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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 10년 성과와 과제

[로스쿨 10년 성과와 과제] ③ 백년대계를 위해 <끝>

글로벌 스탠더드 걸맞는 법조인 양성 요람으로

지난해 사법시험이 역사속으로 사라지면서 로스쿨은 이제 대한민국의 유일한 법조인 양성 기관으로 전환점을 맞고 있다. 하지만 도입 초기 때의 개방적·도전적 분위기가 사라지고 판례 암기에 능하고 동료와의 경쟁에 과도하게 민감한 예비법조인을 양산하고 있다는 지적도 많다. 전문가들은 코앞으로 다가온 4차 산업혁명과 글로벌 스탠더드에 걸맞는 훌륭한 법률가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교육과 평가 방식은 물론 진로에 이르기까지 심도있는 논의를 통해 로스쿨 '백년대계(百年大計)'를 세워야 할 시점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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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취약계층의 법조 진출 확대= 우선 '금수저', '현대판 음서제' 논란 등 로스쿨 문제에서 항상 그림자처럼 따라 다니는 입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교육부가 8일 발표한 사회적 취약 계측 특별전형 확대와 블라인드 면접 및 선발 결과 공개 등 로스쿨 입시 공정성·투명성 강화 방안을 환영할 만한 일이다. 올해 진행되는 2019학년도 입시부터 취약계층 특별전형을 기존 5% 이상에서 7% 이상으로 확대하고, 특별전형 대상도 기존 '신체적·경제적 여건이 열악한 계층'에 '사회적 배려가 필요한 계층'을 추가한다. 로스쿨협의회가 발표한 2019학년도 로스쿨 입학전형 기본계획에 따르면 특별전형 모집인원이 전년 137명보다 24명(20%p) 증가한다.

 

문제는 또 있다. 변호사시험 합격률이 매년 입학정원의 75%로 사실상 고정되면서 응시자 대비 합격률이 나날이 추락해 각 로스쿨이 신입생을 뽑을 때 지원자의 다양성이나 발전 가능성보다 변호사시험 합격 가능성이 높은지 여부를 따지다 보니 상대적으로 어리고 정량 스펙이 좋은 학생들을 위주로 선발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의 한 로스쿨 교수는 "다양한 경험과 배경을 가진 학생들이 성공적으로 로스쿨 과정을 이수하고 법조인으로 사회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먼저 변호사시험 합격률이 정상화돼야 한다"며 "이와 더불어 지원자의 잠재력을 판단할 수 있는 정성지표 개발도 필요하다"도 강조했다. 

 

다른 로스쿨 교수도 "학생 구성을 다양화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이견이 없다"며 "특히 출신학교 및 전공 구성의 다양화에 대해서는 상당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만큼 변호사시험의 자격시험화와 함께 신입생 선발 제도 개선도 심도있게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량 평가가 확대될수록 학생들은 입시에 맞춰 학교생활을 하게 되고 불필요한 스펙을 쌓느라 획일화될 수밖에 없다"며 "입학사정관 등 전문인력을 채용하거나 다양한 시각을 반영할 수 있는 입학위원회를 구성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강조했다.

 

◇공공부문 진출 늘려야= 변호사시험 합격 외에 다른 것은 불필요한 것으로 치부되는 맹목적 수험준비과정에서 다양한 진로 탐색의 기회가 부족하다 보니 정작 변호사시험 합격 후 진로 문제는 사실상 방치되고 실정이다. 그러다보니 별다른 고민을 해 볼 생각이나 여력도 없어 이미 포화상태인 송무시장에 관행적으로 진출하는 경우가 상당수다. 로스쿨 입학 때에는 국제기구나 행정부처, 기업 등 다양한 꿈을 갖고 출발하지만, 졸업이 가까워질수록 대형로펌 등 기존 법률시장 진출에만 매달리는 경향이 압도적이고 오히려 강화되는 추세마저 보이고 있는 것이다. 

