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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촌

TAX ANALYSIS(2) 조세형사 수사절차에 대한 대응

미국변호사

[ 2018.06.27 ] 


들어가며

몇 년 전 파나마에 설립된 페이퍼 컴퍼니에 의한 세금탈루 의혹과 이에 대해 과세당국과수사기관에서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는 취지의 보도가 언론을 달구었다. 대기업 오너나 경영자들에 대한 비리 수사에도 조세포탈은 거의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과세당국의 협조를 받아 혐의 입증이 쉽기 때문이다. 기업이 아닌 개인의 영역에서도 조세 부분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더욱이 이로부터 파생되는 형사사건에 관하여는 개인의 경우 기업과 달리 전문지식이나 관련자료의 미비로 더 큰 화를 입기도 한다.


만일 조세형사사건으로 수사를 받게 된다면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최선일까? 적법한 법집행인 수사에 대응한다는 단어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의견도 있을 수 있다. 그렇다고 적법절차를 지키지 않는 수사, 입법의 미비를 빌미로 한 불합리한 법률 해석과 적용, 자료가 불충분하다는 이유만으로 행하여지는 무리한 예단과 사실의 추정 등에 대하여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 결국 위법, 부당한 수사가 되지 않도록 진심을 담아 수사기관을 설득하는 것이 적절한 대응이라고 할 것이다.


다양한 조세형사사건의 경우 개별적인 대응은 구체적 사안에 따라 다를 수 밖에 없으므로 이하에서는 일반적인 조세형사사건의 특성과 일반 형사사건에 공통된 수사절차인 압수·수색 및 관계인 조사를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1. 조세형사사건 수사의 의의 및 특징

가. 조세형사사건의 의의 및 중한 처벌

‘조세형사사건’은 통상 ‘세법을 위반한 행위 중 형사처벌이 가해지는 행위에 대한 사건’이라고 할 수 있고, 위반행위의 태양에 따라 일반적으로 조세범처벌법, 지방세기본법, 관세법을 적용받지만, 중대한 위반행위의 경우에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이하 특가법)의 적용을 받는다.


예를 들어 포탈세액이 연간 10억원 이상인 경우는 특가법의 적용을 받아 징역 5년 이상, 최대 무기징역까지의 중한 처벌을 받을 뿐 아니라(사형을 제외하면 살인죄의 법정형과 동일하다.) 특가법이 적용되면 포탈세액의 2배 이상 5배 이하의 벌금을 반드시 병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포탈세액에 대한 추징도 뒤따를 뿐 아니라, 과세당국으로부터 막대한 세금부과를 피할 수 없게 된다. 나아가 ‘부도덕한 기업’ 내지 ‘양심없는 기업인’으로 지탄을 받게 되어 형사적, 경제적 제재 외에 사회적 평판까지 치명상을 입을 수밖에 없다.


이처럼 엄청난 불이익이 수반되는 조세형사사건은 최근 시장의 투명성 강화와 세수확보차원에서 점점 늘어나는 추세이고 그 처벌도 강화되고 있다. 2012년의 조세범처벌법위반사건의 1심 형사재판 접수 건수는 1,373건에서 2016년에 1,537건(출처: 2017년 발행 법원행정처 발행 사법연감)으로 증가하였으며, 대법원이 2013. 7. 1.자로 시행하는 조세사범에 대한 양형기준을 보면 종래보다 훨씬 처벌이 강화되었음을 알 수 있다(양형기준은 양형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http://sc.scourt.go.kr).


나. 조세형사사건 수사의 특징

‘조세형사사건 수사’는 형사처벌을 전제로 조세범 처벌법규의 구성요건을 갖추었는지를 확인하는 절차라고 할 수 있다. 통상 조세형사사건은 과세당국의 ‘범칙조사’를 거쳐 형사고발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적용되는 세법의 해석이나 절차적인 측면이 유사한 만큼 그 대응에 있어서도 공통된 부분이 존재하지만, ‘수사’라는 형사절차의 특성상 ‘범칙조사’와는 차이가 있다.


