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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 피해자, '전담검사'가 돕는다

검찰, '시행 3년' 성과 발표… "발달장애인 권익 보장"

지적장애 2급인 19살 A양은 지난해 5월 "풀을 매러 가자"는 이웃주민의 말을 듣고 따라 나섰다가 비닐하우스에서 성폭행을 당했다. 하지만 가해자를 법정에 세우는 일은 만만치 않았다. A양이 발달장애를 갖고 있어 피해사실을 제대로 진술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유일한 목격자인 A양의 아버지는 딸이 성폭행을 당했다는 사실에 우울증을 앓다가 지난 4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미궁에 빠질 뻔한 사건은 발달장애인 전담검사가 맡으면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전담검사는 범행현장을 먼저 검증했다. A양의 아버지가 목숨을 끊기 전 검찰에 한 진술을 토대로 범행 당일 비닐하우스에 가지 않았다는 가해자의 진술에 모순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A양의 고등학교 상담교사를 조사과정에 동석하도록 해 피해자의 모호한 진술이 성관계를 의미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대검 진술분석관을 통해 A양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검찰은 지난 5월 가해자를 구속해 재판에 넘길 수 있었다.


지난 3월 지적장애 2급인 B씨는 PC방에서 옆자리에 있던 11살 지적장애 3급 여자 어린이를 추행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경찰 조사 과정에 동석한 B씨의 아버지는 경찰을 불신했고 B씨는 겁을 먹고 "하지 않았다"는 진술만 반복했다. 사건을 송치받은 검찰은 전담검사에게 수사를 맡겼다. 전담검사는 B씨의 아버지와 발달장애인 지원센터 직원을 동석시킨 상태에서 충실한 사전면담을 통해 신뢰관계를 형성한 뒤 조사에 착수했다. 이후 B씨의 구체적인 진술을 확보할 수 있었고 피해자 진술에 의심이 가는 점을 발견했다. 전담검사는 명확한 진상 규명을 위해 대검에 진술 분석을 의뢰하는 한편 조사를 일단 시한부로 중지했다.

 

이처럼 의사 소통이 어려운 발달장애인 관련 사건을 처리하기 위해 검찰이 2015년 11월 도입한 '발달장애인 전담검사제도'가 시행 3년을 맞으면서 성과를 내고 있다.

 

11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전국 일선 검찰청에 발달장애인 전담검사로 지정된 인원은 모두 86명에 달한다. 

 

이들은 발달장애인 피의자 또는 피해자의 의사를 정확히 파악하고 발달장애인의 특성을 고려해 사건을 수사·처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발달장애인 조사 시 신뢰관계인, 진술조력인을 동석시켜 심리적 안정을 제공함으로써 정확한 의사소통이 이뤄질 수 있도록 돕는다. 필요한 경우 발달장애인 관련 전문가에게 발달장애인의 진술에 관한 의견을 듣고, 대검에 진술분석을 의뢰해 신빙성을 판단하기도 한다.

 

발달장애인 피해자를 스마일센터, 범죄피해자지원센터, 발달장애인 지원센터 등과 연계해주고 경제적 지원, 심리치료 및 예술치료 지원 등을 받을 수 있도록 해 피해구제 및 권리 회복이 이뤄지도록 돕는 역할도 한다. 발달장애인 피해자가 독립생활이 어려운 경우 가정법원에 직권으로 성년후견개시심판을 청구해 후견인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발달장애인이 수사과정에서 자신의 의사를 명확히 표현하지 못해 억울한 일이 생기지 않도록 전담검사제를 운영하고 있다"며 "발달장애인을 노린 범죄는 강하게 처벌하고, 범죄피해를 입은 발달장애인은 정당한 권리와 이익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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