 부분에 대한 대상판결의 입장은 타당하다고 판단된다.



윤상범 변호사 (yoonsb@yulch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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