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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법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 법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무투표 당선 시 선거운동 금지'… 공직선거법

"유권자 알권리 제한" "국고 낭비 방지" 의견 엇갈려

 

오는 13일 실시되는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주민들의 선택을 받기 위한 각 후보 진영의 선거운동이 한창인 가운데 이를 느긋하게 지켜보는 후보들도 있다. 바로 '무투표' 당선 예정자들이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비용 절감 등을 위해 단독 출마자 등에 대해서는 무투표 당선을 확정하는 제도를 두고 있다. 그러나 무투표 당선 예정자들의 선거운동이 금지되다보니 유권자 입장에서는 '누가 우리 선거구에 출마했는지' 알기 어려워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하는 등 깜깜이 선거를 조장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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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투표 당선 예정 '89명'= 현행 공직선거법은 국회의원이나 광역·기초단체의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서 후보자 수가 해당 선거구에서 뽑아야 하는 공직자 수를 넘지 않으면 투표하지 않고 등록한 후보자를 선거 당일에 당선인으로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예컨대 기초의원 2명을 뽑아야 하는 선거구에 후보 2명만 등록했거나, 3명이 등록했는데 1명이 중도 사퇴한 경우 나머지 2명의 무투표 당선이 확정되는 것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5일 오후 12시를 기준으로 무투표 당선이 예정된 후보는 △광역의원은 전국 24개 선거구에서 24명 △기초의원은 15개 선거구에서 30명 △비례대표기초의원은 28곳에서 31명 △교육의원(제주)은 4곳에서 4명 등 모두 89명에 달한다. 이들은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으면 공직선거법 제190조 2항과 제191조 3항 등에 따라 13일 당선인으로 최종 확정된다.

"유권자는 출마자 누군지 모르고 

후보는 자신 알릴 기회 막혀"


 

1994년 공직선거법 제정 당시 국회의원과 지방의회의원 선거에 대해서만 적용되던 무투표 당선 제도는 2010년 1월 지자체장 선거까지 확대됐다. 지자체장 선거의 경우 2010년 이전까지는 후보자가 1명이더라도 득표수가 투표자 총수의 3분의 1 이상에 달한 경우에만 당선자로 확정했다.


그러나 무투표 당선 예정자들은 일체의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 선거운동 제한·중지 규정 때문이다. 공직선거법 제275조는 국회의원·지방의회의원·지자체장 선거에서 무투표 당선 사유가 확정된 때부터 후보자의 선거운동을 중지하도록 하고 있다. 이를 위반하면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게 된다. 우리나라는 후보자의 선거 관련 비용을 국가가 보전해주는 '선거공영제'를 채택하고 있는데, 무투표 당선이 확정된 사람에게까지 선거운동을 허용해 비용을 보전해 주는 것은 비효율적이기 때문에 마련된 규정이다. 

 

 

◇"깜깜이 선거"= 무투표 당선이 예정된 선거구의 경우에는 선거 공보도 발송되지 않고 벽보도 붙지 않는다. 공직선거관리규칙에 따라 거소·선상투표신고인에 대해서만 선거일 10일 전까지 무투표 통지를 하게 된다. 무투표 당선이 확정된 선거구 유권자들이 후보자의 정보를 찾으려면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하거나 선관위 홈페이지에 들어가 확인하는 수밖에 없다. 인터넷 사용에 익숙한 사람은 후보자 정보를 찾을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이마저도 어려운 실정이다.


무투표 당선이 예정된 후보들도 불만이다. 자신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사실상 박탈되기 때문이다. 대구 서구1선거구에서 자유한국당 소속으로 광역의원 무투표 당선이 예정된 김대현(53) 법무사는 "무투표 선거구로 확정돼 선관위로부터 현수막 철거 등 선거운동을 중지해달라는 공문을 받았다"며 "선거운동이 금지되다보니 선거 출마 사실을 알릴 수 있는 기회마저 차단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소속 정당을 상징하는 빨간 상의에 이름을 넣었다가 무투표 당선 예정 후 선거운동이 금지돼 이름을 떼고 다니다보니 '저 사람은 당선 확정됐다고 이름도 안 달고 다닌다'는 오해를 받을 때도 있다"면서 "선거비용을 보전해 주지 않아도 좋으니 현수막이나 벽보로 선거 출마 사실이라도 알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당선 예정된 상태 굳이 

