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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강제집행 방안 마련해야"

전승재 변호사, 공동논문서 구체 방안 모색

대법원이 최근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도 재산적 가치가 있으므로 몰수가 가능하다는 첫 판결을 내린 이후 가상화폐에 대해 강제집행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민사집행법 하에서도 가상화폐에 대한 직접 압류나 채무자의 임의처분을 막는 간접강제 조치가 부분적으로 가능한 만큼 관련 제도를 정비하는 한편 가상화례 거래계좌 실명제 강화 등을 통해 국가 통제력이 미치는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것이다. 가상화폐에 대한 민사상 강제집행 방안을 마련하지 않으면 채무자가 자신의 책임재산을 가상화폐에 모두 투자하는 방법으로 채무면탈을 시도해도 이를 막을 방법이 없어 도덕적 해이를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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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승재(35·변호사시험 3회)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최근 권헌영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와 함께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비트코인에 대한 민사상 강제집행 방안-암호화폐의 제도권 편입 필요성을 중심으로' 논문을 한국정보법학회 학술지에 발표했다. 

 

전 변호사는 논문에서 온라인 분산형 무인 네트워크인 블록체인과 탈(脫)중앙화 되어 관리되는 디지털 파일의 일종인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에 민사상 법적 통제력을 미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처음으로 모색했다. 

   

전 변호사는 "이미 비트코인이 일정한 재산적 가치를 갖는다는 사실은 부정하기 어려운 사회적 현상이 되었고, '채무는 갚아야 한다'는 원칙에서 비트코인 이용자도 예외일 수는 없다"며 "가상화폐가 악의적 채무자의 강제집행 면탈 수단으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이를 법제도 안으로 편입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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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무정부 상태에서 신뢰성을 보장하는 신(新)기술인 블록체인과 가상화폐 알고리즘은 현행법의 직접적인 규율대상이 아니지만 규율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며 "비트코인을 재산으로 보유한 채무자의 처분권을 제한하고 이를 압류 및 현금화 해 채권자에게 돌려주는 것이 법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국가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논문에 따르면 비트코인 이용자는 '5Kb8kLf9zgWQnogidDA76MzPL6TsZZY36hWXMssSzNydYXYB9KF'와 같은 51글자의 무작위 문자열로 구성된 강력한 암호문인 개인키(private key)를 통해 배타적 처분권을 행사한다. 이용자는 직접적인 물물교환 또는 거래소를 통해 비트코인을 법정화폐와 교환하며, 타인과의 거래는 은행계좌와 연동된 공개키(Public key)를 통해 가상화폐를 가상공간인 전자지갑(Wallet)으로 옮기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전 변호사는 현행법의 직접적 규율대상에서 벗어나 있는 가상화폐는 △거래소의 전자지갑에 보관된 경우와 △채무자의 전자지갑에 보관된 경우 등에 따라 법적 영향력이 미치는 방식 등이 달라 민사상 강제집행 방안도 달라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집행관이 채무자의 개인키를 확보한 경우 △공개키만 확보한 경우 △개인키와 공개키 모두 확보하지 못한 경우도 구분했다. 


채무자의 전자지갑에 보관된 경우

집행관이 채무자의 

전자지갑 개인키 이용

 

그런 다음 채무자의 전자지갑에 보관된 비트코인을 금전이 아닌 동산으로 보고 집행관이 채무자 전자지갑의 개인키를 이용해 가상화폐를 국가가 관리하는 전자지갑으로 송금할 것을 지시하거나, 민사집행법 제189조 등이 규정한 동산압류 절차를 통해 채무자의 비트코인 처분을 금지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집행관이 채무자 전자지갑의 공개키(public key) 정보를 통해 압류를 집행하고 임의처분을 막는 간접강제를 취하는 한편 채무자가 협조하지 않을 때는 민사집행법 제5조에 따라 집행관이 수색·경찰 원조요청 등을 할 수 있다고 봤다.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압류 집행 시점에서 전자지갑 공개키 주소와 함께 그 잔액을 봉인표에 기재하고, 전자지갑의 잔액이 압류시점 잔액대비 줄어든 경우 채무자가 집행관이 개인키를 빼앗을 수 있는 기술적인 방법이 없다는 점을 악용해 압류물을 임의처분해 채권자를 해한 것으로 보고 공무상봉인등무효죄로 처벌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거래소 보관된 경우

법원이 거래소에

제3채무자의 지위부여 


전 변호사 등은 논문에서 거래소에 보관된 비트코인을 출금할 권리는 채권에 해당하므로 법원이 거래소에 제3채무자의 지위를 부여하고 해당 비트코인을 채무자에게 돌려주지 말 것을 명령함으로써 채무자가 자신의 비트코인을 임의로 처분하는 행위를 막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거래소 운영주체는 법의 지배를 받는 사업자일수 밖에 없으므로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교환하기 위해서는 현실적으로 거래소를 거칠 수밖에 없도록 하자는 것이다. 이에 따라 암호화폐 거래계좌 실명제 등 가상화폐와 실물경제와의 접점을 강화하기 위한 법적·제도적 장치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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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가상화폐를 성공적으로 유연하게 법제도 내에 편입하기 위해서는 △화폐로서의 강제통용력을 인정 여부 △시세 급등락에 따른 투자자 보호 문제 △실질적 추심 방안 등에 대한 해외사례 연구 및 국내법 정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법원 형사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지난달 30일 불법 음란물 사이트를 운영한 혐의(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기소된 안모(33)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고 범죄수익으로 얻은 191 비트코인에 대한 몰수 및 추징금 6억9587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하면서 "범죄수익은닉규제법에 따른 은닉재산은 재산적 가치가 있는 유형·무형의 재산을 뜻하며 비트코인은 재산적 가치가 있는 무형의 재산으로서 특정할 수 있으므로 몰수가 가능하다"고 판시했다(2018도3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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