무엇보다도 조세법률주의에 따른 납세의무의 성립을 전제로 하면서, 그에 관한 입증책임을 과세관청이나 수사기관이 진다는 점에서는 양자가 동일하나, ‘범칙조사’는 적정한 세금 징수라는 목적을 실현하는 행정절차인데 반하여 ‘수사’는 형사처벌을 목적으로 한 형사절차라는 점에서 근본적 차이가 존재한다.


그 차이점을 대별하여 보면 다음과 같다


대인적 강제처분

수사절차를 정한 형사소송법은 피의자에 대한 ‘체포’, ‘긴급체포’, ‘구속’을 규정하고 있고 조세형사사건 수사에서도 이와 같은 인신에 대한 강제처분이 모두 가능하므로 범칙조사에 비해 조사 대상자에게 가해지는 수사과정에서의 불이익은 커질 수밖에 없다.


고의범 처벌원칙

범칙조사는 그 목적이 세금의 부과·징수에 있기 때문에 세법상 규정위반행위와 세금포탈이라는 결과가 발생하였다면 이를 의도하였는지 여부를 세밀히 가리지 않는 반면, 조세형사사건은 의도된 법규 위반행위, 즉 고의범에 대하여만 책임을 묻는 것이 원칙이다.


따라서 결과책임에 치중하는 범칙조사는 포탈행위 해당 여부와 포탈세액의 규모 등 객관적 결과에 대한 대응이 우선이지만, 고의에 의한 행위책임을 묻는 조세형사사건의 수사에 관하여는 그와 더불어 행위자의 의사와 그 의사결정과정도 매우 중요한 대응 요소가 된다.


이러한 차이는 단순한 회계상의 실수나 누락도 포함하는 범칙조사의 상당수가 형사고발로 이어지지 않는다거나, 형사고발되더라도 행위자로서의 고의가 입증되지 않아 혐의없음 처분을 받는 사례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고발 전치주의와 예외

조세형사사건은 과세당국의 고발이 있어야 수사 및 기소가 가능하지만, 특가법상 조세포탈죄는 반드시 고발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따라서 일반 조세형사사건의 1차적인 대응은 과세당국의 범칙조사 결과가 형사고발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특가법에 해당하는 조세포탈행위는 고발이 없어도 수사기관이 직접 인지(수사대상으로 삼는 것)할 수 있고, 일반 조세형사사건이라 할지라도 수사기관이 먼저 인지한 후 과세당국에 고발을 요청할 수도 있으므로 실무상 고발의 존재 여부는 조세형사사건의 수사에 큰 장애가 되지는 않는다. 또한 수사는 반드시 고발된 내용에 국한하여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수사결과에 따라 특가법이 적용될 수도 있고, 고발사실에서 파생되는 횡령, 배임 등 일반 형사범죄까지 추가 인지될 수 있으므로 수사 종료시까지 철저히 대비할 수밖에 없다(때에 따라서는 과세당국이 수사기관에 형사고발을 하면서 관련된 횡령, 배임 등 일반 형사범죄에 대한 수사의뢰를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고발전치주의가 적용되는 조세형사사건의 수사결과 기소가 될 경우, 고발 내용과 다른 기소는 허용되지 않는 것이 원칙이며, 따라서 고발과 관련된 부과처분도 다툴 여지가 충분하므로 형사사건과 조세불복사건의 통합적, 전략적 대응이 반드시 필요하다.


제척기간과 공소시효

범칙조사에는 세금 부과가 가능한 제척기간이 중요한 반면, 조세형사사건에서는 그 보다 단기인 공소시효의 도과 여부가 형사처벌을 가늠하게 된다. 따라서, 조세형사사건에 있어서 세목별로 큰 차이가 있는 기수 시기, 즉 공소시효의 기산점과 공소시효의 도과 여부에 유념하여야 하고, 특히 조세포탈죄와 같이 기수범만 처벌하는 경우는 더욱 그렇다.