선거공보 발송·벽보 붙일 실익 없어"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부산 금정구 비례대표구의원 후보로 나서 무투표 당선이 예정된 박근혜(30·변호사시험 5회) 변호사도 "선거운동이 정치 신인 입장에서는 이름을 알리는 계기가 될 수 있는데, 명함도 돌릴 수 없어 답답한 부분이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행사에 참석할 때에도 선관위에 물어보고 대답을 들은 뒤에야 움직일 정도로 행동에 제약을 받게 된다"면서 "당선된 이후 '저 사람은 도대체 누구냐'는 소리를 들을까 걱정"이라고 했다.


중앙선관위는 무투표 당선 예정자의 선거운동을 금지하는 것은 선거비용 보전 뿐만 아니라 유권자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당선이 예정된 상태에서 굳이 후보자를 홍보할 이유가 없다"며 "선거비용 보전 차원에서 볼 때 공보를 발송하거나 벽보를 붙일 실익이 없다"고 말했다. 특히 "1명을 뽑는 선거구에 1명만 후보 등록해 무투표 당선이 예정된 곳도 있지만 2명이 후보 등록을 했다가 후보자 사망·사퇴로 무투표 당선되는 경우도 있는데, 계속 선거운동을 할 경우 무효표가 나오는 등 유권자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며 "선거관리나 유권자의 참정권 보장을 위해서도 무투표 당선 예정자가 선거운동을 하지 않는 것이 옳다"고 설명했다. 

 

 

◇"유권자 알권리 침해" vs "국고 낭비 방지"= 법조계 전문가들의 의견도 엇갈린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아무리 무투표 당선이 예정돼 있다고 하더라도 본인을 알리기 위한 선거운동 자체를 금지하는 것은 유권자의 알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선거비용 보전 등을 고려해 유세와 같은 직접적인 선거운동은 금지하더라도 유권자들에게 후보자에 대한 최소한의 정보는 제공해야 한다"면서 "무투표 선거구도 최소한 선거벽보만이라도 부착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반면 법무법인 한결의 선거법팀 조훈(65) 전문위원은 "후보자의 선거운동은 당선이 목적인데, 무투표 당선이 예정되면 그 목적이 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후보 입장에서는 서운할 수 있겠지만, 선거공영제 하에서 굳이 안해도 될 선거운동을 하는 것은 세금 낭비"라고 지적했다.


선거법 전문가인 황정근(57·사법연수원 15기) 변호사도 "무투표 당선이 확정된 이후 당선 공고 등을 하기 때문에 굳이 국고를 들여 선거공보를 보내거나 벽보를 붙일 필요가 없다"며 "현행 제도가 합리적"이라고 평가했다.

 

헌재 "선거비용 절감 등 효율성 제고…

정당성 있다" 합헌 결정

 

한편 헌법재판소는 2014년 지방선거에서 구청장이 무투표 당선된 대구 남구의 주민 김모씨가 "공직선거법상 지자체장 무투표 당선 규정이 선거권과 알권리, 평등권,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며 낸 헌법소원 사건(2014헌마797)에서 2016년 10월 재판관 8대 1로 기각 결정을 내린 바 있다.


당시 헌재는 "(무투표 당선 규정은) 선거에 소요되는 여러 절차를 간소화해 행정적 편의를 도모하고 선거비용을 절감하는 등 선거제도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것으로 그 정당성을 인정할 수 있다"며 합헌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당시 조용호 헌법재판관은 "(무투표 당선은) 투표를 실시하지 않는다는 사실만을 공고할 뿐 후보자의 이름을 비롯해 후보자와 관련된 어떤 정보도 공개하지 않는다"면서 "선거운동을 통해 후보자의 정보가 선거권자에게 전달되고 선거권자는 이를 바탕으로 정확한 정치적 의사를 표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자체로 오히려 선거권을 더욱 공고하게 보장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며 무투표 당선 규정이 선거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위헌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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