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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법상 남아 있는 '부계성본(父系姓本)' 원칙 개정해야"

가정법률상담소,'호주제 폐지 10년' 심포지엄
이혼·재혼·동성애가족 등 다양한 형태 가족 출현
양성평등 측면에서 볼 때 여러 한계점 있어
자녀가 어느 성(姓) 따를지는 부모 합의로 해결해야

2005년 호주제 폐지의 영향으로 자녀의 성과 본을 규정한 민법 제781조가 2008년 개정 시행돼 10년을 맞았지만, 민법상 여전히 남아있는 부성주의 원칙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호주제 폐지 전 민법 제781조 1항은 '자는 부의 성(姓)과 본(本)을 따르고 부가에 입적한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호주제가 폐지된 후에는 '자는 부의 성과 본을 따른다. 다만, 부모가 혼인신고시 모의 성과 본을 따르기로 협의한 경우에는 모의 성과 본을 따른다'는 내용으로 개정됐다. 부성을 원칙으로 하되, 예외적으로 부모의 협의에 따라 자녀의 성과 본을 결정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소장 곽배희)는 1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상담소 강당에서 '자녀의 성(姓), 강제에서 원칙을 넘어 합의로(호주제 폐지 10년, 사라지지 않은 호주제의 잔재 부성주의)'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양현아 서울대 로스쿨 교수는 '민법의 부계성본(父系姓本)주의를 문제시하는 몇 가지 이유'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 "한국의 부계성본주의를 지켜주는 법적 장치로는 민법의 제781조를 들 수 있다"며 "개정 민법은 이혼, 재혼, 동성애가족, 독신 등 다양한 형태의 가족들이 출현함에 따라 가족성에 의해 대변되어야 할 가족 내지 가족관계가 변화하고 있음에도 다양한 가족의 요청을 다시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아버지의 성본을 따르는 자녀라는 '정상 가족'의 형태로 수용하는 한계를 갖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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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이 같은 개정은 천륜(天倫)으로 여겨지던 부성불변의 법칙의 예외를 조금이나마 허용함으로써 부계성본주의를 완화했다고 평가할 수 있지만, 양성평등의 측면에서 볼 때 여러 한계점이 있다"며 "(그 가운데 하나는)모성의 선택이 오직 혼인신고 시에만 가능해 절대 다수의 부부가 이를 선택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 세계적인 추세로 볼 때 부부가 각자 다른 성을 사용하는 경우 자녀가 부모의 성 중 어느 성을 따를지는 부모의 자율적인 합의에 의해 해결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아버지의 성(姓)을 따르는 부성주의가 불합리하다고 생각하는 국민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담소에 따르면 지난 3월 14일부터 4주에 걸쳐 총 330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부성주의 원칙이 불합리하다는 응답은 전체 응답자 3303명 가운데 67.6%인 2234명으로 5년전인 2013년 61.9%(4252명)보다 5.7%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양 교수는 현행 성본제도를 온전히 양성이 평등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부부가 협의해 자녀의 성을 정하게 하고 협의가 어려울 경우 법원이 정할 수 있도록 하거나 현재의 모성 부여 선택의 시점을 '첫 자녀의 출생신고 시'로 연기하도록 민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자녀의 성본에 대해 부부 간 협의가 되지 않거나 협의가 어려울 경우 법원의 허가로 자의 성본을 부여하는 방법도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심포지엄은 김상용 중앙대 로스쿨 교수가 좌장을 맡았다. 정미화(61·사법연수원 17기) 법무법인 남산 변호사, 권양희(48·30기) 서울가정법원 부장판사, 현소혜(44·35기) 성균관대 로스쿨 교수, 신옥주 전북대 로스쿨 교수가 토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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