또한 기수시기는 연간 포탈세액 산정의 기준이 되기도 하므로, 포탈세액 규모에 따라 특가법 적용 여부가 문제되는 사안에 있어서는 기수시기의 확정이 처벌의 경중을 결정하기도 한다.


양벌규정

납세의무자에 대한 조사와 처분절차를 다루는 범칙조사와는 달리 조세형사사건은 위반행위자에 대한 처벌 여부를 다루는 것이므로, 납세의무자가 법인인 경우에는 그 법인의 업무집행기관인 대표자 등이 처벌대상이 되고, 행위능력이 없는 법인은 양벌규정에 따라 벌금형에 처할 수 있을 뿐이다. 그러나, 대법원은 수범적 기능의 확대라는 측면에서 양벌규정이 실제 행위자를 처벌하는 근거규정이 될 수 있다고 해석하고 있고(대법원 97도534판결 등), 따라서 위반행위에 가담한 일반 직원도 고발에 포함될 뿐 아니라 처벌 대상도 될 수 있다.


다만, 양벌규정은 법인 등이 업무에 관하여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한 경우는 형사적으로 면책이 됨을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는 조세형사사건의 대응에 있어서 주목할만한 부분이다.



2. 조세형사사건의 수사진행과정

일반적인 조세형사사건의 수사진행과정을 보면, 먼저 조세포탈의 경우 지방국세청 또는 세무서가 관할 지방검찰청에 고발을 하는 경우가 보통인데, 검찰청으로 고발이 이루어지는 경우, 보통은 형사부에 배당이 되지만, 중요한 사건은 인지부서인 특수부나 조세범죄조사부(서울중앙지검의 경우) 등에 배당이 되기도 하고, 형사부 배당사건 중 경미한 사건은 수사지휘검사에 의하여 경찰로 수사지휘가 이루어지기도 한다.


한편, 세무서장이 조사를 진행한 세금계산서 관련 범죄 등 경미한 사건은 세무당국이 경찰서로 직접 고발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러한 경우는 보통 경찰서 경제팀에서 수사를 진행한 후, 관할 검찰청으로 송치를 하고, 송치를 하기 전 미리 관할 검찰청 검사의 지휘를 받는 경우가 많다.


거꾸로 수사기관에서 먼저 조세형사사건을 수사, 인지하게 되는 경우는 과세당국에 요청하여 고발을 받은 후 기소하거나, 수사결과가 고발 내용과 다른 경우에는 수사결과에 부합하는 고발을 새로이 받기도 한다. 실무상 고발이 필요하지 않는 특가법위반 조세포탈 사안의 경우에도 재판에서 다른 판단이 나올 경우를 대비하여 대부분 미리 고발을 받는 것이 보통이다.


경찰에서 송치를 한 사건이나, 또는 검사가 직접 수사한 사건이나 모두 검사가 최종적인 기소 내지 불기소 결정을 하게 되고, 검사가 기소를 하면 사건은 법원의 재판절차로 넘어가게 된다.


조세형사사건은 기본적으로 방대한 회계자료의 분석과 간혹 그 규정이 불명확하거나 미비하여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세법의 적용을 전제로 하므로, 그 수사에 있어서도 전문적 지식과 역량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수사사건에 관한 최종 처분기관인 검찰은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조세범죄조사부를 신설하는 한편, 대형 조세형사사건의 수사에는 대검찰청이 보유한 회계분석팀이나 세무공무원의 파견 지원을 받는 등 그 수사역량이 강화되고 있어, 수사를 받는 입장에서도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도움을 받아야 할 필요성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3. 조세형사사건 수사의 절차 및 대응