 

대형로펌의 한 변호사는 "법률가는 국가적으로 유용한 인적자원인 만큼 다양한 활로를 열어 활용법을 찾아야 한다"며 "특히 법치행정을 통해 불필요한 분쟁을 예방하고 국민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국가기관이나 행정부처, 지방자치단체들이 법률가들을 많이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아직까지 국가 등이 채용하는 변호사 수는 매우 제한적인데다 성공모델도 부족해 문제"라며 "각 부처를 총괄해 변호사들을 관리·활용·지원하는 시스템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대형로펌의 우수 학생 '입도선매(立稻先賣)' 관행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대형로펌의 채용 패턴을 보면 통상 1학년 1학기 성적 등을 바탕으로 인턴십을 지원 받아 1학년 겨울방학 때 인턴십을 실시한 다음 인턴 수행 결과와 1학년 2학기 성적 등을 가지고 2학년 1학기 중에 채용 예정을 확정하는 방식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학생들로서는 1학년 1학기 성적이 나쁘면 인턴 기회조차 갖지 못해 취업시장에서 뒤쳐진다는 불안감을 갖게 되고 저학년 때부터 학점경쟁과 취업경쟁이 과열돼 안정적인 면학 분위기를 해친다는 것이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법률시장 개방 폭을 더 늘려 외국로펌이 한국변호사를 쉽게 채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방법"이라며 "외국로펌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타고 젊은 변호사들이 전 세계로 활발히 진출해 국제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범정부적 지원 필요"= 로스쿨 백년대계와 관련해 빠질 수 없는 대목은 또 있다. 바로 범정부적 차원의 지원이다. 

 

법학전문대학원 설치ㆍ운영에 관한 법률 제2조는 '법학전문대학원의 교육이념은 국민의 다양한 기대와 요청에 부응하는 양질의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하여 풍부한 교양, 인간 및 사회에 대한 깊은 이해와 자유·평등·정의를 지향하는 가치관을 바탕으로 건전한 직업윤리관과 복잡다기한 법적 분쟁을 전문적·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지식 및 능력을 갖춘 법조인의 양성에 있다'고 규정하면서, 제3조에 이와 관련한 국가 등의 책무를 규정하고 있다. 법학전문대학원법 제3조 1항은 '국가, 대학, 그 밖에 법조인의 양성과 관련된 기관 또는 단체는 제2조에 따른 교육이념의 취지에 부합하는 법조인을 양성하기 위하여 상호 협력하여야 한다'고 하는 한편 같은 조 2항은 '국가는 법조인의 양성을 위하여 재정적 지원방안을 마련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로스쿨 교육과 관련해서는 교육부가, 졸업생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변호사시험은 법무부가, 로스쿨 운영에 대한 평가는 대한변호사협회가 각각 따로 맡아 로스쿨 제도 개선과 관련한 일원화된 컨트롤 타워가 전무한 상태이다. 높은 장학금 수혜율과 인건비, 상대적으로 적은 학생 수로 로스쿨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는 재정난이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책임은 오롯이 개별 로스쿨의 몫이다.

 

한 로스쿨 관계자는 "로스쿨은 등록금 수입의 30% 이상을 장학금으로 편성하도록 국가가 강제하고 있어 수도권 소규모 로스쿨의 경우 등록금 수입금으로 전액장학금과 학사관리비용을 빼고 나면 남는 금액이 없을 정도"라며 "사회·경제적 취약계층의 로스쿨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해서라도 국가의 재정 지원 확대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재경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건국 이후 계속 유지됐던 '시험을 통한 선발'이라는 법조인 배출 시스템을 단 10년의 로스쿨 운영으로 아무런 문제점 없이 '교육을 통한 양성' 시스템으로 완전히 뿌리내리게 할 수는 없다"며 "갓 걸음마를 뗀 로스쿨 제도가 법조인 양성의 요람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정부와 교육계는 물론 법원과 변호사업계가 모두 머리를 맞대고 지원·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할 때"라고 했다.

 

대형로펌의 한 대표변호사도 "로스쿨 제도의 성패를 평가하려면 10년이라는 기간은 부족하고 좀더 시간이 필요하다"며 "변호사라는 법률전문가 수가 늘어나는 것은 국가적으로 좋은 일"이라며 "이들이 어디서 어떻게 활약할 수 있도록 할지 범정부적 차원에서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로스쿨 제도의 발전을 논의하기 위한 통합기구를 마련하는 한편 로스쿨 재정 적자 등 신속히 대처할 필요가 있는 부분은 관계기관이 우선적으로 지원 방안 등을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수연·이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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