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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 최저임금법’ 복리후생비 범위 명확치 않아 분쟁소지 남겨

근로자가 매달 받는 정기상여금과 식비·숙박비·교통비 등 현금으로 지급되는 복리후생비 가운데 일부를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포함시키는 최저임금법 개정안이 지난달 28일 논란 끝에 국회를 통과하면서 기존 임금 체계 수정과 이에 따른 법률리스크에 대비해야 하는 기업과 변호사업계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개정안은 공포되면 내년 1월부터 본격 시행된다. 이번 개정안은 일부이긴 하지만 상여금 등을 최저임금 산정에 포함시켜 급격한 임금 상승 요인을 막아 기업의 부담을 줄여주는 한편 2개월 이상 주기로 지급하던 상여금을 최저임금 범위에 포함시키기 위해 1개월 단위로 변경하는 취업규칙 개정도 비교적 손쉽게 할 수 있도록 해 기업의 최저임금법 관련 리스크를 크게 줄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조건 없이 지급하던 상여금에 조건을 붙여 지급하는 것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하는 경우 근로자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지, 복리후생비가 어느 범위까지 인정되는지 등과 관련해서는 모호한 점도 많아 전문가들은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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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법 개정안 내용은= 이번 최저임금법의 핵심 개정 사안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최저임금 산입 범위를 확대했다. 개정안은 근로자가 매달 받는 상여금 중 최저임금의 25%를 초과하는 금액과 식비·숙박비·교통비 등 현금으로 지급되는 복리후생비 가운데 최저임금의 7%를 초과하는 금액을 최저임금 산정에 포함시켰다. 올해 최저임금으로 책정된 월 157만원을 기준으로 정기상여금의 39만원(25%) 초과분과 복리후생비의 11만원(7%) 초과분이 최저임금에 포함되는 셈이다. 또 부칙에 최저임금의 효력에 관한 특례 규정을 둬 2020년부터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정기상여금과 복리후생비 비율을 단계적으로 축소해 2024년에는 상여금과 복리후생비 전부가 최저임금 산입 범위에 포함되도록 했다. 정기상여금은 내년 최저임금 대비 25% 초과분이 최저임금에 포함된 뒤 △2020년 20% △2012년 15% △2022년 10% △2023년 5% △2024년부터는 0%, 복리후생비는 내년 7%를 시작으로 △2020년 5% △2021년 3% △2022년 2% △2023년 1% △2024년부터는 0%가 적용된다.

 

둘째, 상여금 지급 주기에 관한 취업규칙 변경 절차의 특례를 인정했다. 1개월을 초과해 2개월이나 분기마다 주던 상여금을 총액 변동 없이 매월 지급하는 방식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하는 경우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과반수 근로자의 의견을 들으면 되도록 했다(개정 최저임금법 제6조의2).

 

근로기준법 제94조 1항은 '사용자는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관하여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다만,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총액 변동 없이 상여금을 매월 지급하는 것으로 취업규칙이 바뀌면 근로자는 임금 인상 혜택을 받기 어려워 사실상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취업규칙 변경에 해당되기 때문에 근로기준법에 따라 노조나 근로자의 '동의'를 받아야만 하지만, 최저임금법 개정안은 '의견 청취'만으로 이를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노동법 전문가인 한 변호사는 "얼핏보면 두 법률이 충돌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개정 최저임금법 제6조의2는 취업규칙 변경시 '근로기준법 제94조의 1항에도 불구하고'라고 명확하게 최저임금법이 근로기준법에 우선돼 적용됨을 명시하고 있다"며 "따라서 이 조항이 위헌이라고 판단되지 않는 이상 취업규칙 변경과 관련한 법률리스크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형로펌의 한 노동팀 변호사도 "신법 우선의 원칙에 따르더라도 최저임금법 개정안이 우선돼 적용된다"며 "취업규칙 변경 특례가 최저임금에 한해 적용되는 것이기 때문에, 특별한 목적을 위한 예외 규정으로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상여금에 조건 붙이면= 그러나 다른 문제도 있다. 사측이 상여금 지급 주기만 변경한다면 일일이 노조나 근로자의 동의를 받을 필요 없이 의견 청취 절차만 거치면 되지만, 지급 주기를 변경하면서 이참에 특별한 조건 없이 지급하던 상여금에 '재직중 근로자' 등의 조건을 붙여 취업규칙을 개정하려고 한다면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별한 조건 없이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상여금은 통상임금에 해당해 연장근로수당, 주휴수당 등 각종 수당을 계산하는 데 포함되지만, 상여금 지급에 조건을 달면 매달 정기적으로 지급하더라도 통상임금에서 제외돼 결과적으로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이 같은 개정시에는 반드시 노조 등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 대형로펌 노동전문 변호사는 "최저임금법은 재직 여부 등을 따지지 않으니, 상여금을 월 단위로 지급하기로 취업규칙을 바꾸면서 재직 등의 요건을 달아 '상여금은 통상임금이 아니다'라고 주장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면서 "상여금 지급 부가 조건을 달면서 지급 주기를 동시에 변경하면 그건 불이익 변경에 해당할 수 있기 때문에 노조나 근로자 측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복리후생비 범위 어디까지…'분쟁소지'도= 어느 범위까지를 복리후생비로 볼 것인지 여부도 문제다. 이번 최저임금법 개정안은 최저임금에 포함되는 복리후생비를 '식비, 숙박비, 교통비 등 근로자의 생활 보조 또는 복리후생을 위한 성질의 임금'으로 정의하고 있다. 복리후생비의 예로 식비와 숙박비, 교통비 등만 언급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가령 체력단련비나 유류비 등 개정안이 예로 제시하지 않은 다른 명목의 수당이나 비용의 경우 그것이 근로자가 업무에 사용한 돈을 회사가 보전해주는 차원의 성격인지 아니면 생활 보조나 복리후생적 성격인지 판단하기가 만만치 않다. 

 

한 노동전문 변호사는 "사측에서는 근로자에게 비용 보전 차원에서 주는 금원을 명칭만 복리후생적인 것으로 바꿔 실제 복리후생적 성격인지 명확하지 않은 경우도 상정해 볼 수 있다"며 "사측에서는 복리후생비라고 주장하며 최저임금에 포함된다고 하고, 근로자 측에서는 '명칭만 그렇지 실질은 복리후생비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해 분쟁이 생길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변호사도 "현금은 아니지만,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복지포인트 등도 복리후생비로 볼 수 있을지도 문제"라며 "이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 등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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