가. 수사 개시와 관련한 대응

수사를 받게 되는 경우, 수사기관이 어떻게 수사에 착수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혐의 내용이 무엇인지 매우 궁금할 수 밖에 없다. 수사기관이 수사를 개시하는 단초를 ‘수사의 단서’라고 하는데, 조세형사사건의 경우 가장 통상적인 수사의 단서는 범칙조사에 이은 형사고발이고, 이 경우에는 범칙조사과정을 통하여 수사대상자와 혐의내용을 대체로 알 수 있다. 때에 따라서는 고발장에 대한 등사신청을 통하여 그 내용을 확인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수사기관은 고발이 없더라도 진정이나 첩보, 풍문, 언론보도 등 다양한 정보를 바탕으로 수사를 개시할 수 있고, 이러한 경우는 대부분 장기간의 내사나 어느 정도 수사가 진행된 후에 압수·수색이나 긴급체포 등 강제수사가 동반되므로 수사 대상자는 미처 혐의내용도 모른 채 수사를 받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되는 이유는 앞서 본 것과 같이 고발전치주의가 적용되지 않는 혐의에 해당하거나, 고발전치주의가 적용되더라도 수사 착수 후 고발을 받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경우 혐의 내용과 수사착수경위 등을 최대한 빨리 파악하여야만 제대로 된 대응을 할 수 있을 것이나, 일반인으로서는 사실상 그 내용의 파악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압수·수색 등 강제처분이 있거나 소환 요구를 받는 즉시 변호인을 선임하는 등 법률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혐의내용부터 확인하는 것이 수사 대응의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


나. 수사절차에 따른 대응

조세형사사건 수사도 일반 인지사건과 같은 절차로 진행된다는 점을 염두에 두면, 가장 먼저 예상할 수 있는 절차는 수사기관의 압수·수색이다. 수사기관의 직접 수사에 따른 불시 압수·수색뿐 아니라 범칙조사에 의한 형사고발의 경우에도 사후적으로 압수·수색이 실시되는 경우가 많아 사전 대비가 필요하다. 압수·수색에 이어 위반행위자를 비롯한 관계인들의 진술을 청취하는 조사가 진행된다.


이 순서에 따라 최선의 대응은 어떤 것인지 살펴 보겠지만, 적법한 법집행인 수사에 대한 대응 역시 적법한 범위 내에서만 허용된다는 점을 반드시 명심하여야 한다.


압수·수색범칙조사에 의한 형사고발이나 언론보도 등 우연한 기회에 조세형사사건으로 수사를 받을 개연성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면 누구나 수사기관의 압수·수색에 대비하여 범죄혐의가 있거나 또는 오해를 받을 수 있는 자료를 정리하고 싶은 유혹을 느낄 수밖에 없다. 특히 수사기관이 강제수사에 착수한 이상 쉽게 수사가 마무리되는 경우는 거의 없고, 현실적으로도 압수·수색의 현장에서 즉각 대응할 수 있는 뾰족한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압수·수색에 대한 사전 대비는 필연적으로 증거인멸이라는 새로운 시비거리를 야기할 수 있고, 정작 자기 사건에 해당하는 위반행위자는 별도로 처벌받지 않음에 반하여 그 지시에 따른 직원들만 애꿎게 처벌받는 일도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따라서, 압수·수색에 대비한 자료 정리는 평소에 반드시 법률전문가의 철저한 조언 하에 적법한 범위 내에서 행하여져야 하며, 가장 보편적인 방법은 오해의 소지가 있는 부분에 대한 명확한 근거자료의 구비, 회계자료의 불일치 여부를 점검하고 누락, 착오에 대한 소명자료의 준비, 퇴직자를 포함하여 구체적인 업무집행과 의사결정 과정의 담당자를 통한 확인 등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최근 디지털 포렌식의 발달로 인하여 디지털 증거는 아무리 용의주도하게 삭제하여도 그 흔적은 쉽사리 포착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는 절대 하지 않아야 할 일이다.


다음으로 압수·수색이 이루어지는 경우에 우선적으로 고려하여야 할 대응조치는 두 가 지가 있다.


첫째, 압수·수색 실시 이전에 반드시 제시하게 되어 있는 영장을 통하여 최대한 혐의사실을 파악하는 기회를 가져야 하며, 둘째, 참여권을 확실히 행사하여 영장에 기재된 혐의사실과 무관한 불필요한 자료가 압수되는 것을 최대한 방지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에 관한 형사소송법의 규정 및 대법원의 판례를 일별하면 수사기관의 위법, 부당한 압수·수색에 대하여 압수·수색 현장에서 대응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조치가 어떤 것인지 대강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1) 영장의 제시(형사소송법 제118조)

형사소송법은 처분을 받는 사람에게 반드시 영장을 제시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그 영장에는 압수·수색을 필요로 하는 사유와 범죄사실의 요지가 간략히 기재된다. 따라서 압수·수색에 앞서 반드시 영장의 제시를 요구하고 이를 통하여 혐의사실을 파악하고 숙지하여야 한다. 수사담당자들은 수사기밀의 유출을 우려하여 영장을 잘 안보여 주려는 경우도 있는데, 압수장소나 압수물이 영장의 기재내용과 다르면 위법한 압수이고, 영장의 제시를 하지 않고 압수를 한 경우 그 압수물을 증거로 채택하지 않은 경우도 있으므로(2008도763), 이러한 논리를 바탕으로 혐의사실은 물론 영장 집행의 주체가 누구인지 확인하여야 한다. 다만 영장 사본의 교부는 규정하지 않고 있어 수사기관은 영장 사본의 교부 요청에는 응하지 않는 것이 실무이다.


(2) 영장의 집행과 참여자(형사소송법 제121조~123조)

압수·수색 장소에 피의자와 변호인은 참여가 가능하고, 이를 위해 수사기관은 원칙적으로 사전에 통지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급속을 요하는 때에는 예외로 한다는 규정에 의해 사실상 사전 통지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다만, 압수장소가 주거, 간수자 있는 가옥, 건조물 등인 경우 주거주, 간수자 또는 이에 준하는 자를 참여하게 하여야 하고, 참여하지 못할 경우에는 인거인, 지방자치단체 직원을 대신 참여하게 할 수도 있는데, 압수장소의 책임자는 참여를 통해 영장의 내용을 확인하고 혐의사실과 무관한 자료가 압수되지 않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대법원은 압수·수색 장소뿐만 아니라 디지털 포렌식에 의한 디지털증거의 복원에도 반드시 참여가 필요하고, 피압수자의 참여 없이 복원된 디지털증거의 압수처분은 취소되어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는(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2011모1189 결정 참조)는 점도 유용한 대처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3) 압수·수색 대상 물건에 대한 제한(형사소송법 제106조, 제215조, 제219조)

형사소송법은 사건과 관계가 있는 물건에 한하여 압수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최근 압수물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각종 컴퓨터 파일에 대해서도 사건과 관련이 있는 것에 한하여 범위를 정해서 복제, 출력하는 방식으로 압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은 최근 사건과 관련성이 없는 파일을 출력하거나 복제하는 행위는 영장주의에 위반되는 것이라고 하였는바, 예컨대 ‘전부를 복제하거나, 저장매체 자체를 압수한 경우, 당사자를 참여시킨 후에 해당사건과 관계 있는 것만 복제, 출력하고 나머지는 반환 또는 폐기함이 원칙’이고, ‘반출된 저장매체 또는 복제본에서 혐의사실 관련성에 대한 구분 없이 임의로 저장된 전자정보를 문서로 출력하거나 파일로 복제하는 행위는 원칙적으로 영장주의 원칙에 반하는 위법한 압수’라고 판시하고 있다(위 대법원 2011모1839 결정).


실무상 법원은 압수·수색영장에 별지로 ‘압수대상 및 방법에 대한 제한’ 내용을 첨부하여 발부하고 있고, 수사기관도 가능한 당사자를 참여시켜 사건과 관련이 있는 것임을 확인시킨 후 복제하거나, 출력 등을 하고 있다.


따라서 피압수자는 문서나 컴퓨터 파일이 압수되는 경우 영장에 기재된 문서나 파일만을 압수하는 것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으면 영장을 다시 제시해 달라고 하여 압수 대상물인지 여부를 확인하여야 하고, 또 저장된 전자정보 등을 포괄적으로 복제하려는 경우 그 압수 방식의 위법성을 지적하고 사건과 관련된 부분만 복제, 출력하도록 하여야 하며, 필요하면 수사기관에 선제적으로 혐의사실과 관련한 부분으로 그 범위를 정하여 줄 필요도 있다.


또한 문서에 대한 압수는 사본을 하여 압수를 하는 것이 원칙인데 수사기관이 불가피한 사유를 들어 원본을 압수한 경우에는 사본을 한 후 즉시 반환해 줄 것을 요청하여야 하고, 불가피한 사유를 들어 컴퓨터파일 복제 출력 대신 저장매체 원본을 압수한 경우에는 신속히 반환해 줄 것을 요청하여야 한다.


(4) 압수목록 및 증명서의 교부(형사소송법 제129조)

압수가 종료되면, 수사기관은 압수장소별로 목록을 작성하여 책임자에게 교부하여야 하는데, 대법원은 압수목록 교부의 현저한 지연은 적법절차 위반으로서, 이와 같이 압수된 물건은 위법하게 수집한 증거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대법원 2008도763 판결 등). 압수목록은 압수된 물건이 어떤 것인지 확인할 수 있는 서류이고, 특히 실제 압수된 내용과 영장의 기재내용이 일치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마지막 단계이므로 그 내용을 잘 살펴야 한다.


(5) 압수·수색에 대한 불복, 압수물 환부 청구 등

위법한 압수의 경우 압수물에 대한 증거능력이 배제되고, 경우에 따라 압수 자체가 취소될 수도 있다. 만일 압수절차에 위법한 사유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관할 법원에 준항고를 제기할 수 있는데(형사소송법 제417조), 준항고는 기간의 제한이 없고, 컴퓨터 파일의 저장매체 등을 무차별적으로 압수한 경우이거나, 참여자의 참여권이 박탈된 상태에서 압수가 이루어진 경우, 또는 압수목록의 교부 없이 압수가 이루어진 경우 등에 활용이 가능하다.


한편, 검사를 상대로 ‘사본 확보 등 압수 계속의 필요성이 없고, 피압수자가 계속 사용하여야 할 물건’임을 소명하여 압수물의 반환 청구가 가능하고(형사소송법 제218조의2), 만일 검사가 이를 거부하는 경우에는 법원에 압수물의 환부 또는 가환부 결정을 청구할 수도 있다.


요컨대, 압수 집행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불필요한 자료가 압수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고, 어떤 자료가 압수되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그러나 압수·수색 단계에서 일반인은 경황이 없어 이에 대응하기가 어려운 것도 사실이므로 압수·수색이 이루어지는 경우 가능한 변호인 등을 신속히 참여시키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관계인에 대한 조사

수사기관의 수사에서 가장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절차는 피의자나 참고인 조사를 통한 진술청취이다. 이러한 진술청취를 통하여 수사기관은 먼저 ‘법 위반 행위가 있었는지’ 여부부터 확인하게 된다. 만일 수사기관이 관련자료를 잘못 보았거나 잘못된 계산을 전제로 묻는다면 당당하게 시정을 요구하고 다투어야 한다.


다음으로 수사기관은 행위자에게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자 하는데, 만일 문제되는 행위에 관여하지 않았거나 실제 담당자가 아니라서 자세한 내용을 모른다면 차라리 무능한 상관이 되는 것이 낫지 어설프게 사실을 인정하는 것은 최악의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수사기관의 또 다른 관심은, 조세형사사건과 관련된 다른 범죄의 혐의가 있는가 하는 것이다. 예컨대, 조세포탈이라면 ‘포탈한 자금은 어디에 사용했는가?’, 혹시 ‘횡령한 것은 아닌가?’ 하는 것 등이고, 또한 허위세금계산서를 발행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실적을 부풀려 다른 사람을 속인 것은 아닌가?’ 하는 것 등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실례로, 가공세금계산서 발행에 대한 범칙조사 단계에서 그 사실을 모두 인정하면서, 그 행위의 이유로 마치 횡령이나 사기를 의심케 하는 진술을 하는 바람에 이후 수사기관에서의 대응을 어렵게 한 경우도 있는데, 이런 점을 고려하면 범칙조사 단계에서부터 형사고발, 나아가 조세불복까지 염두에 두고, 처음부터 변호인의 조력을 통한 일관된 논리를 바탕으로 한 종합적인 대응이 긴요하다 할 것이다.


그리고 수사기관은 대표이사와 같은 의사결정의 최상위자가 관여하지 않았겠는가 하는 의심을 쉽게 거두지 않는다. 그런데 조사과정에서 회사의 회계책임자나 중간 결재자 등 관련자들의 진술이 서로 다르다면, 의사결정의 최상위자는 진실과 다르게 곤경에 처할 수도 있다. 예컨데 회계책임자가 대표자 등에게 일상적으로 진행한 세무보고 등을 마치 대표자가 ‘조세포탈 지시’나 ‘묵인’으로 이해한 것처럼 일방적인 주관을 섞어 진술한다면 실제로 관여하지 않았던 대표자는 아주 곤란한 상황을 맞게 된다. 따라서 위반 행위자뿐만 아니라 참고인 조사부터 진술이 올바르게 되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대표적인 진술청취 방법인 피의자조사에 어떻게 대응을 하는 것이 좋을까? 일반적으로 생각하여 볼 수 있는 사항은 다음과 같은 것이다.

(1) 어떤 내용을 조사할 것인지 예상해 본다(변호인, 회계책임자 등의 조력 필요)

(2)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한번 진술한 말은 되돌리기 매우 힘들다. 천천히 신중히 답변하라

(3) 수사기관을 그 자리에서 설득하려 하지 말고, 질문에 대한 설명만 잘한다는 생각으로 임한다. 설득을 하겠다고 불필요한 말을 하면 오해의 소지가 있는 답변을 할 수도 있고, 오히려 또 다른 의혹만 야기할 수도 있다.

(4) 내가 하는 대답이 나중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생각하면서 답변을 하라. 다른 사람의 불필요한 소환이나 다른 혐의에 대한 오해를 야기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을 해야 한다.

(5) 아무리 많은 말을 해도 조서에 기재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더 하고 싶은 말은 추가로 기재하거나, 추가로 진술서를 제출하는 것이 좋다.

(6) 조서의 열람은 매우 중요하다. 조서를 열람하기 전 장시간의 조사로 지친 심신을 잠시 달래고 맑은 정신으로 차분히 조서를 열람하는 것이 좋다.


다. 기타 실무상 대응이 필요한 부분

사실의 추정과 정황증거

범칙조사는 세금의 부과, 징수라는 목적 하에서 실시되는 행정절차이므로, 객관적인 자료가 뒷받침되지 않는 납세의무자의 소명은 쉽게 무시되는 반면, 조사주체는 사실관계확정을 위해 지나칠 정도로 많은 사실의 추정을 하는 경우가 많고, 이를 토대로 한 형사고발로 착수된 수사도 그와 같은 예단에 의하여 잘못된 사실관계가 형성될 위험이 대단히 크다.


그러나, 형사처벌을 전제로 한 조세형사사건은 엄격한 증거를 요하는 것이고, 그 입증책임은 수사기관에 있으므로, 무리한 추정이나 고의를 간주하는 것에 대하여는 명확하게 반박하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대부분은 당사자가 충분한 자료를 갖추지 못한 경우가 문제가 되나, 이 경우에도 최대한의 정황과 합리적 추론을 앞세워 논리적으로 설득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입법의 미비와 불합리한 해석

글로벌 경제체제 하에서 시장의 진화에 따라 세법이 예상하지 못한 새로운 거래형태나 소득창출행위가 존재하기 때문에 세법의 적용에 있어서도 필연적으로 입법의 미비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과세당국은 조세법률주의원칙에 의해 처벌대상이 될 수 없는 행위에까지 실질과세의 원칙을 앞세워 무리한 해석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고, 이는 조세형사사건의 수사에 있어서도 법리 공방의 원인이 된다.


따라서 조세형사사건의 수사에 있어서도 세법에 관한 전문적 지식의 활용은 거의 필수 라고 할 수밖에 없으며, 이를 통하여 올바른 법리 해석이 되도록 적극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회계분석의 활용

조세형사사건은 분식회계 등 회계처리와도 밀접하게 연결이 되는데, 수사기관의 회계 자료 분석에 오류가 있는 경우도 상당히 많고, 또한 재판과정에서 치밀한 회계분석을 통해 세액을 다툴 수 있는 경우도 제법 많이 발생한다. 따라서 회계분석은 수사 및 재판과정에서 매우 중요하고 유용한 방어방법을 제공하므로 전문 회계감리 및 분쟁대응팀이 구성되어 있는 법무법인의 도움을 받는 것이 현실적일 수 있다.


회계분석을 통해 포탈세액이 합리적으로 산정된다면 자칫 특가법의 적용을 받을 위험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고, 중형이나 막중한 경제적 부담에서 벗어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양벌규정상 면책사유

법인에 대한 처벌과 관련하여 앞서 본 양벌규정의 면책사유에 해당함을 입증하는 것도 대단히 중요하다.


이와 관련하여 대법원은 당해 위반행위와 관련된 모든 사정, 즉 당해 법률의 입법취지, 처벌조항위반으로 예상되는 법익 침해의 정도, 법이 그 위반행위에 대해 양벌규정을 마련한 취지는 물론 위반행위의 구체적인 모습, 그로 인하여 야기된 실제 피해 결과와 피해의 정도, 법인의 영업 규모 및 행위자에 대한 감독 가능성, 또는 구체적인 지휘감독관계, 법인이 위반행위를 방지하기 위하여 실제 행한 조치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고 판시(2011도 11264 판결 등)하고 있음도 눈여겨 보아야 할 대목이다.


마치며

법을 위반한 행위에 대해서 마땅히 그 책임을 다하겠다는 마음을 갖는 것은 사회 구성원으로서 지녀야 할 당연한 마음가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고대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 이후 ‘정의’란 ‘각자에게 그의 몫을 주는 것’이라고 설명 되는 것과 같이 형사처벌의 영역에서의 ‘정의’란 ‘내가 한 행위에 합당한 처벌을 받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을 것이고, 이는 ‘내가 한 행위를 넘는 처벌을 받는 것은 정의가 아니다’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이를 수사과정에 반영해 본다면, ‘내가 저지른 행위를 넘는 불이익을 야기할 수 있는 위험은 배제하는 것이 옳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지 않을까?


조세형사사건 수사에 대한 대응도 그와 같은 측면에서 ‘정당한 수사를 받기 위한 방법’이라는 점으로 이해되어야 함은 말할 것도 없고, 이 글이 조사를 앞둔 분들이나 수사의 과정에 대해 궁금증을 가진 분들에게 조그마한 도움이 되기를 희망하며, 마지막으로 구체적인 도움이 필요한 분들은 가능한 신속히 법률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최재혁 변호사(jhchoi@yulch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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